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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구상미술초대전이 열리고 있는 지난 주말 울산문예회관의 전시장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120여 명을 초대해 마련된 대형 전시회입니다.

요즈음은 직접 가지 않아도 TV로 컴퓨터로 전 세계를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저기 아프리카 세렁게티 사바나나 아마존의 밀림, 뉴욕의 거리를 산책하듯 물리적인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습니다.

모든 것들이 쉽게 다가오고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세상에서도 그곳에 가서 보고 느껴야 하는 것들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극장 안을 울리는 여운 긴 배우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그렇고 고요한 화랑 안에서 마주치는 깊은 울림의 그림 한 폭이 그러합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할 순 없어도 때로 그 형식을 빌려야만 감동이 온전한 것들입니다. TV 화면이나 사진으로 볼 수 없는 미묘한 색의 조합과 흐르는 듯 멈춘 붓이 남긴 질감. 이러한 것들은 직접 보고 느낄 때 여과되지 않는 순수 날 것들이 그대로 전해옵니다.

쉽게 다가오고 가볍게 묻혀버리는 시대, 가끔은 발품 팔아 밀도 높은 창작의 공간에 두어 시간 몸과 마음을 내려놓은 건 어떨까요.
 글·사진=김정규기자 kjk@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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