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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운암 계곡의 치마바위.


운문산은 예부터 호거산(虎居山)이라고도 불리며 명산으로서의 모든 조건을 갖춘 산이다. 천문지골을 비롯해 심심이골, 복숭아골, 상운암계곡 등 깊은 골짜기를 품고 있어 한강이남에서 최대의 산군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또한 대사찰인 운문사, 구름위의 암자라 불리는 상운암(上雲庵)을 비롯해 부속암자가 있고, 선녀폭포, 비룡폭포, 무지개폭포, 석골폭포도 이 산자락에 있다. 또한 동의보감에 나오는 허준이 반위에 걸린 스승의 시신을 해부한 곳이 운문산의 얼음굴이라는 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산이기도 하다. 특히 가을철 상운암계곡은 불처럼 타오르는 단풍을 보기위해 많은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기도하다. 운문산은 1983년 12월 운문산군립공원(16.48㎢)으로 지정됐다.


1983년 12월 운문산군립공원 지정
영남알프스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
가을이면 단풍 구경 산꾼들로 북적



# 얼음골 사과직판장서 출발
이번 산행은 석남사를 지나 얼음골 사과 직판장(밀양 남명리)에서 출발해 마을회관-아랫재-운문산을 산행하는 코스로, 하산시 상운암과 밀양 제2얼음골, 석골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등산 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석남사에서 국도 24호선 도로를 따라 석남터널을 지나고 10여분 꾸불꾸불한 도로를 따라 밀양방면으로 가다 보면 얼음골 입구 검문소가 나온다. 이곳에서 밀양방면으로 0.5㎞쯤 더 가면 왼편에 얼음골 사과직판장(중앙마을)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버스를 이용할시 가지산터널을 지나 남명리에서 얼음골방향 도로를 따라 이곳에서 내려야 한다.
 마을 입구(삼양슈퍼)에서 북쪽 마을회관 방향으로 가다보면 아랫재-3.9㎞, 운문산-5.1㎞, 백운산-3.9㎞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회관을 왼쪽으로 돌아 안쪽으로 들어가면 사과밭에는 가을을 알리는 사과들이 탐스럽게 달려 있고, 조금 뒤 인공호흡 방법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이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되는데, 출발지점에서 이곳까지는 20여분 걸린다.


▲ 아랫재에서 바라본 가지산 북릉.
 본격적인 산행은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랫재까지는 완만한 산길과 숲길로 인해 걷기가 편하다. 아랫재까지는 40여분정도 걸린다. 아랫재(720m)에 도착하면 오른쪽은 가지산과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등로이고, 왼쪽은 운문산, 직진하면 참새미가 있는 심심이 계곡으로 이어지는 등로이다. 아랫재에서 삼양마을-2.9㎞, 운문산-1.5㎞, 운문사-7.0㎞, 가지산-3.9㎞이다. 또한 이곳은 종주 산행시 산 꾼들께 비박 장소로 많이 활용되는 곳이기도 한데, 아랫재에서 북쪽으로 0.3㎞ 지점에 사철 마르지 않는 참샘이 있어 물을 보충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아름다운 단풍으로 이름나
왼쪽 운문산방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랫재에서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초입부터 약간의 비탈길로 시작된다. 30여분간 제법 가파른 산길을 제법 빡세게 오르다 보면 왼쪽으로 큰 바위지대를 지나게 된다. 바위 아래에는  두 갈래길이 나누어진다. 오른쪽으로 난 길을 택해야 한다. 이후 길은 외길이고 약간의 가파른 산길과 너덜길을 올라야 한다. 20여분 뒤 바위지대가 끝나는 지점쯤에서 왼쪽으로 전망하기 좋은 바위전망대에 도착한다.
 이곳에선 맞은편의 가지산과 백운산, 천황산과 얼음골, 심심이계곡, 남명리 마을의 아름다운 경관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가야할 운문산 정상은 구름 속에 숨어 있다.

▲ 정구지 바위 아래 비로폭포.
 또한 이곳은 가을 단풍철이 시작되면 누군가 불을 지퍼 놓은 듯 한 형상으로 온산이 만산홍엽(滿山紅葉)을 이루어 탄성을 자아내게 할 만큼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가지산과 운문산의 변화무쌍한 경관에 매료되어 한참을 서성이다가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조금 뒤 작은 정상석이 있는 운문산 안부에 도착하고 운문산 정상은 지척에 있다.
 
