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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형원 전문의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평소 지켜줘야 할 생화습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사람들이 호소하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병이 증가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어지럼증'이다. 이 증상은 살면서 누가나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어지럼증은 일반적으로 '아찔하다', '빙빙돈다', '어지럽다'는 표현과 현기증, 현훈증과 혼용되고 있다. 어지럼증은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며 생명에도 위협을 준다. 어지럼증의 증세와 치료에 대해 동강병원 신경과 전형원 전문의에게 들어봤다.

# 이유 없는 어지럼증, 병적 어지럼 의심
어지럼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살면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생리적 어지럼증'과 '병적인 어지럼증'이다.
 사람들은 높은 고층 건물 위에서 아래를 쳐다보거나, 빙빙 도는 놀이기구나 자동차를 타고 멀미를 할 때 어지럼증을 느낀다고 말하고,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을 쓴 경우에도 어지럽다고 표현한다. 이 같은 증상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으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앉아있거나 길을 걷던 중에, 잠자리에서 자고 일어날 때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자기 어지러움이 느껴지고, 속이 울렁거리며 구토증상까지 동반된다면 병적인 어지럼증을 의심해야 한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중심을 잡을 수 없고, 물체가 두 개로 보일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몸의 균형을 유지할 때 눈으로 사물을 인지하는 시각과 자세로 변화를 인지하는 고유수용성 감각, 머리의 위치와 기울임을 인지하는 전정기관을 이용한다.


 그 중 전정기관의 문제로 인한 것을 전정성 어지럼증, 그 외의 것을 비전정성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비전정성 어지럼증은 기립성 저혈압, 심장의 원인으로 인한 뇌 혈류 부족, 편두통, 과호흡 증후군, 공황장애, 심인성 어지럼증,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을 포함한 각종 신경병증으로 인한 것 등이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기립시에 일시적인 뇌 혈류의 불균형으로 인해 쓰러질 것 같은 아찔한 증상이 생기는 것으로, 심한 경우에는 실신에 이르기도 한다. 이는 기립경사도 검사를 통해 간단히 진단 할 수 있다.
 전형원 전문의는 "어지럼증이나 실신하는 증세가 앉아 있을 때 발생한다면 심장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신경병증은 신경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석증이 어지럼증 유발할 수 있어
병적인 어지럼증은 일반적으로 전정성 어지럼증을 칭한다. 마치 팽이가 돌듯이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 증세가 특징인데, 이는 다시 말초성 어지럼증과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말초성 어지럼증 중 대표적인 것이 이석증이다. 사람들이 흔히 달팽이관의 이상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이석증의 정확한 표현은 양성 돌발성 자세성 현훈이다.
 우리의 귀는 외이, 중이, 내이로 나뉜다. 그 중 가장 안쪽에 위치하는 내이의 구성요소인 세반고리관 내부에 칼슘 덩어리로 이루어진 것이 이석인데, 이것이 잘못 들어가게 되어 생기는 병이 이석증이다. 정상적인 이석은 내이의 구성요소 중의 하나인 난형낭 속의 평형을 감지하는 평형반 위에 있어야 한다. 이것이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로 제 위치를 벗어나 세반고리관으로 빠져나가게 되면 양성 돌발성 자세성 현훈이 생긴다.


 전형원 전문의는 "양성 자세성 돌발성 현훈이 발생하게 되면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이 있을 때는 증상이 없으나, 고개를 돌리거나, 자리에 눕거나, 일어날 때, 돌아 누울 때처럼 자세를 변화시켰을 때, 세반고리관의 이석 조각이 움직이게 되고 이에 의한 자극으로 세상이 급격하게 도는 듯한 어지럼증과 구토를 동반하게 된다"며 "양성 돌발성 자세성 현훈은 유발검사를 통해 어지러운 증상의 재현이 가능하므로 병력 및 유발검사를 통해 이를 진단하게 되고, 진단과 동시에 이석 정복술 또는 이석 유리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진단은 비디오 안구 운동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필요 없는 여러 가지 검사를 하게 되고, 복용할 필요가 없는 약물을 복용하면서 치료가 되지 않고 환자는 고생만 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밖에 말초성 어지럼증은 전정 신경염, 메니에르 병 등이 대표적이며 정확한 병력 청취와 검사를 통해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
 
# 중추성 어지럼증은 의사 진단 필요
중추성 어지럼증은 뇌에 원인이 있어 발생한다. 평형감각은 말초전정 기관 및 전정 신경을 거쳐 뇌간의 전정신경절, 소뇌 및 대뇌까지 전달된다. 이러한 신호가 통합돼 우리 몸의 균형을 유지하게 되는데, 전정신경 이후의 뇌간이나, 소뇌, 대뇌 등에 문제가 있을 때 생기는 병적인 어지럼증을 중추성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중추성 어지럼증의 원인으로 뇌졸중(뇌경색, 뇌출혈), 추골기저동맥부전, 뇌종양, 다발성 경화증, 각종 신경계 퇴행성 질환, 신경계 감염성 질환, 대사성 질환 등이 있다.


 이러한 중추성 원인이 의심될 경우에는 혈관 촬영을 포함한 MRI나 CT 촬영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중추성 어지럼증을 말초성 어지럼증으로 오인해 치료하지 않을 경우에는 매우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며 심지어 목숨이 위험 할 수도 있다. 때문에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의 적절한 신경학적 검진이 요구된다.
 어지럼증은 원인도 다양하고 검사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적절한 병력 청취 및 신경학적 검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각종 검사를 남발할 수가 있고,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하고 병을 키울 수도 있다.
 어지럼증이 발생했을 때 민간요법이나 잘못된 지식으로 병을 키우거나, 의료 쇼핑을 할 것이 아니라 신경과 전문의의 적절한 진료와 적절한 검사를 통해 다양한 원인에 의한 어지럼증 중 어느 것에 속하는지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그에 따른 치료를 한다면, 쉽게 어지럼증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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