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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구 농소3동 주민들이 무용지물이 된 쌍용아파트 2,3차 사이 도로를 폐쇄하고 '디자인거리'로 조성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북구청은 이 도로를 활용하기 위해 도시관리계획변경 용역을 추진할 방침이다. 유은경기자 usyek@

"90년대 초창기부터 이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10년이 지나도 주민들의 여가공간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아파트 주민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도 9개나 있는데 이대로 이 도로를 방치한다면 청소년들의 우범지대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 96년 아파트 건설후 방치
북구 상안동 쌍용아진아파트에 사는 최 모(50)씨는 7여년전부터 이 같은 민원을 제기해 오고 있다.
 그가 문제로 삼고 있는 곳은 쌍용아진아파트 2차와 3차사이의 4차선도로. 지난 1996년 아파트 건설과 함께 지어진 이 도로에는 하루 평균 교통량이 20여대에 지나지 않아 대형화물차량의 주차장으로 쓰이는 등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 최 씨의 주장이다. 게다가, 이 곳에 외부상인이 들어와 매주 목요일마다 불법시장을 운영하고 있어 소음과 악취 등에도 시달리고 있다.

 

상안동 쌍용아진아파트 2·3차단지 4차선 도로
하루 통행 20여대 뿐…화물차 점령·노점상 난립
주민 디자인 거리 조성 제안에 북구청 검토 착수


 최 씨를 비롯한 농소3동 주민들은 기능을 잃은 도로가 방치되는 것보다, 주민을 위한 여가공간으로 활용하는게 낫지 않겠냐는 판단에 2년 전, 추진위를 꾸려, 북구청에 '디자인거리'를 조성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년간 주민들의 민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했던 북구청은 7여년이 지나서야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 동안 민원해결을 연기해 온 것은 도로부지에 공원시설을 설치할 수 없음은 물론, 목요장터의 상인들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이다.

 주민 추진위는 '도로로써의 기능이 없다'는 교통영향성평가 결과자료를 구청에 제시하는 등 도로 활용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10일에는 윤종오 구청장과 간담회를 갖고, '디자인거리' 조성 추진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 매주 불법 시장 소음·악취 피해
추진위는 이 자리에서 "주민 편의를 위해 지은 도로인 만큼, 그 구실도 확실히 해야 하지 않겠느냐. 4만3,000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농소3동에 제대로 된 여가시설 하나가 없다"며 "차량이 통행하지 않는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모됐음은 물론, 불법시장이 들어서 소음과 악취가 심하다. 특히 시장에서 배출된 음식물쓰레기는 아파트 우수관을 통해 동천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어 자연환경훼손도 우려된다"고 문화거리로의 개선을 요구했다.

 북구청은 이를 받아들여 도로를 부대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보행도로'로 변경하기로 하고, 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도시관리계획 변경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4차선도로를 전면 폐쇄할 것인지, 2차선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공간을 디자인거리로 활용할 것인지를 포함해 이번달내로 도시관리계획 변경 용역을 맡길 예정"이라며 "주민들의 오래된 숙원 사업이기는 하지만, 울산시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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