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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불산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중첩된 명암으로 사라지는 산과 산이 만든 그림은 그 끝을 가늠하기 힘듭니다.
 영축, 천황, 취서, 능동. 이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산들의 품은 넓고 깊습니다.
 울울창창 숲을 품고도 교만하지 않으며
 산허리 어느 곳을 잘라 길을 내어 주고도 오만하지 않으며
 사람에게 정상을 허락하고도 절대 굴복하지 않습니다.
 또 계절에 따라 늘 새로운 모습으로 정체하지 않고 변화합니다.
 
 저기 저 어느 능선 위로 갑오년 새해가 떠올랐습니다.
 시간은 사람이 만든 인위적인 나눔의 단위이지만,
 오늘 새벽 저곳의 해는 유난히 붉고 뜨거웠을 겁니다.
 누구는 가슴 뭉클한 희망하나 품었을테고,
 또 어느 사람은 마음 다잡을 꿈 하나 꾸며
 지난해보다, 어제보다 다른 세상을 꿈꾸었을 겁니다.
 
 푸른 말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세상의 옥석을 가려내는 혜안과 거침없이 질주하는 열정을,
 그리고 저 산들처럼 넉넉한 마음을 기원해봅니다.
 글·사진=김정규기자 kjk@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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