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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근

#작가소개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충북 충주에서 자랐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했으나 이후 작품 발표를 하지 않다가 등단 18년 만인 2010년, 시단의 관행을 깨면서 전작시집 <상처적 체질>(문학과지성사)을 첫 시집으로 출간했다.
 대학 졸업 후 광고회사 등에서 일하다가 홀연 인도 여행을 하고 돌아와 강원도 횡성에서 고추 농사를 짓기도 했다. 대학 재학 중 쓴 노랫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 김광석에 의해 불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2013년 현재 소설가 정영문과 이 인 동인 '남서파' 술꾼으로 활동 중이다.
 

#에피소드
그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모습은 그의 글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덕분에 그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들은 북특정 다수에게 '좋아요' 세례를 받으며 널리 퍼졌고 어느새 시인으로보다 페이스북 스타로 더 유명해졌다.
 그런 그가 그 인기에 힘입어 산문집을 펴냈다.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는 페이스북의 글과 거기에 덧붙이는 새로운 글들을 엮은 책이다.
 

 "연희문학창작촌이란 곳이 있어요. 2011년 10월에 거기 들어가게 된 거에요. 시를 쓰려고. 가을이었어요. 그전까진 페이스북이 뭔지도 몰랐어요. 대학원 후배가 오빠는 반드시 페이스북을 하라고 하는 거에요. 나 같은 사람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그래서 그 후배가 만들어줬어요. 그런데 제가 이 페이스북의 메카니즘을 전혀 몰라요. 그래서 그냥 장난처럼 예전 자취할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쓴 거에요. 자취방, 술, 연탄불 뭐 이런 얘기를 쓰기 시작한 거에요. 그리고 거기 밥을 안주거든요. 그 관리하시는 분도 조금 무섭고. 그 때 페이스북을 처음 시작했는데 글을 올리니깐 모르는 사람들이 '좋아요'도 눌러주고 댓글도 달아주고 그러더라고요. 같이 놀자고 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깐 페이스북의 류근이 생긴 거에요. 전국에서 라면이나 쌀 이런 생필품들이 막 오더라고요"
 

 그의 책을 보면 상처투성이 삶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그가 말하는 상처는 어떤 의미일까?
 "제가 볼 때 상처는 자꾸 느는 것 같아요. 상처거리가 늘어요. 상처는 단련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점점 더 상처받을 일들이 많아지는 사회인 거 같아요. 계속 상처받고 사는 거에요. 외로움도 마찬가지에요. 누구나 죽음이란 절대 과제를 매달고 사는 존재로서 그 죽음을 견디기 위해서 살죠. 사람이 사는 게 아무것도 아니에요. 죽음과 직면해 있어요 사람은. 죽음을 매달고 사는 존재. 죽음에 대한 저항, 투쟁. 그 안에서 우리끼리 아웅다웅하면서 싸우는 거에요. 서로 견제하면서. 외로운 거에요. 어쩔 수 없는 구조적 외로움이에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죠. 그런데 사실 외롭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더 외로운 거에요. 진짜 불쌍한 거지."


#최근 인기작 -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성공·행복 위주의 통속적인 삶에 날리는 풍자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노랫말을 쓴 시인 류근의 첫 산문집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혹독하고 완고한 자기풍자를 감행하며 세상과 타인의 아픔을 대신 앓는 시인의 뼈저린 기록들을 엮어낸 책이다.
 아름다워서, 슬퍼서, 외로워서, 부끄러워서 시도 때도 없이 울었고, 낮밤 가리지 않고 술을 마셨다는 시인 내면의 슬픔을 그대로 담아내며, 성공과 행복 위주의 통속적인 삶에 대한 회의에 대한 기회를 제공해준다.
 

 인생의 교사가 되어 가르친다거나, 개인의 미적 취향이나 기호를 단순히 이야기하는 에세이가 아니라, 혹독한 자기부정, 자기풍자, 자기조롱을 통해 시인의 격렬한 내면풍경과 그가 바라보는 세계의 모순을 통렬하게 까발린다. 더불어 류근이 몸담고 있는 문단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소금 장수' 박후기 시인, '전직 이종격투기 선수' 황종권 시인 등 다양한 문인들과의 에피소드를 버무려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자기 자신을 풍자함으로써 곪아버린 세상의 아픔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단지 서정을 노래하는데 그치지 않고 신파, 삼류, 저급, B급 등 기성 주류 문화에 대한 반항적 움직임을 그대로 표출한다. 성공과 행복만을 외치는 시대에 아픔을 인정하는,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시인의 모습이 우리를 자극한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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