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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사용할 생 양파를 손질해 본 사람들은 대개 눈물을 흘린 기억을 갖고 있다.

 양파 손질을 할 때 수경 혹은 실험실용 고글(안경)을 끼거나 혹은 얇은 투명 비닐로 눈을 가리면 눈물이 쏟아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생 양파와는 달리 양파 요리 혹은 양파를 첨가한 음식들을 먹어보면 눈물도 나지 않을 뿐더러 맛도 달고 향긋하다.

 프랑스 양파 수프, 식욕을 돋우기 위한 양파 링 튀김 등은 아주 맛있는 양파 요리들이다. 식초와 간장에 절인 양파도 입맛을 돋게 하는데는 그만이다. 그렇다면 왜 양파를 만지거나 요리하면 눈물이 나는지 알아보자.

 양파를 다듬을 때 눈물을 흘리게 하는 주요인은 즉석에서 형성된 술폭시드(sulfoxide)라는 화합물이다. 기체로 된 술폭시드 화합물이 눈에 닿고, 점막에 있는 습기에 녹는다.

 그런데 눈의 점막에는 눈을 보호하고 감시를 해주는 다양한 센서 효소가 있다. 술폭시드 화합물은 한 효소와 선택적으로 결합을 한다.

 그 순간 눈이 공격을 받았다고 판단하면서 눈꺼풀을 닫고 동시에 눈물샘을 열어 그 물질을 씻어 내려고 한다. 그래서 눈물이 쏟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화합물은 물에 매우 잘 녹는다. 따라서 흐르는 물로 씻으면서 양파 손질을 하면 눈물 흘리는 것을 어느 정도까지는 예방할 수 있다.

 이처럼 실생활 속에는 많은 과학 상식들이 녹아들어 있다.  지나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에는 과학이 녹아있으니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는 조금 더 지혜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과학에 갖는 작은 관심이 계기가 되어 과학과 친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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