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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인근에서도 이미 홍매화 등의 봄의 전령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겨우내 잠자고 있던 잎들이 슬며시 얼굴을 내미는 따뜻한 빛과 바람이 불어 오는 봄철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봄을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 울산 동강병원 안과 구성현 전문의가 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안과질환에 대한 설명과 함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 이모(37) 씨는 다가오는 봄이 두렵기만 하다. 봄철만 되면 발생하는 황사와 각종 꽃가루, 먼지 등으로 결막염이 심해지기 때문에 벌써부터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이씨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마다 눈이 충혈되고 붓는 등 통증이 심해지는 결막염으로 생활마저 불편을 겪는 곤혹을 치룬다.
봄철에는 황사와 꽃가루, 먼지 등에 노출되기 쉽고 그로 인해 안과질환이 쉽게 발생한다. 봄철 자주 발생하는 황사는 하늘 높이 불어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으로 모래 뿐 아니라 납, 카드뮴 같은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안과 질환을 일으키기 쉽다.

동강병원 구성현 안과전문의로 부터 봄철 자주 걸리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안과 질환을 알아보고 그 예방법과 치료법을 들어봤다.

# 알레르기 결막염
계절알레르기 결막염은 가장 흔한 형태의 눈 알레르기 질환이다. 특징적인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하며 공기 매개 알레르기항원과 밀접하게 연관돼 주기적으로 발생한다. 알레르기 유발항원으로는 황사와 미세먼지, 꽃가루, 반려동물의 비듬, 진드기, 화장품 등 미용제품이 대표적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에는 야외활동이 급격하게 늘면서 알레르기 결막염의 원인인 황사부터 꽃가루, 미세먼지 등 각종 오염물질들에 눈이 자주 노출된다.
 알레르기 결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극심한 가려움이 주를 이룬다. 게다가 충혈과 눈꺼풀 부종, 눈물이 흐르는 증상도 동반된다.
 구성현 전문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증상이 약한 경우 눈 주위를 냉찜질하면 도움이 되지만,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라면 안과를 방문해 진단을 받고 항히스타민제, 충혈제거제, 비만세포안정제 등을 처방받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결막염
가렵고 통증·충혈에 심하면 오환
외출 후 반드시 손씻기·집안 환기
가족중 환자 있으면 수건 따로 사용
 
# 바이러스 결막염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요즘은 계절과 관계없이 잘 발생한다.
 구 전문의는 "특히 봄철부터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고 유행성 각결막염과 급성 출혈성 결막염(일명 아폴로 눈병)이 많다"며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전염성이 매우 강해 직접 접촉뿐 아니라 간접 접촉에 의해서도 전파되므로 전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출에서 돌아오면 즉시 손을 깨끗이 씻고 가족 중에 환자가 있을 때는 수건이나 물건을 따로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결막염은 발병하면 눈이 시리고 가려움이 심하며, 충혈, 눈물, 끈적끈적한 눈곱, 통증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오한이나 열도 나타난다.
 일반적으론 바이러스 결막염은 시간이 경과하면 자연적으로 치료되지만, 2차적인 세균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의 안약치료가 필요하다. 드물게 각막에 혼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안약을 사용해야 한다.
 

안구건조증
이물감·눈물에 악화 땐 두통까지
인공눈물로 일시적 증세완화 가능
눈꺼풀 염증치료·수술요법 시행도

# 안구건조증
대표적인 안과질환인 안구건조증은 현대인들 75%는 겪거나 겪어본 질환이다.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증발하거나 눈물 구성성분의 균형이 맞지 않아 안구 표면이 손상돼 눈이 시리고 자극감, 이물감, 건조감 같은 자극증상을 느끼게 된다.
 특히 울산의 경우 한 조사에서 안구건조증 유병률이 전국 최고로 나타났다.
 이는 연세의대 김현창(예방 의학)ㆍ이형근(안과) 교수팀과 고려의대 송종석(안과) 교수팀이 대표적 안과 질환으로 꼽히는 안구 건조증의 지리적, 환경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30세 이상 1만 6,431명을 대상으로 '안구 건조증의 지역별 유병률 지도'를 광역시 단위로 조사한 결과에서 울산의 안구건조증 유병률은 인구 100명당 14명꼴에 달하는 13.5%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건조한 날씨와 대기 오염물질, 미세먼지, 콘택트렌즈의 착용 등은 안구건조증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대부분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 눈곱, 안구충혈 등의 증상을 보이나 심한 경우 눈을 제대로 뜨기 어려워 안구·전신피로, 두통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구 전문의는 "안구건조증은 사계절 모두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지만 특히 봄, 가을과 같은 환절기에 발병률이 높고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봄철 눈이 시리고 침침한 안구건조증의 초기 증상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보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구건조증 치료는 가장 일반적으로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약물요법이 있으며, 눈물길을 인공적으로 막아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눈물이 안구에 오래 머물게 하는 수술요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눈물층의 불균형에 따른 치료방법으로는 수성층(외층)의 결핍으로 인한 안구건조는 인공눈물 점안을, 지방층(중간층)의 결핍으로 눈물증발 증가는 눈꺼풀 염증치료를, 안구의 염증이 주된 원인일 경우 항염증 치료를 시행한다고 덧붙였다.

봄철 눈 건강 지키기 TIP
외출 시 콘텍트렌즈 대신 선글라스나 안경을 착용한다.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실내 환기를 미루고,  창문을 꼭꼭 닫도록 한다.
손을 깨끗이 씻어 청결을 유지하고,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도록 주의한다.
눈이 뻑뻑하고 가려울 때는 인공 누액을 넣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장기간 사용 시 눈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검진을 통해 적절한 처방을 받도록 한다.

 구 전문의는 봄철 주로 발생하는 이같은 안과질환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구건조증 증상이 있을 때는 장시간의 컴퓨터 작업이나 게임기의 사용, 독서 등을 피해주면서 중간중간 눈을 쉬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실내에서는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멀리 하면서 가습기를 틀어놓아 안구의 습기가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좋고, 렌즈 착용은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므로 가급적 피하는게 좋다.
 그는 "수분 및 비타민A가 풍부한 당근· 시금치· 블루베리· 달걀노른자 등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특히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당근으로, 즙이나 주스를 만들어 마시면 안구건조증 예방에 탁월하다"며 "참치· 연어· 고등어· 멸치· 송어의 DHA 성분도 안구건조증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리=이동욱기자 usl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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