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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백꽃(김향이 글·윤문영 그림·파랑새)="어미는 조선 땅에서 태어났단다. 울산 학성이 이 어미의 고향이지. 어미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너희는 꼭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일본 땅에서 나고 자란 딸 나무는 고향의 이야기가 반갑지 않습니다.
 "고향이 뭐 별거예요? 아무데나 정들이면 다 고향이지"
 

 결국 엄마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숨을 거두고 엄마의 한 맺힌 절규는 딸의 마음에 옹이처럼 박혔습니다.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빼앗겼다가 400년만에 고향 울산으로 돌아온 울산 동백의 슬픔을 이야기로 만든 그림책 '우리 동백꽃'(김향이 글, 윤문영 그림, 파랑새 펴냄)이 발간됐다.
 

 김향이 작가는 임진왜란 400주년을 맞아 일본이 빼앗아간 울산 동백이 고국으로 돌아온다는 신문기사에 영감을 얻어 울산 동백을 의인화 해 고국에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윤문영 씨의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그림이 더해졌다.
 저자는 "약탈당해 다른 곳에 뿌리내린 뒤에도 끊임없이 고향을 그리워하던 울산동백 이야기를 읽으며 독자들은 자신의 것을 빼앗긴 아픔과 소중한 우리 것을 왜 지켜야 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왜란 중에 왜군 장수 가토 기요마사는 울산 학성에서 여덟 겹의 꽃잎이 다섯 가지 색깔로 피는 세계적인 희귀종 동백을 캐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승전 기념으로 바쳤고 히데요시는 차 모임을 열던 교토시의 지장원에 동백을 옮겨 심고 '오색팔중산춘'이란 이름을 짓고 보고 즐겼다고 한다. 꽃이 너무 아름다워 그 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지장원을 아예 춘사(椿寺)라 부를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그 후 울산에서는 멸종된 울산 동백을 1989년 당시 한국예총 최종두 울산지부장과 부산 자비사 박삼중 스님 등의 노력으로 1992년 3세를 삽목 받아 고향인 울산 시청 앞마당에 다시 뿌리내렸다.
 

 저자 김향이씨는 1991년 계몽아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 '달님은 알지요'로 삼성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내 이름은 나답게' '나답게와 나고은' 등을 출간했다. 2001년에는 '쌀뱅이를 아시나요'로 세종아동문학상을 받았다. 44쪽. 1만2,000원.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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