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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영표 KBS 해설위원의 '족집게 예측'이 화제다. 그는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의 경기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해 '이작두', '초롱도사' 등의 별명과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예측은 우리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모든 예측이 이 해설위원처럼 높은 적중력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빗나간 기상청 예보에 화를 내고, 경제위기를 예견하지 못한 전문가들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간 '신호와 소음'을 쓴 네이트 실버는 2012년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하게 맞혀 화제를 모은 통계학자다. '예측의 천재'라고 불리는 그는 메이저리그 선수의 성적을 예측하는 시스템 '페코타'를 개발하고, 통계확률기법을 카지노에 적용해 수십만 달러를 따기도 했다.
 실버는 '빅 데이터'라는 말처럼 매일 엄청난 정보가 생성되고 있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더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또 계속 변화하는 체계 탓에 최고의 과학자들도 예측에 실패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결국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을 담은 '신호'와 의미 없는 '소음'을 구별하는 것이 정확한 예측의 시작이다.


 책은 정치, 경제, 스포츠, 기후, 전쟁, 도박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예측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금융위기를 둘러싼 예측은 실패하지만 야구경기에선 예측이 잘 들어맞는 이유를 살펴본다. 또 접근 방법론에 따라 예측의 성공과 실패가 갈리는 정치분야를 둘러보며 예측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실버가 신호와 소음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는 바로 통계학의 '베이즈 정리'(Bayes's Theorem)다. 베이즈 정리는 사전 확률을 도출한 뒤 새 정보가 나오면 가장 가능성 있는 것을 골라 적용해 사후 확률을 개선해 나가는 방법이다. 그는 체스, 포커 등 정확한 규칙에 따른 게임에서 베이즈 정리의 예측 기술을 검증하고, 이를 지구온난화, 테러, 금융시장의 거품문제 등으로 확대해 나간다.
 수많은 예측은 실패하지만 왜 몇몇 예측은 들어맞을까. 책은 풍부한 사례와 함께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적절한 대답을 해준다.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는 '겸손함'과 예측할 수 있는 것을 예측하는 '용기' 그리고 그 차이를 아는 '지혜'가 훌륭한 예측가에게 필요한 자질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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