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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젊은 연령의 비만이 증가하고,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에 따라 평균 결혼연령이 높아지면서 고령임신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임신성 당뇨의 유병률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과거에는 임신성 당뇨병의 유병률이 전체 임신의 2~4% 정도였으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약 8.3%에 이르러 결국 임신부 100명 중 8명 정도는 임신성 당뇨라는 셈이 된다. 그럼에도 간혹 임신성 당뇨를 지나가는 병이라 가볍게 여겨 선별검사와 치료를 소홀히 생각하는 임신부들이 있다. 특히 경산부들의 경우 이전 출산의 무난한 경험과 바쁜 육아로 인해 임신성 당뇨 검사를 포함한 산전검사에 소홀한 경우가 많은데 경산부들은 고령임신에 해당되는 경우가 더욱 많으므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임신성 당뇨의 치료법에 대해 울산보람병원 산부인과 김주연 과장에게 들어봤다.

고령산모 증가 임신부 100명 중 8명 발병
조산·난산 등 위험 출산후 합병증도 주의
단백질·섬유질 중심 고른 영양 섭취하고
하루 2차례 20분씩 빠르게 걷는 운동 도움

 
# 조산 위험과 거대 태아 가능성 높아

임신성 당뇨는 임신 중 처음으로 인지되었거나 발생한 '당대사 장애'이다. 임신성 당뇨를 가진 산모는 조산, 과체중, 고혈압성 질환, 제왕절개분만 등의 위험이 증가하고, 태아는 거대아, 견갑난산 등의 위험도 커진다. 분만 후에도 저혈당증, 고빌리루빈혈증, 호흡곤란 증후군 등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이러한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임신성 당뇨 선별검사와 치료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임신성 당뇨는 대부분 증상이 없이 선별검사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선별검사는 24주에서 28주에 시행하며 50gm 당부하 검사에서 1시간 후 혈당이 140㎎/dl 이상인 경우 100gm 경구 당부하 검사를 시행한다. 이 검사에서 기준치를 넘기게 되면 임신성 당뇨로 진단된다.

   고혈당의 증상, 증후가 보이는 경우, 고도비만, 2형 당뇨병의 가족력, 임신성 당뇨병의 과거력, 요당이 검출되는 경우들은 고위험군으로 간주하고 임신 진단 후 가능한 빨리 당부하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임신성 당뇨가 진단되면 보통 하루 4번의 혈당체크(공복, 식후 2시간 후)를 통해 추적관찰하게 되는데, 식전 혈당을 95㎎/dl 미만, 식후 1시간과 2시간에 각각 140㎎/dl, 120㎖/dl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권한다.
 
# 식이·운동요법 불충분땐 인슐린으로 치료
임신성 당뇨의 치료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시작된다. 식이요법은 저염식이를 기본으로 하고 탄수화물의 섭취를 하루 열량의 35~40%로 제한하며 단백질과 섬유질을 적절한 단위로 배분해서 섭취하도록 한다. 곡물의 경우 현미·잡곡·통밀 등의 통곡물이 좋으며 간식은 식후 2시간 혈당을 체크한 후 과일 한 두조각 혹은 비스킷 한 두개, 우유 한잔 정도가 적당하다.

 탄수화물의 제한을 과하게 할 경우 케톤산증으로 인해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간식도 적절히 섭취하도록 한다. 운동요법은 식후 10~20분씩 꾸준히 하는 것이 혈당의 조절에 도움이 되며 상체 근육을 사용해 몸통에는 큰 물리적 압박이 가해지지 않는 운동이 좋다. 운동 중 자궁수축이 인지되면 중단해야 한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혈당조절이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분만 후 6~12주에 75gm 경구 당부하 검사를 시행하며, 3년 간격으로 재평가가 시행돼야 한다. 이는50% 의 여성에서 20년 이내에 현성 당뇨병이 발병하기 때문이며 꾸준한 식이와 운동요법이 필요한 이유이다.
 
