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대다수 젊은이들은 인터넷, 아이팟, 휴대전화 등에 둘러싸인 채 살아간다. 특히 최근엔 스마트폰의 확대로 이런 문제가 더 커졌다. 이용자가 2,000만명을 넘어선 카카오톡의 영향으로 매시간 '카톡'을 주고 받거나 '애니팡'의 '하트'가 오고간다. 이처럼 우리는 항상 타인들 그리고 세계와 접속하며 삶을 꾸린다. 때문에 우리에겐 외로울 틈조차 없다. 그러나 정작 우리 삶은 헛헛하고 외롭다. 혼자 있는 순간조차도 세계와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는 우리가 외로운 것은 아이러니다.


 그러나 바우만은 '유동하는 근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유동하는 근대'란 기존 근대 사회의 작동 원리였던 구조·제도·도덕 등이 해체되면서 유동성과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국면을 일컫는 바우만의 개념이다. 


 끊임없이 혁신하고 변화하라는 명령에 의해 우리는 그 누구에게 지속적으로 헌신하는 관계를 만들고 가꿀 수 없다. 사람이건 물건이건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지속적인 우정'이 아니라 '획득하게 되는 그 순간'뿐이기 때문이다.


  "나는 보여진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바우만은 이것이 매스미디어와 SNS로 뒤덮인 시대에 르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를 대체할 것이라고 씁쓸하게 말한다.


 이 시대에는 타인에게 보여지는 것으로 자신이 존재하는 근거와 가치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바우만에 따르면 바로 이런 식의 삶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 연예인을 포함한 유명인들이다.
 대중은 유명인의 업적과 행위의 무게를 따져서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저 그들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많이, 자주 보여지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들처럼 되기를 갈망한다.


 즉 '보여짐'의 질보다도 양을 중시한다는 얘기다. '명예'가 아닌 '유명세'를 추구한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바우만에 따르면 쉴 새 없이 트위팅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 역시 바로 이 '보여짐'의 욕망이라고 말한다.


 바우만은 이런 욕망을 만드는 유행, 소비지상주의 외에도 현대인이 안고 있는 건강 불평등, 공포증, 불황의 끝, 예측불가능한 일과 예측불가능하지 않은 일들 등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첨예하게 관심의 대상이 되는 문젯거리를 다루고 있다.


 바우만은 그 이슈들의 의미를 짚고, 오늘이 어떤 미래를 빚어낼 것인가를 우리들에게 띄우는 편지 형식으로 들려준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