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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방운 '산수도'

기야(箕야) 이방운의 작품은 주로 옛 이야기나 시를 소재로 삼았으며, 화풍은 산수나 인물 등 남종화풍으로 일관되게 그렸음을 알 수 있다. 남종화의 시조인 왕유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번 특별전<조선시대 문인화의 세계> 속 그의 산수도를 보면 높은 시점에서 먼 산을 바라보고 전개되는 넓은 시야를 포착한 전형적인 평원산수(平遠山水)다. 한가한 산중 생활의 장면을 근경, 중경, 원경으로 뚜렷하게 구분하였다.

아마 왕유의 별장을 20장면으로 그린 <망천도(輞川圖)>를 연상하고 그린 듯하다. 특히 전경의 대나무로 둘러싸인 반듯한 집은 <망천도> 중 '죽리관(竹里館)'을 연상케 한다.
 
중경에 바위와 소나무로 둘러싸인 집안에 보이는 어린아이를 안고 의자에 앉아 있는 여인의 모습도 조선의 생활을 묘사한 것 보다 중국적 요소가 더 강하게 보인다. 중경에서 원경으로 이어지며, 먼 산은 상당한 거리감을 느낄 수 있게 표현되었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먹과 색을 사용하여 시원한 느낌을 주나 바위의 윤곽선을 따라 가해진 한결같은 짙은 색의 작은 미점들은 화가의 기법상의 습기를 보여준다. 화면 상단의 시를 보면 여유 있는 산중 생활을 잘 나타내고 있다. 
 최영하 울산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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