# 영양소 골고루 정해진 시간 식사해야
임신성 당뇨의 식사요법의 기본 원칙은 4가지로  나뉜다. 우선 정상혈당 수준을 유지해야 하며, 적절한 체중 증가를 위한 알맞은 열량을 섭취하고 균형 있는 식사를 통해 산모와 태아 모두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예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혈당 조절에는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건강 유지를 위해 모든 영양소(곡류군·어육류군·채소군·지방군·우유군·과일군)를 균형있게 섭취해야 한다.

 너무 많이 먹으면 혈당이 상승하고 과도한 체중증가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며 너무 적게 먹으면 케톤혈증, 태아발육부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알맞은 양을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설탕·꿀 등의 당순당은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식후 혈당 상승시키는 주요한 원인이 되는 단순당질(설탕·꿀·물엿)은 섭취를 자제해야 하며, 아침 식후 혈당이 가장 높아지므로 아침을 적게 섭취하고, 밥과 빵·국수·감자·과자·사탕 등 당질식품을 줄이도록 한다.

 또 과도한 체중증가 예방을 위해 튀김, 중국요리, 기름기 많은 육류 등의 섭취를 피해야 하며 부종이나 임신성 고혈압 예방을 위해 염분이 많은 식품은 피하도록 하고, 특히 김치·장아찌·젓갈류 등 염장식품의 섭취를 줄이도록 한다. 잡곡밥과 채소, 해조류, 버섯 등 섬유소는 식후 혈당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의 농도를 낮추어 주고, 포만감을 증가시키며 변비를 예방할 수 있으므로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외식을 할 때는 설탕, 기름, 당질 위주의 음식을 제한하고, 백반 형태의 한식 위주로 음식을 선택하며 중국음식, 서양식, 당질 함량이 높은 국수류 등은 섭취를 줄이도록 한다. 임신 중 호르몬의 변화로 같은 양의 음식을 섭취해도 오전 고혈당, 새벽 저혈당이 나타날 수도 있다. 오전 고혈당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침에 당질(곡류·과일 등)의 섭취량을 줄이고, 새벽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취침 전 야식의 섭취가 반드시 필요하다.

# 상체 위주로 규칙적 운동 효과적 
임신 중의 운동은 의료진과의 상담 하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과대한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운동 중의 심박수가 140회/분을 넘지 않도록 하며, 1회 운동이 20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라켓볼·배구·농구 등의 근육·관절·인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운동은 피하고, 수상스키·스키 등 빠른 속도로 넘어질 가능성이 있는 운동도 피해야 한다.

 임신 전 자전거타기, 조깅 등은 좋은 운동이지만 임신 중에는 조깅을 속보로 대신하며, 자전거 타기는 자궁수축을 유발하므로 제한해야 한다. 운동 중 통증이 있거나 어지럼증, 호흡 가쁨, 쓰러질 것 같거나 심장 두근거리림, 허리 통증, 하혈이 있는 경우는 즉시 운동을 멈추어야 한다.

 또한 더운 날씨와 습한 날씨, 몸에 열이 있는 경우에는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임신 중 탈수되는 것에 주의해야 하는데 운동 전, 후에 물을 마시는 게 좋다. 힘차게 걷는 운동(속보)은 처음하는 당뇨인이나 임신 전 활동하지 않았던 여성을 위해 좋은 운동이다. 식사 후 속보는 혈당을 조절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루 2회 20분씩 식사 30분 후부터 시작한다.

 15~20분의 속보는 20~40㎎/dl의 혈당을 저하시킬 수 있다. 수영도 임산부가 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수영은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부상을 입을 위험성이 적다. 임신부도 에어로빅이 가능하지만 운동의 강도를 낮추어야 한다. 임신 중에 상체운동을 위주로 한 운동요법은 자궁 수축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으로 인슐린 요구량을 줄일 수 있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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