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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이부는 추운 겨울이 한창일 것 같더니 더위마저 느껴지는 포근한 봄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바람에 몸을 웅크리게 되는 때가 요즘 같은 환절기다. 최근 지역 초중고등학교가 일제히 개학하면서 감기에 걸린 소아청소년들을 병원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미숙한 면역력과 환경변화에 예민한 아이들의 경우 새로이 진학한 어린이집, 유치원 생활 등의 사회적응을 하면서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네 병원을 비롯해 대형 소아과는 코를 훌쩍거리며 기침을 해대는 소아청소년들로 진풍경을 이룬다. 울산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하태영 과장은 소아청소년들의 감기 증세의 경우 일반적인 감기보다는 더 세심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근 병원을 찾은 어린이들의 사례를 통해 환절기 건강관리를 진단해보고 치료, 예방하는 법에 대해 들어본다.

기온변화로 면역력 저하 기관지염 급증
3월 개학 단체생활 스트레스도 한요인
손씻기·환기 등 기본 위생관리 철저히
적절한 영양·숙면·운동으로 예방해야

   
▲ 유치원·학교에서 단체생활이 시작되는 3월에는 기관지염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이 많다.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해줘야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사진은 울산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하태영 과장이 어린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모습.

# 급성후두염·장염 등 불러
낮 까지도 잘 웃고 놀며 건강하던 18개월 아기가 밤사이에 갑자기 목소리가 쉰 듯이 변하며 보채기 시작했다. 아이는 컹컹거리는 듯한 기침을 하면서 숨 쉬기가 불편한 듯 잠을 잘 못 자는 증상을 보였다.
 이 아기의 증세는 급성 후두염, 혹 크룹이라고 알려진 질환이다.
 기침을 동반하는 질환들은 처음에는 경미한 증상을 보이다 하루하루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나 이 질환은 낮에는 증상이 경미하지만 밤이나 새벽에 갑자기 기도가 부어오르면서 급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호흡이 힘들어 응급실까지 방문할 수 있는 특징이 있는 병으로 아이의 목소리나 기침소리가 변하거나 숨쉬기가 불편해보이면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경우다.

 유치원에 다니던 4살 된 어린이는 미열이 몇일동안 이어졌지만 심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1주일 이상 가래, 기침이 지속됐고 약을 복용했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병원을 방문했다.
 병원에서 가슴 사진을 찍은 후에야  어린이는 폐렴 증상을 앓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대부분 폐렴의 경우 열이 지속되면서 증상 및 전신 상태가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나 드물지만 열 없이 전신상태가 양호하여도 방사선 검사상 폐렴소견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 황사·꽃가루에 알러지 질환 증가
전날 밤에도 맛있게 저녁밥을 잘 먹었던 2세 유아는 당일 아침밥을 먹고 조금 뒤 계속 구토를 한 뒤, 처지는 양상을 보이며 배가 아프다고 보채면서 병원을 방문했다.
 이 경우는 장염의 한 가지 양상으로 계속적인 구토로 설사는 탈수증상이 초래될 수 있고, 밤에 잠을 못 잘 정도의 심한 복통은 급성 복증 등의 감별을 위해 적절한 검사나 수액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가끔 눈물, 눈꼽도 동반되고 밤사이에는 피부도 많이 가려워한다는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도 있다.
 이 증세는 알러지 질환의 양상으로 심한 발열은 없고 전신상태도 나쁘지는 않지만 축농증, 중이염 등의 합병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에게는 생활 속에서 많은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이 시기에는 잘 알려진 황사, 꽃가루 등의 원인 외에도 건조한 날씨나 큰 일교차도 알러지 질환 빈도 증가에 영향을 주 수 있어 환경 관리가 필요하다.
 
# 유행 감기도 아이마다 증상달라
영유아 어린이 질환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감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특히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각 계절별로 일정한 유행 양상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한가지 예로 겨울철에는 독감으로 알려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이 유행하는 경우다.

 올 봄 환절기에는 후두염, 폐렴 등을 동반하는 경우 많이 관찰되고 있다. 겨울에 유행하던 독감이 신학기로 인해 아직도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양상이다. 또 이 시기에 흔한 알러지 질환의 빈도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계절별 시기별 다양한 바이러스나 알러지 등 여러 다양한 원인에 비해 영유아 질환의 증상은 일부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발열, 기침, 콧물 등 비슷한 일반적인 증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영·유아의 특성상 아이들마다 각각 다른 면역상태나 환경으로 인해 같은 질환이라도 질환의 증상과 경과가 달라질 수 있기에 주의 깊은 관찰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수칙을 잘 따르는 게 중요하다.

 예방접종을 꼬박꼬박 하고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 등을 통해 면역력을 증가시키며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은 오래 머물지 않아야 한다. 또  실내 환기 및 청소, 외출 후 손 씻기 등 기본적인 생활 습관도 중요한 예방수칙이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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