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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고라 데미안(teri****)님의 글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일찍이 어린이 날을 제정한 방정환 선생은 '내 아들 놈, 딸년이라 말하며 물건처럼 취급하지 말고, 그들이 우리보다 더 나은 사회를 살아갈 새 인물임을 인식하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소중함을 역설한 것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를 이끌어 갈 우리의 아이들, 우리는 지금 그 아이들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또 그만큼 그들을 잘 돌보고 있을까.
 

 지난 달, 부산의 한 어린이 집에서 발생한 아동폭행사건이 우리를 놀라게 한 바 있다. 하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최근 경찰청이 발표한 민간 어린이집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집 내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와 비리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에만 700여 곳의 민간 어린이 집에서 아동학대나 비리가 일어나고 있고 횡령비만 3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강남이라고 하면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고, 다른 곳에 위치한 어린이집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의 실체는 충격적이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듣기 싫다는 이유로 우는 아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담요를 씌워두는 곳, 학부모에게 유기농식 급식을 이유로 비싼 급식비를 받아놓고도 시장에 버려진 시레기로 국을 끓여 아이들에게 먹이는 곳. 자격 없는 남편과 딸을 보육교사로 등록해 국가보조금을 횡령하는 곳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부정과 비리는 이루어지고 있었다.
 

 정부는 최근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증가함에 따라 하반기부터 지킴이를 두고, 신고포상금을 올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아동학대 어린이집의 명단을 공개하고, 해당 원장과 교사의 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방법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처벌의 강화가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근본적 원인은 생각하지 않은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의 아동학대와 비리의 근본 원인에는 수익을 우선으로 할 수 밖에 없는 민간 어린이집의 확대와 보육교사의 아동인권에 대한 저급한 인식이 있다. 이 두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국·공립 어린이집의 지속적인 건설로 어린이집의 운영 주체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적어도 국·공립 어린이집이 전체 어린이집의 30%이상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고작 10%에 불과하다. 또한,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인권 교육과 평가제가 도입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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