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릴 적 밤새 뽀얗게 내려 온 세상을 뒤덮은 순백의 풍경을 기억합니다. 놀라움과 신기함으로 추운 줄도 모르고 뛰어놀았던 그 첫 경험은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 힘든 동해남부 어촌의 아이에겐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사흘 동안 울산의 하늘을 사나워진 동풍이 몰고 온 눈이 뒤덮었습니다. 효문공단의 한 자동차 정비업체 아침은 눈을 치우는 것으로 시작하나 봅니다. 모든 것을 감추고 덮어 온통 하얀 세상을 선물한 눈의 향연도 느긋하게 즐기지 못하고 치워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치워본 사람은 압니다. 얼마나 힘들고 귀찮은 일인가를. 치우고 나면 쏟아지고, 치우고 나면 쏟아지던 강원도의 그 춥고 지루했던 제설작업은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이라서 더 고생스러웠던 것만은 아닐 겁니다.
매운 추위 속 밤새 제설차를 몰고, 삽을 들고 눈을 치우던 공무원들의 노고와 교통정리로 언 손을 비비며 길목마다 선 경찰관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글·사진=김정규기자 kjk@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