# 많은 전설·이야기 간직한 산
운문산 정상에 올라선다. 운문산은 많은 전설과 이야기를 간직한 산이다. 운문산을 기점으로 경상남도와 경상북도가 경계를 이룬다.
 운문산(雲門山)을 호거산(虎距山)이라고 하는데 청도 방면에서 바라보면 산의 형상이 마치 호랑이가 걸터앉아 있는 모양을 하고 있어서 붙어진 이름이라 한다. 또한 밀양 방면에서 바라보면 사방이 바위절벽으로 되어 있어서 '한 바위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전한다.


 정상 표지석은 1996년 7월에 청도산악회에서 헬기를 이용해 세웠다는 데 퍽 인상적이다. 정상석에 표기된 운문산의 높이는 1,188m이나 실제 운문산높이는 해발 1,195m이다. 영남알프스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셈이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뛰어나다. 동쪽으로는 가지산과 백운산이, 서쪽으로는 운문지맥이 범봉과 억산을 따라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천황산(사자봉)과 정승봉이, 북쪽으로는 옹강산과 문복산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상에서 조촐한 점심식사를 하고 운문지맥이 이어지는 서쪽 아래로 내려선다. 6분정도 내려오면 돌탑과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은 상운암을 거쳐 석골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기도 하면서 운문지맥이 이어가는 주능선이다. 즉 딱밭재를 지나 범봉과 팔풍재 억산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상운암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약간의 내리막길로 걷기가 편하다. 10여분 뒤 상운암에 도착한다.
 
 

▲ 상운암 사철마르지 않는 샘.
# 구름위의 암자 '상운암'
상운암은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 운문산 상부에 있는 암자로 영남의 봉정암으로 불릴 만큼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상운암(上雲庵)을 한자로 풀어보면 위-상(上), 구름-운(雲), 암자-암(庵)이다. 즉 구름위의 암자라는 뜻이다.
 해발 1,000m에 자리잡고 있어, 석곡마을에서 상운암에 가려면 오르는데 3시간, 내려오는데 2시간이 걸린다. 상운암은 인간들의 접근을 쉽게 허용하지 않은 암자이기도 하다. 전기도 없고 등산로 말고는 찾아갈 방법이 없는 운문산의 산중에 있는 암자이기에 더욱더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암자 앞 텃밭 마당에는 한반도 지도 모양의 바위가 있다. 이곳에는 놀랍게도 북두칠성이 새겨져 있어 칠성바위라 부르는데, 오래 전 등산객들에 의해 알려졌다.
 부처님을 모시는 관음전은 양철 지붕으로 부처님 한 분만 모셔져 있는데, 평일에는 아무도 이곳을 찾는 사람이 없어 다람쥐와 까마귀만이 외로운 스님의 친구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상운암이 있는 뒷산 주봉- 일출봉(1,107m)을 일명 함화산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옛날에 함화라는 스님이 살았다 해 불린 이름이라고 귀띔을 해주기도 했다. 


 또한 상운암 입구 한 구석에는 사철마르지 않는 샘이 있는데 등산객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 물맛이 좋아 연거푸 몇 잔을 마셔본다.
 상운암에서 스님과 약간의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한 뒤 하산을 서두른다. 상운암에서 석골사까지는 3.6㎞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약간의 가파른 경사길을 조심스레 20여분 정도 내려오다 보면 수많은 돌탑지역을 지나게 되는데 길 아래에는 성스러운 구역으로 출입을 통제한다는 표시가 있다. 돌탑에서 계곡 안쪽으로는 선녀폭포(일명:천상폭포)라 불리는 높이가 20여m나 되는 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선녀폭포는 와폭과 직폭포를 겸한 폭포로 비교적 낙차가 길고 선녀가 놀았다는 전설이 있어서 생긴 이름이라고 전한다. 
 누군가 쌓은 지 알 수 없는 수많은 돌탑들을 뒤로하고 아래로 발길을 돌리면 두 번째 계류를 지나 30여분 뒤 정구지 바위에 도착한다.
 
# 정구지 바위
정구지 바위는 높이가 4~5m, 둘레가 30여m나 되는 타원형모양의 바위로 아래에 넓고 편편한 큰 바위가 있고 그 위에 얹혀있다.
 밀양에 사는 마고할머니가 울산에 사는 딸집에 가다가 이 바위 위에서 잠시 쉬었는데, 잠에서 깨어보니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한다. 마음이 급한 탓에 마고할머니는 머리에 이고 온 정구지(부추)를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두고 간 바람에 이 바위 위에서 정구지가 자라게 됐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다음주에 계속
 산악인·중앙농협 정동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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