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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이면 개점 1주년을 맞는 울산진산면세점 강석구 대표는 "울산에서 면세점이 잘 된다는 것은 결국 관광산업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또 "산업기술박물관과 연계해 울산지역의 기업을 활용한 산업관광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울산지역 산업관광 자원화'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유은경기자 usyek@

관점을 달리하면 보이지 않던 것이 모습을 드러낸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울산은 공장과 기업이 즐비한 산업도시다. 그러나 눈 밝은 이들에게 울산은 아직 제 빛을 발하지 못한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산업시설을 기반으로 한 산업관광, 반구대 암각화를 비롯한 문화유적, 영남알프스라는 산악관광까지. 관광도시로서의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는 지역이란 얘기다. 하지만 관광도시로 나아가기에 산업도시라는 '인식의 벽'은 여전히 높다. 
    그런 점에서 일년 전 관광도시로서 가능성을 최전선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 면세점이란 모험을 강행한 강석구 울산진산면세점 대표의 행보는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오는 28일이면 개점 1주년을 맞는 울산진산면세점에서 강 대표를 만났다. 그로부터 '울산 최초'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운영'이라는 수식어 이면에 일년 동안의 성과와 한계, 포부를 들어봤다.

선용품 수출업체 경영 노하우 적극 접목
대기업 아닌 '중소기업 면세점'사업 진출

울산, 글로벌 관광도시 저력 충분히 갖춰
지역기업 적극 활용 산업관광 활성화 필요

# 도심 위치 울산유일 면세점
"1년 동안 사업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한 결과, 지난해 비슷한 시점에 개점한 7개 중소기업 면세점 가운데, 매출 실적이나 영업 이익, 경영 성과 등에서 최고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최소 3년 이내에 손익분기점을 통과해, 명실공히 전국 1위 면세점이 될 수 있도록 달려가겠습니다. 울산에서 면세점이 잘 된다는 것은 결국 관광산업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인 만큼,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강석구 대표는 설레는 모습이었다. 면세점 개점 1주년을 앞둔 덕분이리라. 관세청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지난해 시·도별 면세사업자로 선정한 업체 가운데 하나인 울산진산면세점. 중구 학산동에 자리한 진산면세점의 매장 규모는 2층 648㎡, 3층 648㎡ 합해 총 1,296㎡. 2층 매장에는 외국물품매장 336㎡· 국산품매장 247㎡·부대시설 65㎡로 구성됐다. 3층 매장은 보세창고 96㎡, 사무실 및 전산실 65㎡, 휴게카페 88㎡, 포토존 야외데크 등 399㎡이다. 판매 품목은 95개 브랜드 3,615개의 아이템을 갖추고 있다.

 "현재하고 있는 사업의 미래성장 동력 발굴 차원에서 면세점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조선업이 중국으로의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처럼, 선용품 시장도 서서히 중국산 선용품으로 옮겨가는 추세입니다. 이 같은 사업의 흐름과 함께 선용품 시장의 한계를 체감하면서, 사업영역 확장과 다각화 차원에서 면세점을 회사의 가용재원 범위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지요."

 강 대표는 면세점에 앞서 1990년부터 선박용품·엔진부품·선식품 같은 선용품을 세계 30개국 150여 선박회사에 수출하는 수출전문 무역상사 '진산선무㈜'를 경영해 오고 있다. 이 회사는 매출 실적이 3,000만 달러에 이르는 성장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업계로부터 평가받고 있다.

 그가 새로운 수익 창출 분야로 면세점 사업을 선택한 배경도 울산항 내 입항하는 선박에 대한 선용품 공급이라는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타 분야보다 진출이 용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현재 진산면세점 전체 매출의 10% 정도가 울산항 입항 무역선이 차지하고 있다. 울산항이나 온산항에 입항하는 선박에 면세품을 판매한 경험과 거래처 확보가  매출의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 "지역기업의 산업관광 참여 유도 바람직"
물론 기존 거래 기반에 만족해서는 면세점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울산농협·경남은행과 업무협약을 하고 BC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다양한 카드사와 업무 제휴해 고객의 편의를 도모했다. 또 대기업 면세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아이템별로 가격을 공개한 홍보책도 발간했다.

 "발·손품을 판 홍보·영업활동 덕분에 개점 초기보다 매출이 2배 정도 성장했습니다. 도심에 유치한 울산 유일의 면세점으로 접근성이라는 시민편의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건 결과로 판단합니다. 다만 면세점 위치에 대한 아쉬움을 많은 고객들이 지적하고 있어서 고민 중입니다. 울산관광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5년 뒤쯤 자가 건물을 확보해 규모를 확장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 "3년 안에 전국 1위 목표 최선"
진산면세점이 자리잡기 위해선 산업관광, 컨벤션센터, 산업박물관, 동북아 오일허브 같은 지역 사회 주요 현안 및 사업이 제 궤도에 올라야 가능하다. 진산면세점의 명운이 울산의 관광도시로 성공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래서일까. 강 대표가 제안한 '울산지역 산업관광 자원화'라는 아이디어가 참신했다. 그는 "산업기술박물관과 연계해 울산지역의 기업을 활용한 산업관광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R&D 지원처럼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의 산업관광 참여를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판단이 서면 누가 뭐라든 해내는 성격이다. 과감한 추진력과 배짱은 그를 성공한 사업가로 만들었다. 또 정치인으로, 행정가로도 살게 했다. 그의 말대로 '배의 존재 이유가 항구 정박이 아닌 거친 파도가 치는 바다로의 항해'에 있음을 몇차례의 변신으로 보여준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가 1990년 창업에 도전한 뒤 1998년 정치권에 입문해 8년 동안 정치인으로, 내친 김에 2006년 북구청장이라는 행정가로 변신했던 그.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면세점'에 도전장을 내민 강석구의 네번째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그의 명운이 울산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와 운명을 함께 한다는 점이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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