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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카페거리 약동

유럽풍 이색 카페촌 입소문 타면서 전국 규모 커피대회 열려
도심 뒷골목 사람 냄새나는 개성 만점의 카페 10여곳 한자리
재즈 선율과 로스팅 커피 한잔으로 일상의 휴식 즐길 수 있어 

굳이 번화가가 아니더라도 요즘은 골목마다 프랜차이즈 카페나 커피숍 들이 많아 커피 마실 곳이 아쉽지 않다. 하지만 점차 높아지는 입맛 때문일까. 기왕이면 같은 가격에 보다 이색적인 공간, 주인장의 특별한 로스팅 솜씨가 있는 곳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딜가도 비슷한 인테리어와 메뉴를 선보이지만 비싼 가격의 프랜차이즈 까페들 보단 소박하지만 개성적인 사람 냄새나는 카페들에 더 눈이가기 마련이다.
 
중구 문화의 거리에는 그런 카페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지난해에는 그 덕에 전국 규모의 커피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문화의 거리 특집 2편으로 오늘 소개할 이곳의 카페 10곳은 크게 화려하거나 번듯하진 않지만 어디 하나 비슷한 데가 없다. 봄이 되고 날씨가 풀려 이곳을 가게 된다면 그 나름의 개성과 편안함을 자랑하는 이곳들에서 잠시나마 일상의 휴식과 위안을 얻어보자.

#57(fifty-seven)= 이색적인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생기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 주인장이 직접 매일 원두를 로스팅하며,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핸드드립으로 내려준다. 이곳 커피는 볶는 정도를 약하게 해서 쓴맛보다는 단맛, 신맛, 향미를 더 살리는 데 집중한다. 에스프레소 메뉴와 핸드드립메뉴, 생레몬이 가득한 블루, 핑크 레모네이드 등의 생과일주스, 녹차라떼 등 다양한 사이드 디쉬가 준비돼 있다. 주인장이 직접 만드는 수제스콘도 인기가 많다.

   
날이 많이 풀리긴 했지만 멀리 나들이를 떠나기엔 아직은 꽃샘추위가 매섭다. 그럴 땐 중구 문화의 거리에 가보자. 이곳에는 아랫목처럼 온기 감도는 까페들이 많아 편안하고 아늑한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카페 드 파리= 수년 전 문화의 거리가 황량했을 때 이 인근의 대표적인 가볼만한 카페로 떠오른 곳이다. 독특한 하늘색 빛 외관과 풍성한 커피 맛으로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인기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과 인테리어 디자인, 여행에 관심이 많은 주인장의 취향에 따라 디자인 전문서적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장이 마련돼 있으며 빈티지한 느낌의 가구와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하다. 날씨가 따뜻하면먹기 좋은 더치커피가 특히 유명하고, 그 외에도 신선한 원두를 사용해 식감이 풍부한 커피들을 맛볼 수 있어 인기가 많다. 211-2142

   
최근 직접 로스팅한 커피부터, 버블티, 이태리 커피, 전통 한방차 등을 파는 특색있는 까페가 즐비해진 문화의 거리 내 상점들.

#복합문화공간 '숨'= 문화의 거리 내 쉼터이자 일터이고, 공연장이자 전시장이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거나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 시낭송회, 낭독회, 색소폰 공연, 사진전이 열리는 공간으로 때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이런 행사가 없더라도 2층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서적, 화보집, 소설책, 시집, 각종 잡지 덕분에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루하지 않다. 각 공간들은 지역 전문 예술가들은 물론 아마추어 예술인 및 시민들 누구나 참여해 예술적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음악동아리, 그룹 HOT 팬클럽 모임 등 다양한 모임이 이곳에서 활발히 펼쳐진다. 296-1446

   
 

#요신의 하루= 아침 9시부터 밤 12시까지 운영하는 커피숍이다. 이같은 동네까페치고는 파격적인 시간대 운영으로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버블티로 특화된 메뉴와 브라우니 등 디저트도 맛있어 벌써부터 많은 단골을 확보하고 있는 곳. 외관에서도 느껴지는 작고 아담한 공간이 풍기는 편안함과 안락함이 비좁아 불편하기보단 매력으로 다가오는 공간이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주인장의 귀엽고 사랑스런 감성이 특히 잘 조화로운 곳이다. 010-3520-0551

#커피바= 요신의 하루처럼 규모가 몇 평 되지 않는 아담한 카페지만 그 분위기는 좀 다른 곳이다. 사랑스런 소녀 감성의 공간이기 보단 원목 나무의 인테리어에서 오는 깔끔하면서도 안락한 느낌이 묻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 입구 한켠에는 출입구를 등지고 옆으로 앉을 수 있는 긴 의자와 컴퓨터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혼자 불편함 없이 쉬어가는 공간도 구성해 뒀다. 공간만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에스프레소, 라떼 등 다양한 커피 음료가 마련돼 있다.

