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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가 쓴 '변신이야기'는 고대 서양의 인식체계를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책이다.
 상징적인 거처인 올림포스에서의 의젓한 모습은 인간세계에서는 볼 수 없다. 신의 모습 그대로 나타날 수 없어 무언가로 변신을 한다. 그로 인해 인간은 당혹스런 일들을 겪는다. 그래서 인간에게 신이라는 존재는 반가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럼, 그리스 신화 속에서 변화의 신이 존재했을까?


 변화와 변신은 모든 신들의 속성이며 변화는 신들의 중요한 본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유독 변신을 많이 한 신이 있다. 신들의 제왕, 제우스가 바로 변신의 귀재였다. 제우스가 변신을 통해 온갖 애욕의 사건을 만들어 내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다나에, 그녀 역시 황금소나기로 변신한 제우스에 흠뻑 젖어 아이를 갖게 된다. 그녀의 아들이 메두사를 죽인 영웅, 페르세우스이다. 신, 제우스는 한 여인의 운명을 바꾸고 자식들 역시 영웅의 인생을 살면서 무수한 모험을 감내하게 한다.


 주피터(제우스)를 상징하는 쏟아지는 황금줄기를 받아들이려고 도사리고 있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다나에'.
 클림트는 이 그림으로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클림트의 회화에서 에로스의 역할은 그의 전 작품에 걸쳐 반복되는 주제였지만 '다나에'에서 더욱 확실하게 다루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적 환상을 표현하기 위해 신화의 주제를 즐겼던 클림트에게 '다나에'처럼 적당한 소재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형식적인 관점에서도 매우 독창적이고, 면밀하고 사실적으로 다루었다. 그리고 기하학적 요소를 배제한 모습도 주목할 부분이다. 또 풍부하게 사용된 금빛은 1907년, 1908년 그의 작품의 특징이기도하다.
 다나에의 움직일 수 없는 감금된 상황은 정사각의 화면으로 더욱 강조해 변화는 익숙한 것을 파괴하고 환경과 조건의 변화가 새로운 삶을 우리에게 강요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듯하다. 결국 변신이란 주어진 변화에 적응하여 나를 바꾸어가는 진화의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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