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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대학교병원 김충린 재활의학과 교수가 내원객에게 겨울철 건강관리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평소 건강을 위해 등산을 즐기는 50대 A씨.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지난달 인근 뒷산을 오르다 발목을 접질렀다. 다행히 가벼운 염좌였지만, 늘상 가는 뒷산이라 방심하고 등산화 없이 산을 오르다가 큰 화를 입을 뻔한 것.
 매서운 강추위와 폭설 등에도 불구하고 설경 감상은 물론 건강을 위해 겨울산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바로 겨울산행이다. 실제로 산행에 어느 정도 노하우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겨울산에 올랐다가 관절을 다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세심한 준비와 겨울산행에 대한 정보없이 산행에 나섰다간 자칫 낙상이나 골절 등으로 목숨을 잃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등산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산을 오를 때는 체중의 수배에 이르는 하중이 무릎에 가해지는데, 겨울 산은 등산로가 미끄러워 힘을 더 싣게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가벼운 낙상에도 손목이나 다리, 척추, 고관절에 심각한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울산대학교병원 김충린 재활의학과 교수로부터 낙상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올바른 겨울철 등산법에 대해 알아본다.

체중의 2~3배 하중이 무릎에 영향
겨울산행 중 관절 다치는 사례 많아
10분 이상 여유 갖고 관절 풀어주고
보폭은 좁게 천천히 걷도록 주의를

 
# 오르기전 스트레칭 필수
겨울철 산행의 시작은 철저한 계획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르려고 하는 산의 정보를 정확히 확인 후 체력과 경험을 고려해서 적절한 산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등산에 나서야 어느 정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먼저 따뜻하고 활동성이 좋은 등산복을 준비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하고 발목관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발에 꼭 맞는 등산화와 등산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등산화는 산행 시 미끄럼을 방지하지만 발에 맞지 않는 등산화는 발목 염좌(흔히 말하는 발을 삐는 증상)를 일으킬 수 있다. 평소 무릎관절이 약하거나 오래 걸을 때 통증이 있는 사람은 장시간 등산을 피하고 무릎 보호대와 스틱을 사용해 체중을 분산시켜 무릎관절을 보호해야 한다.
 특히 관절이 굳어 있는데 갑자기 자극을 주게 되면 근육이나 인대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김충린 교수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각 관절의 스트레칭은 필수"라고 강조한다.
 그는 "발목부터 무릎, 골반, 허리, 어깨, 목의 순서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관절마다 천천히 수축, 이완을 반복하는 스트레칭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관절을 유연하게 해주어 부상을 방지하는 것을 도와준다"며 "스트레칭은 10분 이상의 여유를 갖고 관절을 충분히 풀어 주어야 부상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올라갈땐 뒤꿈치 내려올땐 앞꿈치부터
등산할 때 보폭은 좁게 속도는 천천히 걷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급하게 산행을 하게 되면 무릎과 발목에 무리를 주게 되며 실족으로 이어져 발목이 삐거나 넘어지면서 다른 부위의 골절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며 "등산은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려올 때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라갈 때는 뒤꿈치부터 디디면서 발목, 무릎, 고관절로 부드럽게 이어가는 걸음으로 걷도록 하고, 내려올 때는 앞꿈치부터 디디면서 충격을 완화하는 걸음으로 하산해야 한다. 경사가 높은 지역은 발의 옆면을 사용해 마찰력을 높여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를 하면서 내려오는 것이 중요하다.
 등산은 온 몸의 근육과 관절을 사용하는 전신운동으로 등산 후에는 각 관절과 근육에 피로가 오기 쉽다.
 무엇보다 등산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휴식 이후 근육의 통증이 계속되면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온찜질은 혈액 순환을 돕고 통증을 완화시켜주며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우리 몸의 저항력인 내성을 길러주어 충분한 휴식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또 관절 부위를 만졌을 때 통증이 있거나 부종, 열감이 있다면 냉찜질을 해주어야 하고, 관절이 붓거나 열감이 느껴지는 것은 관절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신경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이스팩 등으로 찜질을 하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찜질 후에도 관절의 통증이 지속되면 염좌나 인대파열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조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염 등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관절 통증시 완주보다 해산을
산행 도중 통증이 느껴지더라도 자의나 타의에 의해 끝까지 완주할 생각을 가지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절대 금해야 할 행동이다.
 김 교수는 "등산 도중 관절에 통증이 계속 되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에는 끝까지 완주하기보다는 바로 하산해야 한다.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는 것이 더 큰 질환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흔하게 발목을 삐었을 경우 따뜻한 장소로 이동시킨 후 양말을 벗겨 파스를 뿌리고 탄력 붕대로 부상 부위를 감싼 후 근육이완제를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만약 심한 골절 부상을 입은 경우에는 산악 구조대에 먼저 연락을 한 후 부상 부위를 부목으로 고정시켜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부상을 입은 사람 중 대다수는 발목이나 무릎 부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다가 수술이 불가피한 상태가 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하산 후에는 꼭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더 큰 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사계절 중 겨울철 등산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하는 등산이 준비없는 무리한 계획, 잘못된 걸음과 응급처치가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철저한 준비와 계획으로 등산도 즐기고 건강한 관절도 지키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리=이동욱기자 usldu@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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