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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울산보람병원 정지영 과장이 내원객에게 겨울철 낙상사고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절기인 대설을 지나 어느덧 동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겨울비가 잦은 가운데 강추위가 몰려드는 겨울철 영하의 날씨 속에 내린 비가 얼어붙게 되면서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변하고 있어 낙상사고에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에는 낙상에 의한 고관절(엉덩이)·손목 골절의 빈도가 여름에 비해 현격히 증가한다. 낮은 기온으로 인한 빙판길 낙상뿐 아니라 추운 날씨로 인해 외출이 줄어 햇볕을 받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비타민D 부족 현상이 생기는 것도 골절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노인들은 균형감각이 떨어지고 골밀도가 낮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큰 손상을 입을 수 있어 겨울철 골절 예방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9~2013년)의 '골절(Fracture)' 진료인원을 분석한 결과 70대 이상이 전체의 18.1%로 연령구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50대가 17.9%, 10대는 13.5%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70대 이상 노년층 골절환자는 2009년에 비해 5년 만에 약 55%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한 상태다. 겨울철 흔히 발생하는 빙판길 낙상 사고는 가벼운 골절부터 뇌진탕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남울산보람병원 정형외과 정지영 과장으로부터 겨울철 낙상 사고의 위험성을 짚어보고 예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골밀도 낮은 70대 이상 노인 위험군
겨울 빙판길·실내 일상생활서도 빈번
사고 즉시 골절 여부 확인 치료 중요
폐경 여성 골다공증 조기검진 필수



# 손목골절 가장 많아
노인 낙상 골절 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은 손목골절이다. 일반적으로 빙판길에서 넘어지면 방어적으로 땅에 손을 짚으면서 흔히 발생한다.
 척추부 골절과 고관절부 골절이 그 뒤를 잇고 있는데,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 고관절과 척추에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우리 몸의 골반과 다리를 이어주는 고관절(엉덩이 부위)에 부상을 입으면 기본적인 움직임에 제약이 많아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지영 과장은 "척추부 골절은 엉덩방아를 찧을 때 수직 압박력에 의해 발생하는 압박골절이 많고, 고관절부 골절은 직접적 외력에 의한 손상과 넘어지면서 회전력이 발생돼 생기는 간접압력에 의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남녀별로 골절부위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연령이 증가할수록 골절 빈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노년층의 경우 겨울철 낙상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을 때는 무엇보다 인근 가까운 병원으로 가는 것이 우선이다.
 정 과장은 "고관절 골절은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몰려오며, 골절부위가 부어오르고 움직일 때 뼈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며 "손목골절은 통증과 부종이 바로 보이고 멍이 보이기도 하며, 심한 경우 변형이 보이기도 한다. 척추 골절은 통증으로 앉거나 서 있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즉시 병원에서 방사선 검사를 통해 골절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며 전문의의 의견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골절 유형별 치료법
고령의 환자에서 발생한 고관절 골절은 치료하지 않으면 오랜기간 침상가료로 사망률이 높은 골절이다. 환자의 전신 상태가 수술할 정도가 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통해 가능한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손목골절은 대부분 석고 붕대 고정으로 치료가 되나, 관절면을 침범하거나 분쇄가 심해 석고 붕대만으로 적절한 고정력을 얻기 어려운 경우에는 핀고정, 외고정 장치, 금속판 고정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척추골절은 우선 3주 정도의 침상 안정가료를 통해 통증이 다소 호전되면 척추부를 지지하는 보조기를 낀다. 단, 보행을 시작하는데 통증이 호전되지 않고, 80세 이상의 고령이나 다른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척추성형술, 후만성형술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 골절은 넘어질 때의 충격으로 척추가 압박을 받으면서 일어나는 만큼 신경마비를 유발할 수도 있다. 척추 골절은 엑스레이 촬영을 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 외출할 경우 보호자 동반해야
노년층의 골절은 미리 조심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겨울철 골절은 외출 시 도로가 미끄러울 때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시기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되도록 그늘진 도로나 눈이 치워지지 않은 도로는 돌아가야 한다.
 정 과장은 "겨울철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안전하고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보호자를 동반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실내에서는 조명을 밝게 해 사고의 위험을 줄이고 무리한 움직임을 자제하는 것도 좋다.
 미끄러운 복도나 바닥에는 카펫을 깔거나 미끄럼 방지용 깔개를 까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행 시에도 장갑을 끼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는 것이 좋으며 넘어졌을 때를 대비해 움직임이 불편할 정도의 옷은 자제해야 한다.
 스트레칭도 중요하다. 외출 전에 또는 야외 운동을 즐기기 전에는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긴장을 풀어 줘야 하며, 보폭도 평소보다 줄여 걷는 속도를 천천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50대 이상의 폐경 여성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골다공증 여부를 조기 검진해야 한다.
 평소 골다공증이 생기지 않도록 꾸준히 운동하고 칼슘과 비타민D가 함유된 뼈에 좋은 음식을 복용하는 등 관절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


 노년층 골절 가운데 고관절 골절 사고는 가장 심각하다. 노년층 고관절 골절의 경우 사고 이후 1년 내 사망률이 30%에 이를 정도다.
 정 과장은 "겨울철에는 혈관이 수축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져 넘어졌을 때 충격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해 골절 피해가 더 커지는 편"이라며 "노인들은 고관절 골절을 입어 수술하더라도 회복 시간이 오래 걸리고, 누워만 지내다 보니 욕창이 생기거나, 혈관이 막히는 등 심장과 폐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각종 합병증(폐렴, 방광염, 혈전증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자칫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리=이동욱기자 usl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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