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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최윤숙 임상조교수가 내원환자를 상대로 암건강관리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직장인 A씨(49)는 6년 전 위암 수술을 받았다. 건강을 자신하던 그는 위내시경검사에서 우연히 이를 발견했다. 초기에 수술했기 때문에 추가 치료는 필요하지 않았지만, 건강관리에 유념해야한다는 의사의 권유를 들었다. 하지만 암을 초기에 발견하고 말끔히 치료했다는 생각에 A씨는 치료 기간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또 친구들과 모임이나 회식에도 자주 참석하는 등 술자리도 잦았다. A씨는 혹시 암이 재발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완치됐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 암 치료 후 5년이 지나면 보통 완치판정을 받는다. 그러나 이는 동일한 질환으로 병원에 계속 방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 병에 걸리기 전과 똑같이 지내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오히려 보다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통해 암의 재발, 원래 발생한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 암이 다시 발생하는 2차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암생존자에게 새로운 암이 발생할 확률은 일반인에 비해 2배가 넘고 재발이나 전이의 경우 발견이 오히려 늦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에 울산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최윤숙 임상 조교수로부터 암 완치 혹은 암 생존자들의 건강관리법과 주의점 등에 대해 들어본다.


2차암 발병 확률 일반인의 2배 넘어
완치판정 후 수십년 지나 재발하기도
암평생클리닉 종합적 건강관리 강조 
효과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삼가야



# 암 치료 후 관리가 더 중요
의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암을 사망선고처럼 받아들이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암의 치료가 발전하면서 완치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많은 환자들이 암을 이겨내고 살고 있다.
 최 교수는 "하지만 '암 완치자' 또는 '암 생존자'들이 평생 건강한 삶을 위해 단순히 생존에만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암 치료 후에도 삶의 질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통 암 환자들은 치료를 완료하고 나서 약 5년 가량 정기적인 피검사나 엑스레이 촬영, 초음파, CT 검사 등을 통해 재발 및 전이 여부를 체크한다.
 대체로 암이 5년이내에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됐다고 판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암 중에는 5년이 지나서도 뒤늦게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
 특히 유방암은 드물게 10~15년이 지나고도 암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어 5년이 지나더라도 암에 대한 주기적인 검사를 지속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관리가 중요하다.
 기존에 치료받은 암 이외에 다른 종류의 암이 새로 발생하는 경우를 '2차암'이라고 하는데, 암의 원인 중 하나로 잘 알려진 담배의 경우는 폐암을 비롯해 위암, 식도암, 두경부암 등 여러 암과 관련이 있을 수 있어 한 사람이 여러 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다.


 또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다른 암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올라간다.
 따라서 병원에서 암에 대한 검사를 하더라도 중복되지 않는 선에서 기본적인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해서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체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최 교수는 "환자들 중에서 상당수가 기존 진단된 암에 대해서 정기적인 검사를 받으면 모든 정밀 검사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필수적인 검사를 빠뜨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예를 들어 유방암으로 치료받고 수년간 유방 검사와 CT 등 정밀 검사를 받았으나, 정작 산부인과 검진을 수년간 하지 않다가 뒤늦게 자궁암이 발견되는 경우 등이 간혹 있어 암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올바른 식습관·운동추천
식탁에 흔히 올라오는 음식과 반찬은 어떤 것이든 먹어도 무방하다. 가급적 과일과 야채 등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풍부하게 먹는 것이 좋고, 육류나 육가공식품(햄, 소시지 등), 설탕, 지방이 많은 음식은 비만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최 교수는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특정 성분의 영양소나 음식을 먹는 것은 도움이 되기보다는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의대로 약초를 달여먹는 등의 민간요법은 대부분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삼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금연과 금주는 암치료 후 필수적이라고 최 교수는 강조했다.
 또 비만은 유방암, 대장암, 자궁 내막암 등의 발생뿐 아니라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어 적절한 체중관리와 운동도 중요하다.
 최 교수는 "치료 후에도 여전히 금연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 금연클리닉의 도움을 받아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고, 올바른 식습관, 균형 있는 영양섭취 및 체중조절과 규칙적인 운동 등도 암의 재발을 막고 2차암을 예방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대학교 암평생관리클리닉에서는 영양사의 영양상담 및 가정의학과의 비만클리닉과 진료를 연계하고 있다"며 "강도가 중간 정도인 운동은 하루 30~40분씩 주 4~5회, 강도가 센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하루 25~30분씩 주3회 가량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 암평생관리클리닉 필요성
대부분의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의 합병증은 치료가 끝난 후 3~6개월 이내에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후유증이 없이 잘 치료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러나 암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치료법도 매우 다양하고, 같은 방법으로 치료를 하더라도 치료과정에서 겪는 증상이나 어려움은 개인마다 차이가 발생한다.
 최 교수는 "일부 환자들은 수술부위 및 그 주변으로 발생하는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는 경우가 있고,  항암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들은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 발생위험이 올라갈 수 있다"며 "항암치료 시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되는 약을 사용한 경우에도 당뇨 발생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이러한 부분에 대한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암의 재발 혹은 전이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비롯해 우울이나 불면증,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최 교수는 암의 재발과 새로이 발생할 수 있는 암생존자의 전체적인 건강문제를 관리하는 암평생관리클리닉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암평생관리클리닉에서는 암 치료 후유증으로 인한 통증이나 부종을 비롯한 각종 치료 후유증에 대한 적절한 약물치료 및 재활치료를 연계해 관리하는 등 환자의 치료력을 바탕으로 생길 수 있는 각종 합병증에 대해 점검하고,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이 발생하는지 검사한다"고 말했다.
 특히 환자의 불안, 우울, 스트레스 정도를 가늠하는 검사를 통해서 정신적인 문제를 찾아내고 적절한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최 교수는 강조했다.
 최 교수는 "암의 재발 및 2차암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 및 생활습관에 대해 교육을 펼쳐 더욱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만약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암과 관련된 문제인 지를 우선 판단하고, 추가 검사의 필요성 및 다른 과 진료의 연계를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리 = 이동욱기자 usldu@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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