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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 진출로 예전에 비해 고령산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임산부의 연령이 만 35세 이상인 경우를 고령 임신이라 하는데, 고령임신은 염색체 이상의 빈도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임신성 당뇨나 임신중독증 등의 산모에게 위험한 합병증들도 증가시킨다.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인 임신중독증은 산모의 몸에도 여러 후유증을 남기고, 태아도 조산에 따른 여러 합병증을 보이게 되어 여전히 제일 무서운 합병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딱 떨어지는 예방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 임신성 고혈압은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토마토나 피망 등 비타민C가 많은 채소를 먹고, 저염식 식사를 하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다. 임신중독증 분만 과정에 대해 보람병원 산부인과 이동선 진료과장에게 들어본다.

심한 경우 고혈압으로 간·콩팥 망가져 장기이식까지
증세 심각해지면 태아도 위험, 출산만이 유일 해결책
태아 폐성숙되는 34주면 유도분만으로 위험벗어나야

# 임신중독증이란
 임신중독증은 임신기간 중 혈압의 상승과 더불어 소변에서 단백이 검출되는 질환이다. 과거에는 임신중독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현재는 임신 기간에 새로이 고혈압이 발생하는 경우 임신성 고혈압이라고 하며, 임신성 고혈압과 더불어 소변에 단백뇨가 검출되는 경우 전자간증 또는 자간전증이라고 한다. 전자간증(임신중독증)이란 쉽게 말하면 임신 중에 새로이 발생한 고혈압이 보다 진행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임신기간 중 몇 달간 혈압이 상승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될까라고 가벼이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산모에게는 전신경련-발작, 혈액응고 이상, 신장기능의 이상, 출혈과 같은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며, 태아에게는 발육부전, 조산, 자궁내 태아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만여 명의 여성이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 질환을 원인으로 사망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무서운 질환인지 알 수 있다.

이동선 과장은 "점점 혈압이 올라 중독증이 심해져 뇌나 여러 장기에 심각한 상황이 오기 전에 태아가 34주 이후 폐성숙이 이루어진 상태라면 유도분만을 시도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 두통·상복부 통증·시각장애 등 증상
전자간증(임신중독증)의 증상으로는 두통, 상복부 통증, 시각장애 등이 있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이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처럼, 임신성 고혈압과 전자간증 역시 중증으로 진행되기 전에는 자각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산모라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혈압의 상승과 단백뇨의 확인으로 진단을 하게 되며, 혈압의 상승이 없이 발생하는 단순 두통과 같은 증상은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많다. 만약, 임신 기간 중 혈압이 높은 산모에게서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것은 중증으로의 진행을 의미할 수 있으므로 빨리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 폐성숙 이뤄진 34주 이후 유도분만해야
임신 전부터 고혈압이 있거나 임신 20주 이전에 고혈압이 발견되는 경우는 만성 고혈압이라 하고, 임신 20주 이후에 새로이 고혈압이 발견되고 출산 후에 정상화되는 경우 임신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임신중독증은 쉽게 비교하자면 화분에 물을 주던 호스가 수압이 매우 센 물총이 되어 산모의 여러 장기를 파괴하는 질병을 의미한다. 심한 경우는 수압으로 간이나 콩팥이 망가져 장기이식까지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렇게 무서운 임신중독증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에 핵폭탄이 터지기 직전 주인공이 여러 선 중에 운 좋게 빨간선을 잘라 시계를 멈춰 지구를 구하듯이, 결론은 임신중독증이 매우 심하더라도 분만을 하면 적어도 산모는 이 무서운 모든 상황이 대부분 종료가 된다. 그래서 점점 혈압이 올라 중독증이 심해져 뇌나 여러 장기에 심각한 상황이 오려할 때, 태아가 34주 이후 폐성숙이 이루어진 상태라면 유도분만을 시도하는 게 좋다. 반면 태아 폐성숙이 덜 된 상태라면 입원 치료를 해서 마그롤이란 약제를 사용해 경련을 예방하고, 혈압도 감소시키게 한다. 혈압 조절을 위해 하이드랄라진이라는 주사제도 쓰게 되는데, 너무 많이 쓰게 되면 태아로 가는 피가 줄게 되므로 적절한 범위에서 조절한다.

