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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양남 바닷가의 휴일 풍경입니다.
봄햇살이 꽃가루처럼 가는 아침에
박제되어 가는 가자미의 시간들이 또렷합니다.
 
무리지어 한살이를 살던 가족들이
고스란히 인간의 식탁 위로 향하는 시간은
아무리 꾸며도 욕망의 편린일 뿐이지만
가자미는 아무렇지 않은듯 가끔 몸을 뒤척입니다.
 
만장처럼 화려한 집게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입맛없는 이른 등굣길 아이들의 배를 채워줄 조림으로
다시 태어날 생의 마지막이 찬란합니다.
의도하지 않은 아낙의 배려가 곱습니다.
 
잠시 머문 5월 오후의 바닷가,
미물인 물고기마저
죽어서도 입맛으로 되살아날 생으로 환한데
사람은 부모님에게, 아이들에게 길을 인도하는 빛일까?
가정의 달 5월,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든 시간입니다.
글·사진=김정규 기자 kjk@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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