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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적십자사 울산광역시지사 김석기(68)회장이 "2013년 새해에도 인도주의 실현을 위한 적십자 회비 모금과 사랑, 나눔의 정신으로 앞으로도 항상 노력하겠다"며 인터뷰 하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적십자 활동의 최대 공로자는 '노란조끼의 천사'로 불리는 봉사원
30% 초반에 머문  일반회비 모금율 높이기 위해 연초부터 바쁜 나날
지역 대기업 다른 곳엔 통큰 기부하면서 적십자엔 유독 인색 아쉬움
저의 나눔활동 첫 시작점인 이동급식소 사업 봉사센터서 계속 추진

2011년 6월 대한적십자사 울산광역시지사의 제6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석기(68)회장은 당시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를 일상생활로 삼는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2013년 새해에도 그는 인도주의 실현을 위해 현장을 누비며 발로 뛰고 있었다. 적십자 회비 모금기간 마감을 일주일여 앞두고 만난 김 회장은 이날도 적십자 회비 모금을 위해 시민들을 찾아가고 있었다.

#봉사가 일상생활인 발로 뛰는 현장 리더
"적십자 활동 홍보에 있어 가장 큰 공을 세운 분들은 바로 적십자봉사원들입니다. 적십자를 대표하는 회장으로서 이들을 응원하고 적십자회비를 모금하기 위해 함께 뛰어다니는 게 도리죠"
 
김 회장이 유난히 바삐 활동하는데는 이유가 하나 있었다. 올해 적십자 회비 모금이 다소 저조했기 때문이다. 일반회비가 적십자회비의 80%를 차지할만큼 큰 비중을 두고 있지만 현재까지 일반회비 모금율은 33~34% 수준이다.
 
"일반회비는 8,000원밖에 안됩니다. 그만큼 시민들도 '내가 아니더라도 괜찮겠지'라며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또 북한으로 전달되는 구호물품이 텔레비전이나 언론에 자주 비춰지다보니 적십자사는 이북으로만 지원을 한다는 오해를 사고 있죠.

▲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석기 회장.

 
사실은 그게 아니거든요. 적십자사가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게 아니라 인도주의 상징으로 대표하는 것일 뿐입니다. 또 적십자회비 납부대상인 요즘 세대주는 젊은층이다 보니 6.25전쟁 당시의 구호를 잘 모르죠.
 
60~70대 세대들은 그 당시 적십자의 구호활동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에 적십자에 대한 애착이 깊습니다. 하지만 이 연령층은 대부분 전셋집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납부 대상에서 제외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렇다보니 일반회비 모금율이 낮은 것 같습니다. 올해는 보다 시민들이 적십자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사랑과 나눔으로 뭉친 따뜻한 마음 시민과 함께 하고파
그는 적십자회비에 인색한 지역 대기업에 대해서도 서운함을 토로했다. 대기업의 경우 다른 기부에는 통크게 큰 금액을 내놓지만 유독 적십자회비는 규모를 줄여 납부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기업이 한 단체에 10억원을 내놓는다면 적십자사에는 500만원의 회비를 냅니다. 사회공헌활동이 의무화 된 요즘 기업에서도 적십자회비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다는 얘기죠. 다행히도 지난해에는 이영산업기게, 덕산하이메탈, 세진메탈 등 지역기업에서 큰 금액의 적십자회비를 주셨지만 더 활발한 적십자활동을 위해선 더 많은 지역 기업들이 나서줘야합니다"
 
김 회장은 앞서 강조했듯 활발한 적십자활동을 선도하는 가장 중요한 인물들은 노란조끼의 천사, 적십자 봉사원들이라고 강조했다. 약 3,500명의 봉사원들은 800여세대와 결연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도 일반회비 납부율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재난이 잦은 강원, 충청권은 적십자사의 구호를 몸소 경험하다보니 적십자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심겨있습니다. 덕분에 시민의 47~8%가 일반회비를 내고 있죠. 납부율이 이정도만 되도 적십자사가 활동하기에는 충분합니다. 울산은 자연재난이 없어 구호활동이 적은 편이지만 봉사원들의 활동으로 적십자를 꾸준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봉사원들에 대한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나오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연신 적십자봉사원들을 자랑했다.
 
비록 봉사원들은 각계각층을 이루고 있으나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만큼 전혀 벽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자랑거리였다.
 
"동호회나 다른 봉사단체의 경우 사적인 자리에서는 장년층은 장년층대로 젊은층은 그들끼리 모이게 되는데 적십자 봉사회는 그런 면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울산지역 적십자봉사회의 특징이라면 중간계층이 없다는겁니다. 경남지회에서 처음 시작을 했기 때문에 그때부터 지금까지 연을 이어온 70대 봉사원도 있습니다. 울산지사가 생기면서부터는 젊은 봉사원들이 가입했기 때문에 그 중간계층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서는 세대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어요. 사랑과 나눔으로 뭉친 따뜻한 마음은 같기 때문이죠"
 
울산적십자사에 있어 지난 2012년 한 해는 정말 바쁜 한 해였다. 정신 없이 한 해가 지나갔지만 적십자 봉사원들의 봉사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무사히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2001년 2월 문을 연 적십자봉사센터 급식지원 큰 호응
봉사원들의 열정은 신규 봉사회 결성에서 단연 돋보였다. 지난 한 해만 9개 신규봉사회가 결성되어 총 428명이 적십자사의 새식구가 됐고 이로써 울산에는 98개의 적십자봉사회가 활동하게 됐다.
 
지난 2011년 2월부터 시작한 적십자봉사센터 사업은 지난해 4,971가구에게 밑반찬과 빵을 지원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봉사원 1,190명이 직접 반찬을 만들고 빵을 구워 결연가정에 방문해 전달하며 정을 나눴다. 전 사업이었던 이동급식소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이전에는 남구 야음동에서 이동급식소를 운영하며 어려운 이웃에게 식사를 제공했는데 그 중에는 산책을 나온 시민 등 일반시민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봉사원들의 정성이 담긴 밥이다 보니 일부러 멀리서 차를 타고 온 일반인도 있었단다.
 
"적십자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이동급식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제 나눔활동의 첫 시작점이 이동급식소 봉사라고도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나눔은 한 지역 주민들에게만 한정돼 있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1년부터는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는 적십자봉사센터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반응은 이동급식소보다 훨씬 좋아요. 봉사원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결연세대 100가구를 위한 반찬과 빵을 만들어 전달하죠. 반찬을 전달하는 봉사원들의 얼굴은 항상 미소로 가득합니다"

#적십자사 회장 자리 과거 공로 예우받는 자리 아냐
그는 적십자사 회장이 과거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로 예우를 받기 위한 자리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막상 이 자리에 앉으면 그렇게 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가 오늘도 현장에서 뛰고 있는 것도 적십자 회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다.
 
"전국 적십자사 회장 연령대는 60대를 훌쩍 넘어 70대가 대부분입니다. 그중 울산지사와 부산지사, 대구지사, 인천지사 회장은 젊은 편이죠. 젊은사람이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되겠습니까. 어린시절 적십자로부터 고무신을 배급받던 기억을 떠올리면 감사해서라도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적십자 회비모금 마감일이 일주일 정도 남았는데 저 같은 60대부터 20대, 30대 전 연령층까지 사랑을 나누는 데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8,000원이라는 적은 돈이지만 '나눔'에 큰 의미를 두고 회비를 납부하려 한다면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2013년 울산적십자사의 인도주의 활동을 위해 오늘도, 내일도 발로 뛰는 적십자사 회장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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