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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주

열여섯 잠자던 아이의 머릿결
손가락 사이로 미끄럼 탄다
뽀얀 비눗방울에 훌러덩 넘어지고
살랑살랑 붙드는 물줄기 휘파람 불며
곳곳의 두려움 말갛게 청소한다
어정뜨던 어미의 심박동
무심히 세면대를 응시한다
축 처진 버들잎, 검게 그을린 눈매 엿보다
눈물이 팽 돌아서고
흘러내리는 거품 속으로 그림자 핑핑 사라진다
사랑 덧입은 머릿결 찰랑찰랑
아침 공기 속에 나폴거리며
콧노래 흥얼흥얼 춤추는 아이의 발걸음
'엄마 다녀올게, 사랑해'
누군가 머리 올린 갈잎 기타연주에
거리는 축제 준비 마냥
동산엔 아침 해가 둥그렇게 오른다


■ 자녀를 낳아 기른다는 것은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가장 근원적인 출발일 것이다. 영생을 이어가기 위하여 자녀는 또 부모가 되고 윤회하는 천지간의 섭리를 따라 가는 것이다. 어둠을 헤치고 아침 머리를 감기는 부모의 손길은 기도이다. 말이 필요하지 않은 사랑의 손길이야말로 나눔이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아침 해가 솟아오를 것이다. 감상-이상태(시인·현대중학교 교감) ※김삼주 시인 약력-남원출생.'문학21'등단. ksaju74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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