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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6311표, 전체 투표수의 65.42%.
 민선 6기 울산호를 이끌 김기현 시장 당선인의 성적표다. 이는 낙선한 두 후보의 표를 합한 것보다 많은 일방적인 승리였다. 역대 민선시장 선거 최고의 득표율에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울산에서 얻은 득표율보다 높은 것이다. 이런 결과는 김 당선인에게는 고무적이다. 이처럼 시민들이 김 당선자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함의(含意)는 무엇일까?

 김 당선인이 일성으로 밝혔듯이 이제는 '울산 개조론'이 나와야 한다. 대통령도 '국가 개조'라는 아젠다를 내걸었다. 공업화에만 매달려 온 울산의 지난 반세기에 대한 공과를 검토하고 새로운 비전이 필요한 시기다.

 울산 개조론의 키워드는 무엇으로 할지 취임식을 기다리며 몇가지 주문을 전하고자 한다.
 우선 당선인은 취임 전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당선인 주변의 해바라기들보다는 표가 적게 나온 지역, 반대표가 많았던 지역부터 먼저 찾아가 민심과 대화합을 이끌어야 한다. 울산시장은 울산시민 모두의 시장이지 지지자들만의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선거에 내걸었던 공약은 전문가와 시민 그룹과 함께 다시 점검하는게 좋다. 수정·보류할 것이 있는지 구분해 시민에게 솔직한 시장이 되어야 한다. 취임 이후에도 설익은 정책을 쉬이 발표하지 말아야 한다. 대변인제를 둬 언론에 정례 브리핑을 하면 좋다. 그동안 홍보비란 미명하에 지역 언론을 순치하고 입막음해 온 것은 '돈'이었다. 이 돈이 얼마나 효과있는지 적절한 예산인지 등을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

 셋째 인의 장막을 용인해서는 안된다. 시장 곁에는 맹목적 충성인보다 껄끄러운 의견을 내는 사람을 가까이 하는게 좋다. 이는 춘추시대 초기의 정치가 관중에게서 배워야 한다. 그는 제나라 환공을 도와 춘추시대의 가장 막강한 맹주로 만들었던 인물이다.

 "창고가 가득 찬 뒤에야 예절을 안다"는 말로 경제를 기초로 해야 한다면서도 "예의염치가 널리 퍼지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라는 말로 도덕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재상감을 묻는 환공에게 "아들을 죽여 임금을 모시는 것과 부모를 등지고 임금을 모시는 것, 상식을 넘어서는 언행을 하는 사람은 아무리 충신이라도 믿어선 안된다"고 했다. 맹목적인 충성파를 절대 가까이 두지 말라는 충고다.

 어찌보면 리더십은 단순화의 기량이다. 수많은 과제를 간단하게 정리하라는 말이다. 그래야 혼란이 단순화된다. 일은 경중과 선후를 나누고 울산 개조론은 누구나 알기 쉽게 핵심을 정리해줘야 한다. 관피아나 규제는 공직자들의 큰 무기다. 자신들에게 필요하니 양산해 왔다. 울산에도 관피아와 규제는 혁파의 대상이다. 그러나 개혁은 정말 힘들다. 공직자는 한편은 퇴출 대상이지만 한편은 성공적인 시정을 위한 긴밀한 협력자이다. 적과 동지, 유능과 무능, 성실과 태만을 구분해야 한다. 이 정도만 해도 훌륭한 리더가 된다.

 인맥 패러다임도 바꿔야 할 때다. 멀리 있던 자는 끌어당기고, 가까운 곳에 늘 붙어 있던 자들은 떼어내야 한다. 수많은 위원회와 단체, 각종 조직과 기구에 붙박이로 있는 자들도 많다. 세월이 바뀌어도 그들은 변하지 않는다. 인물 부재론이니 원로니 하는 허명으로 치장한다. 울산을 위한 진정한 봉사나 열정, 헌신과는 거리가 많다. 그들은 스스로 사양할 줄도 모른다. 겸양이라곤 없다. 공직자들은 그들이 편하다.

 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이란 말이 있다. 사자의 위세는 실로 대단하지만 제 몸 속에 저절로 생긴 벌레들은 그 시체를 깨끗이 먹어 치운다. 지방자치도 마찬가지다. 적은 내부에 있다고 한다. '중앙'의 인맥을 활용해 더 많이 가져 오겠다는 것에 앞서 '울산' 내부의 썩은 부분부터 도려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참다운 지방자치의 시작이자 울산 개조론의 첫 단추이다.

 시민들은 새로운 울산을 만들 적임자로 김기현을 선택했다. 김기현의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고 안정 속에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가길 희망한 것이다.
 시민 각자가 바라는 시장의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모두의 바람은 하나다. 울산과 울산시민을 위해 헌신해 달라는 얘기다. 김기현 시장 시대가 열렸고 시민들의 눈과 귀는 그를 향하고 있다. 민선 6기 울산호의 출범을 앞두고 '울산 미래 비전'이 무엇인지, '울산 개조론'이 어떻게 실현될지. 그의 '리더십'에 관심과 기대를 가질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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