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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꽁꽁 얼어붙은 요즘. 주말을 맞았지만, 추위탓에 장거리 여행은 커녕 나들이 가기도 귀찮기 마련이다. 이럴 땐 자녀들과 미술관 박물관을 찾아보자. 울산 지역에는 이번 주말만 놓치기 아쉬운 체험형 전시가 3곳에서 열린다. 관객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단 점에서 최근 더 인기를 끌고 있는 체험형 전시는 주말 가족 나들이로 적당할 뿐 아니라 연인끼리의 데이트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 국내외 신기한 로봇 작품 및 친환경 로봇 등 각양각색의 로봇 150여점을 만날 수 있는 <신기한 로봇세상 체험전>이 오는 3월 3일까지 열린다.

 

 

# 울산박물관 <신기한 로봇세상 체험전>
17일 <신기한 로봇세상 체험전>이 열리고 있는 울산박물관을 찾았다. 평일 오전이었지만 방학을 맞아 부모님과 온 학생들과 유치원에서 단체로 온 아이들로 제법 북적였다.

 '로봇에게 예술은 엄마, 과학은 아빠(Art, Robot's Mother, Science, Robot's Father)'를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국내의 신기한 로봇 작품 및 친환경 로봇 150여 점을 만날 수 있는 로봇전시다.

 이 로봇들은 총 2개의 전시실에서 주제별로 선보인다. 큰 아톰이 반기는 제1 전시장 입구를 들어서면 수십년동안 안방 TV를 사수했던 추억의 인기애니메이션 로봇이 관람객을 맞는다. 태권V, 키티, 세일러문, 마징가Z, 울트라맨, 건담, 도라에몽 등 세대와 문화를 초월해 사랑받아온 로봇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뽐낸다. 그래서인지 이번 전시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아이들따라 온 전시에 어른들이 더 재밌어 한다는 후문.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박신양(39), 하다은(10)모녀도 그랬다. 박 씨는 "딸 다은이가 계속 졸라서 오게된 전시였는데 직접 와보니 잊고 있었던 어릴적 추억의 로봇들을 보면서 내가 더 즐거워하고 있었다"며 "재미뿐 아니라 로봇을 통해 즐겁게 과학의 원리를 접할 수 있단 점에서 교육적 효과도 있어 일석이조의 전시"라고 말했다. 포항과학관에서 로봇전을 본 후 로봇에 관심이 생겼다는 다은양은 직접 펠트지로 펠리컨 로봇을 만드는 것을 즐거워했다.

 이어 로봇 강국 일본에서 9대째 전통이 이어진 가라쿠리인형도 만날 수 있었다. '차 나르는 인형', '활쏘는 인형' 등 일본 전통 로봇의 기원을 알 수 있는 인형이다. 8세기 말부터 에도시대인 17~18세기에 꽃을 피웠던 생활예술품으로, 태엽이나 톱니바퀴, 캡축 등의 장치를 활용해 작동시킬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제2전시장에는 크기가 1m 정도인 사마귀나 잠자리 등 천연목재로 만든 곤충 로봇과 같은 친환경 로봇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 놓치면 안될 로봇은 바로 6미터 길이의 대형 나무로 만들어진 '아루키메두사'. 작은 나무공이 구르며 뱀이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신기한 장면을 연출하는 이 로봇은 시간을 정해두고 시연을 펼칠정도로 인기가 있다.

 전시를 기획한 드림이앤씨의 장두필 이사는 "항간에 입장료가 비싸다는 얘기가 있지만 실제 전시장에서 로봇의 역사를 배우고 과학적 원리를 체험하다보면 그 돈이 결코 아깝지 않을 애듀테인먼트 성격이 강한 전시"라며 "많은 시민들이 자녀와 함께 전시장을 찾아 로봇을 통해 즐겁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에는 또 소리나는 펠리컨, 워킹, 스파이더, 축구 로봇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학습과 로봇댄스공연 등도 다채롭게 마련되니 가기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연시간 및 체험내용을 꼼꼼히 메모하고 가자.
 전시는 3월 3일까지. 관람료 1만 2,000원, 20인 이상 단체 8,000원. 전시, 단체 체험학습 등 패키지 프로그램은 1만2,000원~2만원. 참고 문의 261-1144

 

 

   
▲ '재밌는 미술관전' 역시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허금선 큐레이터가 작품을 설명하는 모습.

 

 

# 현대예술관 <재밌는 미술관展>
고흐의 유명한 '해바라기' 그림이 순식간에 고흐의 얼굴로 변하는가 하면,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선들이 모여 하나의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 이처럼 상상에서 이뤄질 법한 일들이 작품으로 변하는 미술전도 있다. 바로 현대예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재밌는 미술관展>에서다.
 이번 전시는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게 되는 물건과 상황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색다른 스토리와 작품으로 선보인다.

 단순히 하나의 물건이나 현상에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또다른 상상을 할 수도 있고 일부 작품은 직접 체험을 해볼 수도 있는게 특징.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작품은 이이남 작가의 이색 영상작품인 '고흐 해바라기의 해체주의와 그리고 조합'. 제목은 다소 어렵지만 개미들이 마치 작가의 지령을 받들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듯한 재미있는 기법의 작품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와 '자화상' 등 두 명작을 분해해 새로운 작품을 창조한 이 작품은 디지털 기법의 활용이 특히 눈길을 끈다.

 관람객이 직접 작품 속에 들어가는 그자체가 작품의 창조가 되는,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도 있다.
 오창근 작가의 'Rhythmic Motion'은 카메라 화면에 비쳐진 관람객의 몸동작에 따라 노래가 나오고 무지개색 원형패턴이 움직인다. 시각, 청각의 공감각적 재미와 함께 아이들의 창의력을 개발하는 효과가 있다.
 이밖에 최승준, 조경난, 김다영, 문수만 등 동시대 작가 6인의 작품 22점이 선을 보인다.

 허금선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온 가족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전시"라면서 "설치미술, 움직이는 미술작품 등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로 미술이 어렵다는 편견을 없애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3월 3일까지. 일반 2,000원, 학생 1,000원. 문의 235-2143 

 

 

   
▲ 울산과학관을 찾은 시민들이 '명화속 과학체험전'을 감상하는 모습.

 

 

#울산과학관 <명화속 과학체험전 : 모나리자의 비밀을 찾아라
내가 명화 속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직접 모나리자의 미소를 바꿀 수 있다면? 또 그림 속 작품으로만 존재하던 이미지들을 내 손으로 만질 수 있다면? 상상으로만 만족해 왔던 이런 꿈들은 울산과학관에서 열리고 있는 <명화속 과학체험전 : 모나리자의 비밀을 찾아라>에서 실현할 수 있다.
 이번 체험전은 아이들이 명화 속에서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과학의 원리를 체득할 수 있도록 했다. 쇠라의 점묘화, 칸딘스키의 추상화, 미켈란젤로의 모나리자 등 아이들의 흥미를 얻기 힘든 명화들도 전시 설명과 체험 놀이를 하다보면 어느새 미술관은 아이들의 우아한 놀이터로 변한다.

 예술의 전당에서 성황리에 전시됐던 것을 울산과학관으로 옮겨온 이번 체험전에서는 원근법, 점묘법, 프랙탈, 왜곡, 착시 등 9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흥미롭고 재미있게 공부하며 놀 수 있다.
 울산전시는 '반짝반짝 색채 이야기', '차곡차곡 쌓이는 도형', '키득키득 맞추는 퍼즐' 등 9개 전시 주제로 구성됐다. 전시는 24일까지. 입장료 무료. 문의 22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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