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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진 전문의는 "각종 술자리 모임이 많아지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며 "술을 마신 뒤 적어도 2~3일은 알코올 섭취를 하지 않아야 신체의 기능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동창회, 망년회 등 각종 술자리도 많아진다. 하지만 모임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술(알코올)을 마냥 즐길 수만은 없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간질환 때문이다.


술로 인해 간 손상이 발생해 뚜렷한 증상없이 다가오는 간질환은 국민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간은 우리 몸에 들어온 다양한 물질들을 흡수, 대사,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과도한 알코올은 간세포에 지방을 축적시키고 알코올의 대사산물은 간세포를 손상시키게 된다.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될 시간이 없고 체내의 영양 부족 상태를 초래해 간질환으로 진행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연간 1인당 8.9ℓ의 알코올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알코올 양을 소주(20도, 360ml)로 따지면 123.6병, 캔맥주(5도, 500ml)로 계산하면 356캔에 해당하는 많은 양이다.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250만 명 가량이 음주로 인해 사망하는 데, 이는 모든 사망 원인의 약 4%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알코올 간질환은 알코올에 의한 사망의 25%를 차지해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간단한 식사로 회식을 대신하거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에 나서는 등 연말 풍경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부어라 마셔라'를 강요하는 술자리에 참석하고 있다. 이렇게 과음하고 나면 두통·구토·속쓰림 등 후유증이 나타나고 활기차야 할 새해를 질환과 함께 시작할 수 있다. 이에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송희진 전문의로부터 술로 유발될 수 있는 간질환의 유형 및 원인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본다.

 


# 체중에 따른 적절한 알코올 섭취량
우리나라 성인의 음주량은 OECD 국가 중 러시아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1년간 소주 81병 + 맥주 86병 +기타 주류의 양이다. 보통 술 잔 한 잔 은 12g의 알코올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알코올 함량 20%의 소주 한 잔 70ml, 알코올 함량 14%인 와인 한 잔 110ml, 알코올 함량 40%의 위스키 한 잔 35ml, 알코올 함량 4-5%인 맥주 한 잔 360m과 같은 양이다.
 또 70Kg의 남자가 술 한잔을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15 ~ 0.020% 증가하며, 이 농도는 한 시간이내에 체내에서 대사될 수 있다.
 특히 우리 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소주에 포함된 알코올 함량 15-30%는 체내 흡수율이 가장 빠르다. 여자가 남자와 비교시 체내의 수분 비율이 낮아서 같은 양의 알코올에 대해 남자보다 약 1.3배의 높은 체내 농도를 나타낸다. 술을 마신 후 약 30-90분 사이에 체내 농도는 최고조에 이르나, 공복시에는 술의 흡수가 빠르며, 음식을 함께 먹을 때 흡수가 느리다. 남자들의 경우 음주를 하나 건강을 해치지 않는 최대 알코올 양은 몸무게 1kg 당 0.7g이다. 약 60kg의 남자가 최대한 건강을 해지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알코올 양은 60 X 0.7=42g 이다.
 술의 종류에 관계없이 자신의 체중에 따라 그 양이 변하며, 남자는 하루에 4잔, 여자는 하루에 3잔을 넘게 마시면 안 된다.

 

# 알코올성 간질환 발생기전 및 예후
서구, 남미, 북미에서의 간질환 중 가장 많은 형태가 알코올성 간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 B형 간염을 제외하고는 알코올성 간질환,  C형 간염이 각각 20%를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생에 필요한 술의 소비량은 상한선이 있으며, 이를 초과할 때 간에 조직학적, 생화학적 변화가 나타난다.
 상한선을 넘긴 알코올 소모량은 간질환의 중증도와 완전히 비례하지 않는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생 기전에는 술 소비량, 유전적 요소, 성별, 영양상태, 비만, 간염 바이러스 등의 중복 감염 등이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임상 진단은 충분한 음주병력을 가진 환자에서 간기능 검사의 이상 소견, 알코올 이외의 간 질환을 초래 할 수 있는 원인의 배제(바이러스성, 지방간, 독성 간염, 자가 면역 간염 등), 질환의 신체 징후, 금주 후 임상 소견의 호전, 만성 음주를 반영하는 생화학적 지표 등으로 알  수 있다. 최소 음주량은 하루에 140~160g, 음주 기간은 1~5년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과 숙주 요인이 질환의 발생에 중요하다.
 과다 음주자의 거의 모두가 지방간의 소견을 받으나 이 중 10~35%가 알코올성 간염을 경험하며, 8~20%가 간경변으로 진행하게 된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간손상에 대한 것보다는 다른 장기의 손상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초반에는 간경변과의 구분이 어려울 때도 있다. 식욕 부진, 체중 감소, 구역과 구토, 권태감, 황달 등을 경험하며, 고열이 과반수에서 나타난다. 초기의 혈액학적 소견으로는 혈청 AST가 약간의 상승을 보이는 것 이외에는 정상 소견을 보이며, 진행된 알코올성 간질환에서는 고빌리루빈혈증, ALP의 증가가 자주 보이며, AST/ALT 의 수치가 2 보다 크게 나타난다. AST가 500 IU/L이상인 경우 다른 원인도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 급·만성 위장관 출혈, 엽산, 비타민 B12의 결핍, 알코올의 직접적인 골수기능억제, 비장기능항진증 등이 관찰되며, 요산, 중성 지방의 증가, 혈당, 마그네슘, 인은 감소하는 소견이 관찰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합병증이 없는 한 예후가 좋다. 많은 양의 폭주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나, 음주를 중단하면, 빠르고 완전한 회복이 온다.
 그러나 이것이 반복되면 비가역적 및 진행성 간손상이 오게 된다. 금주와 동시에 빠른 치료가 장기적인 예후에 중요하며,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송희진 전문의는 "각종 술자리 모임이 많아지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며 "술을 마신 뒤 적어도 2~3일은 알코올 섭취를 하지 않아야 신체의 기능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리=이동욱기자 usldu@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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