   
 

#차 스토리= 문화의 거리 내 안쪽 모퉁이에 아담하게 문을 연 곳이다. 약간은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다보니 처음 발견하긴 힘들지만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가 있는 곳이다. 로코코갤러리가 맞은 편에 있어 전시 하나를 보고 차 한잔 하기에도 좋은 공간으로, 대부분의 메뉴값이 3,000원대 초반이란 장점이 있다. 이곳의 특징은 다른데선 맛볼 수 없는 각종 한방·전통차와 허브티 등 우리 몸에 좋은 차가 많다는 것. 따뜻하게 우려 낸 오미자차, 꿀 모과차, 쌍화차 등이 특히 인기다. 정성껏 우려낸 차 한 잔을 아몬드나 떡 등의 디저트와 함께 고풍스런 다기에 담아 맛볼 수 있다. 가게 한 켠에는 또 주인장의 지인들이 제작한 다기나 그릇 소품들이 전시된다. 010-9226-0323

#안나커피= 2층 전체를 둘러싼 빨간 외관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공간이다. 앉는 순간 안락함을 안기는 의자와 테이블에 만족하기도 잠시 다른 곳에선 만나기 힘든 다양한 요소들이 군데군데 배치돼 있다. 우선 주인장이 커피를 끓여내는 1층에는 독립영화 등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천 스크린이 비치돼 있고 2층에는 캐리커쳐 등 다양한 그림이 장식돼 우선 눈길을 끈다. 특히 한쪽 벽면 가득한 책장에는 소설·철학서·만화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꽂혀 있어 혼자 시간을 보내기에도 지루하지 않다. 카페 곳곳에 숨어 있는 희귀한 피큐어나, LP 오디오 같은 빈티지한 인테리어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블루 라바짜= 이 골목에 가장 먼저 자리 잡은 커피 전문점 중 한 곳.  카페 이름에 어울리는 파란색을 이용한 독특한 모양새의 외관으로 눈길을 끄는 곳이다. 이태리 커피 전문점으로 라바짜 원두를 쓴다. 원한다면 각자의 입맛을 고려해 커피를 내려준다. 에스프레소는 부담스럽고 아메리카노는 심심하다면 롱고가 좋다. 라떼도 인기다. 풍성한 커피 맛도 자랑이지만,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것은 거품없는 가격. 특히 아메리카노의 가격이 2,800원, 기본적인 커피메뉴들이 3,000원대 초반 정도를 해서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 이 큰 장점이다. 251-3052, 243-4608

#재즈카페 '다락'= 음료를 넘어 세계의 문화를 흔들어버린 검은 보석 커피. 이 커피와 재즈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다락'이다. 커피와 재즈는 우리 고유의 문화코드는 아니지만 언젠가부터 우리네 삶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울산에서는 사실 재즈카페를 만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곳에선 재즈선율과 커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카페 입구로 들어서면 울산에서 현재 하고 있는 재즈공연 일정, 팜플릿도 전시돼있고 가게 안 벽 한편에 500여장의 재즈 CD도 눈길을 끈다. 재즈선율과 함께 갓 볶은 커피를 즐기며 책도 읽을 수 있는 1석 3조의 공간이다. 211-5516

#성남동 문화의 거리 내 'MJ갤러리'= 포슬린과 포크아트 작품을 취급하는 갤러리지만 커피 등 다양한 음료도 즐길 수 있다. 20년 전 전국적으로 포슬린 및 포크아트가 생소하던 때 처음 이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온 주인장 구미진씨의 솜씨가 빛을 발하는 곳이다. 그의 작품은 이미 전국적으로 알려져 각종 여성잡지나 KBS '사랑과 전쟁'을 비롯, 최근엔 여러 드라마에까지 협찬요청이 이어지고 있을 정도다. 갤러리가 주는 특유의 무게감이 싫어 시민들이 편하게 찾도록 한 카페의 공간이니만큼 편안하게 차 한잔을 하며 다양한 포슬린 아트 작품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010-8875-7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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