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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두 달여 앞둔 다가오는 새해에는 어떤 최신 동향들이 우리 사회를 이끌게 될까.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센터장 김난도)는 내년의 소비행위를 규정할 핵심 단어로 잠이 오지 않을 때 양을 세는 관습을 뜻하는 '양 세기'(COUNT SHEEP)를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결정장애 시대를 맞아 소비에서도 뚜렷한 선호를 보이거나 빠른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밀고 당기기' 현상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로 잘 알려진 김난도 서울대 교수(소비자아동학)는 대학 내에 소비트렌드분석센터를 설립해 2008년부터 매해 말 새해의 소비트렌드를 분석해 발표하고, 분석 내용을 담은 '트렌드 코리아'를 출간해왔다.
 김 교수는 "보통 잠이 오지 않을 때 양을 세는 습관에서 유래한 이 키워드는 '양 떼'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처럼 안온하면서 소소한 소비자들의 일상을 전하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전체에 결정장애로부터 기인한 '썸' 현상이 더욱 대중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센터는 키워드 '양 세기'를 주제로 하위 10대 소비트렌드를 제시했다. △햄릿증후군(Can't make up my mind) △감각의 향연(Orchestra of all the senses) △옴니채널 전쟁(Ultimate 'omni-channel' wars) △증거중독(Now, show me the evidence) △꼬리, 몸통을 흔들다(Tail wagging the dog) △일상을 자랑질하다(Showing off everyday, in a classy way) △치고 빠지기(Hit and run) △사치의 끝, 평범(End of luxury: just normal) △우리 할머니가 달라졌어요(Elegant 'urban-granny') △숨은 골목 찾기(Playing in hidden alleys) 등이다.
 언뜻 장황해 보이는 이들 주제어는 '결정장애' 세태를 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친구인 듯 연인인 듯 알쏭달쏭한 남녀 관계를 뜻하는 은어 '썸타다'에 내재하는 심리가 소비문화 또한 주도하리란 것이다. '햄릿증후군'과 소비 선택의 '밀고 당기기' 심리를 반영한 '치고 빠지기' 등이 직접적으로 이와 관련된다고 센터 측은 밝혔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송채널 등을 통한 소비문화 주도권 경쟁, 평범함 속에서 차별화를 추구하는 소비행태 변화, 새로운 소비주도층으로 등장한 '할머니' 집단, 서울 '서촌'과 부산 '이바구길' 등 골목의 재발견을 주목할 추세로 꼽았다.
 센터는 한편 올해의 10대 트렌드 상품으로 △꽃보다 시리즈 △명량 △빙수 전문점 △스냅백(힙합풍의 모자) △에어쿠션 화장품 △의리 △콜라보레이션(가요 부문 협업) △타요버스 △탄산수 △해외직구(직접 구입)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올 한 해 동안 소비자의 욕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센터 측은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지난 2012년까지 발표하고 중단한 '올해의 히트상품'을 잇기 위한 취지"라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의 기간 동안 주·객관적 평가를 거쳐 기존 발표와의 연속성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번 신간은 센터가 이같은 발표 내용을 종합해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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