 이렇게 약제를 쓰면서 태아의 폐성숙 기간을 버는 게 목적이다. 그럼에도 점차 상황이 악화돼 산모가 위험해지면 34주 이전이고 태아 폐성숙이 덜 돼 인공호흡기가 필요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분만을 시도해야 한다. 물론 이때도 폐성숙을 도와주는 주사를 산모도 맞고 태아도 태어나자마자 맞게 된다. 그럼에도 조산아는 인공호흡기 치료에 따를 여러 합병증에 시달리게 된다. 다행히 약물로 잘 조절돼 임신 34주라는 폐성숙이 이루어지는 시기를 넘기게 되면 임신중독의 경과를 봐서 심해지면 아무 때나 유도분만을 하면 된다.
 
# 조산아라도 건강에 지장없어
임신중독증 시의 분만 원칙은 옥시토신이라는 자궁수축제를 이용한 유도분만이다. 하지만 아기가 작아 유도분만 중 태아 스트레스가 태아 모니터상 심하거나 유도분만에 실패한다면, 전신마취 하에 제왕절개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34주 정도면 태아가 건강할까? 예전에 칠삭둥이, 팔삭둥이 했던 예를 들어보자. 칠삭둥이로 유명한 한명회는 1415년에 태어나서 1487년에 사망했다. 우리나이로 73살까지 살아 옛날치곤 장수했던 것이다. 즉, 수명은 짧지 않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도 칠삭둥이였는데, 지능이 떨어지지도 않았다. 34주가 지나고 몸무게가 2.4㎏ 정도를 넘기면 안심을 해도 좋다. 태어나서 약간의 도움을 받을수는 있지만 대부분 후유증이 없고 건강하다.

 아기가 태어나면 200~300g은 더빠져 체중이 2㎏ 초반대까지 줄었다가 다시 증가하니 놀라지 않아도 된다. 스트레스 상황을 미리 경험하고 세상에 나와서인지 작지만 당차고 똘똘한 경우가 많으니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좋게 받아들이길 권한다.   김은혜기자 ryusori3@

■ 임신중독증과 더불어 발생하는 질환
△ 자간증: 임신중독증이 있는 산모에서 다른 원인 없이 전신경련-발작이 발생하는 것으로 매우 심한 단계로 진행된 것을 의미한다.
△ 폐부종: 폐에 물이 차는 질환이다. 중증 전자간증에서는 혈장 알부민의 감소로 혈관으로부터 조직으로의 수액 누출이 심해지므로 폐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 태반관류 이상: 과도한 혈관수축에 의해 자궁태반 혈류가 원활하지 못한 상태가 되는 것으로, 태아 발육 지연이 발생하며 심한 경우 태아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 태반 조기 박리: 혈압이 높은 환자에서 분만 이전에 태반이 자궁으로부터 미리 분리되는 질환으로 태아 사망률이 매우 높으며, 출혈 및 혈액응고 장애가 잘 동반돼 산모에게도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 조산에 따른 태아 질환: 만삭 이전에 전자간증이 발생하는 경우, 산모 및 태아 상태에 따라 분만을 조기에 해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태아가 미숙아로 태어나면 산전에 태반관류 이상에 의한 여러 태아 합병증 외에도 조산에 따른 합병증을 갖게 된다.
△ 헬프증후군(HELLP 증후군): 용혈, 간효소치 상승, 혈소판 감소증이 함께 나타나는 증후군으로, 자간증과 마찬가지로 매우 심한 단계로 진행된 것을 의미한다. 산모 및 태아에게 매우 위험한 상태이므로 분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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