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부에서 미술큐레이터로 멋지게 변신에 성공한 갤러리 아리오소 윤태희 대표는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는 갤러리가 되려면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 발전의 중심지였던 원도심 성남동이 중구청의 적극적인 지원과 문화·예술인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26일 문화 불모지에서 작은 갤러리를 3년째 뚝심 있게 운영해오고 있는 갤러리 아리오소 윤태희(45) 대표를 만났다. 윤 대표의 주변 사람들은 매사가 긍정적이고 직업정신이 투철한 그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위치에서 당당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우연히 받은 그림한점에 이끌려 입문
2년반 준비해 미술 큐레이터로 변신
특색있는 전시 입소문에 꾸준한 발길
예술 꿈꾸는 젊은이들 일단 도전하길



# 평범한 주부에서 갤러리 대표로
이런 그녀도 매달 빠지지 않고 전시를 하는 번듯한 갤러리의 대표가 되기까지 수도 없는 용기가 필요했다고 한다. 지금은 4년 차의 번듯한 갤러리 아리오소의 윤태희 관장이 익숙하지만 한 남자의 아내, 평범한 주부로 살아온 시절이 있었다.

 가족을 위해 살아가면서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은 무기력함을 느꼈고, 지난 2003년부터 오랜 꿈이었던 작가가 되기 위해 7~8년을 준비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다 지인이 아는 화가로부터 받은 사람이 숲처럼 우거져 있는 그림이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다. "안면 일식도 없는 화가가 준 그림인데 제 마음을 훤히 꿰고 있는 것 같았어요. 운명처럼 이 일을 만날 수 있게 해준 일이기도 해요"

 그녀가 그림을 보고 느꼈던 감동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어서 갤러리라는 공간을 계획했다. 갤러리를 시작하겠다는 생각으로 2년 반 정도 열심히 준비했다. 동아대 대학원 평생교육원에서 미술 경영과정을 이수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얻었다. 어디든 가리지 않고 많은 작품을 관람하러 다니면서 여러 작가를 만났다. 안목을 키우면서 정말 즐겁게 공부하다 보니 좋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미술큐레이터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했어요. 제 인생에 가장 기분 좋은 1등이었어요"  오랜 준비기간 끝에 2011년, 지금의 자리에 갤러리 아리오소 개관했다. 그리고 그녀는 관람객들에게 짧지만 강렬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의 대표로 자리 잡았다.
 

특색있는 전시로 정평이 나 있는 갤러리 아리오소의 내부.

 
# 올 초대전 계획 이미 완료 왕성한 활동
갤러리 아리오소는 이미 올해 초대전 계획이 다 잡혀있고 내년 전시를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3년간 윤 대표는 자신만의 안목으로 큐레이팅을 해왔다. 갤러리 아리오소는 3층에 자리 잡고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기 쉽지 않았지만 찾아오는 분들이 제법 된다고.

 "울산에서 보기 힘든 작품이나 꼭 보여드리고 싶은 작가들의 작품을 선택했어요. 특색이 있어서 그런지 입소문 타고 찾아오시는 분들이나 전시마다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요"라며 웃었다. 혹자는 갤러리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큐레이팅이라 했다. 그만큼 큐레이팅을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녀는 큐레이팅을 하면서 초대하고 싶은 작가들의 작품을 초대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다고 했다. 

 "사람과의 소통에서 진심이 묻어나도록 예의를 지키면 대부분 작가의 초대전을 열 수 있었어요. 또 울산에서 전시 경험이 없으신 작가분들은 작품을 보여주고 싶어 하세요" 작품을 다른 지역에 보여줄 수 있는 것조차 그들에겐 즐거움이라고 전했다. 갤러리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시는 것 같다하자 "관람객 눈높이에 맞는 갤러리가 되려면 항상 노력 해야 해요"라는 당찬 대답이 들려왔다. 그녀의 직업의식이 지금의 아리오소를 만들었다.
 
# 작가·관람객과 소통으로 비전공자 한계 극복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좋은 전시를 위해 매일 고민할 때 전공자가 아니므로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었다고. 한계를 극복하는 법에 대해 묻자 "열등감 때문에 힘들 때마다 누군가가 말해준 '열등감에 넘어지지 않으면 저력이 된다'라는 말을 마음에 담았다"고 했다. 그녀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열등감'이라는 아픈 말을 저력으로 되갚았다.

 

   열등감이었던 비전공자의 한계는 "오히려 비전공자라서 과감하게 틀에 얽매이지 않고 초대전을 열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해석했다. 부족했기 때문에 작품들을 관람하고 작가들의 삶을 알아보았다. 작품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남들보다 한 발 더 뛰었다. 윤 대표는 무엇을 하든 집요하게 파고드는 생각으로 용기를 얻었다. 갤러리 경영에 열정적인 이유에 대해 "언제고 힘들지만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일을 운명처럼 만났기 때문이라"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윤 대표가 관람객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잠시 접어두었던 꿈, 다시 꺼내
윤 대표는 4년 차에 접어들면서 큰 갤러리같이 전문적인 작품전시를 위해 기획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그녀는 갤러리 아리오소만의 특색 있는 전시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듯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잠시 접어두었던 작가의 꿈을 다시 꾸려고 한다. 윤 대표는 "마음을 좇아 예상치 않게 시작했던 갤러리 경영처럼 또 운명처럼 작가로 서기 위한 경험을 쌓는 중"이라고 또 다른 꿈을 드러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계획할 때면 "인생은 날아오르는 것이며, 솟구치는 것이며, 마음을 좇는 것이며, 새로운 차원과 공간을 모색하는 것이라 표현하신 고 구본형 스승님을 생각해요" 그녀가 지치지 않는 꿈을 꿀 수 있었던 건 마음 속에 있는 든든한 후원자 덕분이 아닐까. 그녀는 오늘도 또 다른 꿈을 꾸는 중이다.
 
# 직접 시작해봐야 운명인지 알 수 있어
이제 막 시작하는 청춘들에게 "젊은 정신을 가지고 원대한 꿈을 꾸며 자신의 현재에 맞는 꿈을 꾸면 되는 것 같아요"라고 전하며 활짝 웃었다. 큰 꿈을 꾸고 자신의 상황에 맞춰 해나가면 조금씩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더라는 그녀의 말이다. 

    언제고 도전할 수 있는 일을 운명처럼 만나기 위해선 마음이 동하는 대로 가서 일단 해보는 것을 추천했다. 그녀는 단 한치 망설임도 없이 "직접 해보면 운명인지 아닌지 알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시작하지도 않고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또 문화·예술을 하려는 젊은 청년들이 여러 가지 상황에 얽매여 하고 싶은 것들을 아껴두며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넌지시 전했다.  신유진기자 ussuj@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