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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는 파열의 위험이 있는 대동맥류를 터지지 않게 하는 것인데, 병이 발생한 낡은 대동맥류를 잘라내고 새로운 혈관으로 대체해 주는 방법과 혈관내부에 혈관벽을 보강할 수 있는 물체를 삽입하는 방법이 있다.

최근 들어 '뱃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복부 대동맥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복부 대동맥류는 파열되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는 특성 때문에 정기 건강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파열되면 50% 정도만이 생존 상태로 병원에 도착하며, 수술을 받더라도 사망률이 30%에서 많게는 9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인체 내의 여러 장기가 각자의 위치에서, 적당한 크기를 가진 채 여러가지 역할을 수행하 듯 복부 대동맥도 쉴새없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기관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제 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크기, 모양 또는 부피가 달라진다면 몸에 이상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복부 대동맥도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부터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수가 있다. 그러나 복부 대동맥은 너무도 고요하다.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까지 자각 증상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약간의 자각 증상을 느끼고 곧 가라앉겠지하고 생각한다면 아주 위험하다. 얇아진 혈관이 터져버리면 병원으로 실려오기도 전에 목숨을 잃는 사례가 허다하다. 이렇듯 무서운 질환이 복부 대동맥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복부 대동맥류 질환을 앓는 사람의 수는 현재 증가 추세다. 지난 2003년 1,086명이던 복부 대동맥 환자는 2009년 3,162명으로 늘어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배 이상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복부 대동맥류는 80% 정도가 다른 질환으로 검사를 받다가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부대동맥류는 특이증상을 내세우기는 힘들지만, 일상생활 중 이 질환을 의심해볼만 것들은 몇 가지가 있다. 배꼽 주위에서 맥박이 만져지는 혹이 있거나, 계속해서 복부에 불편함이 느껴지는 경우. 드물게 명치 주위에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 오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아무 자각 증상없이 다가오는 질환인 복부대동맥류의 증상과 치료법, 예방 등에 대해 울산대학교병원 외과 박상준 교수에게 들어본다.

심장 압력에 노후 혈관 파열 극심한 복통·요통 유발
파열 되면 병원 도착하기 전 절반 이상이 이미 숨져
연령대 높은 고혈압·당뇨·고지혈·흡연자 특히 주의
금연·저염식·저지방·유산소 운동 등 예방만이 최선


 우리 몸에는 심장에서부터 온몸으로 피를 운반해 주는 동맥이라는 혈관이 있다. 대동맥이라는 것은 동맥 중 제일 굵은 혈관이라는 뜻으로 심장에서 뿜어진 피를 제일 처음으로 운반해 주는 동맥이다.
 대동맥은 가슴에서 나와 가슴 및 배 안의 장기에 피를 공급해주는 여러 가지를 가지고 있고 배를 향해 내려가다가 배꼽 부근에서 양쪽 다리에 피를 공급하기 위해 둘로 갈라지는데, 이렇게 둘로 갈라지기 직전까지의 동맥을 대동맥이라고 부른다. 이 대동맥이 어떤 이유로든 늘어나서 부풀어 오르는 병을 대동맥류라고 하고, 그 가운데 배 안의 대동맥이 부풀어 오른 것을 복부 대동맥류라고 부른다. 류(瘤)라는 것은 꽈리모양의 혹을 말하는 한자다.
 
# 증상과 진단
대동맥은 우리 몸의 뒤쪽에 위치해 있다. 우리 몸의 척추를 이루는 등뼈 바로 앞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복부 대동맥류도 우리 배의 가장 안쪽 깊숙한 곳에 있다. 이런 이유로 어지간히 마른 체형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대동맥이 부풀어 오르더라도 아무 표시가 나지 않는다.
 즉,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아주 드물게 복부에 박동성 종괴가 만져지기도 하거나 대동맥에 동반된 혈전증이나 색전증이 다리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대동맥류는 심장에서 뿜어지는 높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파열, 즉 터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극심한 복통 또는 요통(몸의 뒤쪽에 위치하기 때문에)이 발생하고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만약 파열이 진행됐다면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흔하다.
 복부 대동맥류는 복부 초음파나 CT(컴퓨터 단층촬영)를 시행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아무 증상도 없이 이런 검사를 해보는 경우는 없다.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치료한 환자의 대부분도 다른 병으로 검사하다가 우연히 발견된 경우가 많았다.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검진 중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 예방과 고위험군
아주 드물게 선천성 질환으로 이 병이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 복부 대동맥류가 생기는 원인은 혈관벽의 노후에서 비롯된다. 즉, 오래 과도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연령대가 높고 특히 고혈압 환자들은 고위험군이 된다. 이 밖에 동맥경화의 위험인자인 당뇨, 고지혈증, 흡연도 역시 대동맥류의 위험인자가 된다.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반복적인 기침이 결국 복부 대동맥의 압력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이 질환의 위험인자이자 파열의 위험인자이기도 하다.
 다행히 복부 대동맥류는 심근경색, 뇌졸중 등 다른 혈관질환에 비해서는 발생률이 낮은 편이므로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최근 고령화 추세에 맞춰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예방은 일반적인 다른 혈관 질환과 비슷하다. 금연, 혈압조절, 저염식, 저지방식, 적절한 유산소 운동 등을 통해 복부 대동맥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치료는 파열의 위험이 있는 대동맥류를 터지지 않게 하는 것인데,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수술적인 방법으로 병이 발생한 낡은 대동맥류를 잘라내고 새로운 혈관으로 대체해 주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내혈관시술이라는 것으로 혈관내부에 혈관벽을 보강할 수 있는 물체를 삽입, 대동맥류가 터지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이다.
 전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해 온 전통적인 방법으로 확실한 치료효과를 보장하지만, 수술에 따르는 위험이 크고 회복이 느리다. 후자는 최근 시도되고 있는 방법으로 비교적 수술위험이 크지 않으므로 고령이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지만, 모든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복부 대동맥류의 치료는 수술에 따르는 위험과 파열가능성, 환자의 기대여명 및 기저질환 유무 등을 면밀히 검토해 환자에게 가장 알맞은 치료방법을 선택해 줘야 한다.
 정리=이동욱기자 usldu@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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