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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라포드 하나씩 차지하고 앉은 북구 우가포항 갈매기의 망중한입니다.
금세 날아오르고 하늘을 배회하며 먹이를 찾는 다른 갈매기들과 달리
이 세 놈은 한동안 약속이라도한 듯 정물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힘찬 날갯짓의 비상은
테트라포드에 공허함만 남겼습니다.
 
이 세상 무엇이든, 어떤 일이든
한동안 함께하다보면 제 것이란 착각이 들곤 합니다.
잠시 머물던 자리가 원래 제 자리인 것처럼 인식 오류를 범하곤 하지요.
갈매기는 그저 머물렀을 뿐인데
보는 사람만 허전함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죠.
 
한번쯤
내 것이 아닌데, 내 자리가 아닌데,
내 것 인양, 내 자리 인양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글·사진=김정규기자 kjk@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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