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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14~2019년 대대적 디플레 대비하라"
 경제예측 전문기구인 미국의 덴트 연구소(Dent Research)의 창업자이자 HS덴트재단의 이사장인 해리 덴트는 1980년대 말 호황을 누리던 일본 경제의 거품(버블)을 예측했다.
 그는 또 1990년대 초에는 3,000 포인트 아래에 머물던 다우지수가 1만 포인트까지 오른다고 전망했다. 당시 경제 상황과 동떨어진 그의 전망에 사람들은 회의적이었지만 그의 전망은 실현됐다.


 덴트는 새 책에서 소비자, 노동자, 투자자가 감소하는 '인구 절벽'기가 온다고 전망하며 미래에 대한 준비를 당부한다.
 '인구 절벽'은 한 세대의 소비가 정점에 오른 뒤 감소해 다음 세대가 소비의 주역으로 출현할 때까지 경제가 둔화하는 것을 뜻한다. 저자는 인구 구조를 가장 훌륭한 경제 선행 지표로 들면서 인구 통계에 따라 세계 각국의 경제를 분석하고 전망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구 통계상 이미 일본과 미국은 소비 정점을 지났고 유럽에서는 2013년 독일을 시작으로 소비 흐름이 절벽에서 떨어지듯 급락하는 소비 절벽이 시작됐으며 이어 영국, 스위스, 오스트리아 순으로 소비 절벽에 도달하게 된다.
 한국은 어떨까. 저자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소비가 정점에 머무르며 고원을 형성하다 일본의 소비가 수십 년간 내림세를 지속한 것처럼 급격하게 위축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국이 2018년 이후 인구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동아시아의 마지막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은 특히 일본의 과거와 현재 상황에 주목한다.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처럼 거대한 인구집단이 소비의 정점을 지난 뒤 인구 규모가 더 작은 세대가 등장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에서다.


 저자는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최근의 양적 완화에 대해 지성적인 판단이 아니라 필사적인 몸부림이라고 비판하며 부채를 점점 늘리는 방식으로는 부채 중독을 치유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책은 앞으로 10년 이내 전 세계 부동산 가격은 거품이 터지면서 급속하게 꺼질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의 미래에 대해서는 중국의 버블이 현대 역사상 가장 심각한 거품이며 거품이 터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한다.
 책에서는 특히 한국 경제에 대해 상당히 자세한 진단과 전망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한국의 호황과 불황, 부동산, 산업화 주기가 일본을 22년 뒤처져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한국은 2014∼2019년 대대적인 디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하고 일본의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본을 후행하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부동산인 만큼 지금이 장기 침체에 앞서 필수적이지 않은 부동산을 괜찮은 가격으로 매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이야기 등 구체적인 조언들이 흥미롭다. 정리=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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