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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김성일(가명·45)씨는 어느 날 갑자기 어지럼 증세와 두통이 찾아오자 평소처럼 진통제를 먹고 참으려 했다. 하지만 자꾸만 손발에 힘이 빠지고 어지럼증과 두통이 심해지기만 했다. 평소와 다른 모습에 심상찮음을 느낀 가족들은 즉시 병원으로 김씨를 데려갔다. 검진결과 뇌 속의 혈관 중 하나가 막힌 상태. 다행히 김씨는 혈관을 뚫는 시술을 받고 재활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뇌졸중은 소리 없이 갑자기 찾아온다. 한순간 방심했다간 돌이킬 수 없는 뇌손상을 불러 신체장애는 물론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한국인 사망률 1위가 암이라면 단일 장기 질환 사망률 1위는 뇌졸중이다. 통계청의 2013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 당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자는 50.3명에 이른다. 전 세계인구 6명 중 1명은 자신의 일생 중 뇌졸중을 경험하며 6초에 1명씩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내에선 5분에 1명씩 발생해 20분에 1명꼴로 목숨을 잃는다고 보고돼 있다. 특히 뇌졸중은 나이 많은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3~40 대 젊은층의 발병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제일병원 신경과 서상일 전문의로 부터 소리없이 찾아오는 뇌질환의 종류와 증상 등에 대해 들어본다.

▲ 울산 제일병원 신경과 서상일 전문의가 내원객에게 뇌졸중의 증상과 진단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혈전쌓여 혈관 막거나 터지면서 뇌손상
치사율 높아 단일장기 질환 사망률 1위
스트레스 등 원인 40·50대 환자 급증세
전조 증상 체크·건강한 식습관 등 필요
의심증상 발생시 지체없이 치료받아야

# 중풍이라고 불리는 뇌혈관질환
뇌졸중은 흔히 중풍이라고 불리는 뇌혈관질환으로 크게 뇌혈관이 혈전에 의해 막히는 뇌경색과 아예 터져버리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 손상이 오고 그에 따른 신체장애가 동반될 수 있고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질환이다.

뇌경색=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피가 뇌에 통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크게 뇌혈전증과 뇌색전증, 열공성뇌경색으로 나뉜다.
 뇌혈전증은 뇌혈관에 동맥경화증이 생기면 혈관이 점점 좁아지고 이로 인해 혈관 내면이 상처받기 쉽게 진행돼 이곳에 피가 응고돼 혈전(피떡)을 형성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뇌색전증은 심장 내 피의 흐름에 이상이 생겨서 부분적으로는 한 곳에 피가 응고해 혈전이 생기게 되고 혈관의 안벽에도 혈전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렇게 생긴 혈전이 심장 속이나 심장에 가까운 큰 혈관 벽에서 떨어져 나가 혈류를 타고 뇌혈관을 막아 뇌로 가는 혈액의 흐름을 차단시키는 것이다.
 대부분 고혈압으로 인해 발병하는 열공성 뇌경색은 보통 뇌의 아주 작은 혈관이 막히는 경우이므로 병변의 크기는 크지 않다.

뇌출혈=뇌출혈은 뇌졸중의 10~15% 정도 차지한다. 발생 30일 째 35~52%의 사망률을 보이고 사망의 절반은 발병 2일 안에 발생하기 때문에 급성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출혈이 발병하면 출혈 주위의 뇌조직이 파괴되고, 출혈로 인해 형성되는 혈종으로 뇌가 한 쪽으로 밀리는 상황이 발생해 뇌압이 상승해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출혈 주위의 부종, 뇌압 상승, 뇌 조직의 전위, 수두증,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뇌실내 출혈 등은 뇌출혈 이후의 운동 장애, 감각 장애, 의식 장애 등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뇌경색과 유사한 뇌내출혈과 지주막하출혈이라고 불리는 거미막하출혈 등이 대표적인 뇌출혈에 속한다.
 
# 고협압·고지혈증·심장질환 환자 위험
서상일 전문의는 뇌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몸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종 뇌질환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평상시에 여러 가지 뇌 건강 이상 신호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몸에 좋지 않은 신호가 왔을 때 제때 병원을 찾아 치료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혈압, 흡연, 당뇨병, 심장병,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등 뇌졸중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 전문의는 "평소 지속적으로 두통이 있거나 수시로 어지럼증에 시달리는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력이상 = 한쪽 눈이나 또는 양쪽 눈 모두 흐리게 보이거나 잘 보이지 않는다. 또는 물체가 절반만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어지럼증을 동반할 수도 있고 머리가 아플 수도 있다. 이는 뇌졸중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다.

반신 마비 = 뇌경색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운동 신경과 마찬가지로 감각신경도 교차하기 때문에 손상된 뇌혈관의 반대쪽 신체가 마비가 생긴다. 드물게 전신이 다 마비되기도 하고 얼굴, 팔, 다리에 감각 장애가 생긴다. 몸을 완전히 못 움직이기도 하지만 몸시 불쾌하게 저리거나 몸의 한쪽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의사소통 문제 = 갑자기 상대방의 말을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한다. 그뿐만 아니라 발음이 어눌해지고 생각대로 말이 잘 나오지 않거나 더듬는다. 말을 잘 하더라도 엉뚱한 대답을 하고 문장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 이럴 때는 지체하지 말고 병원으로 달려가야 한다.

극심한 두통 = 두통은 흔히 있는 일이라 방관하기 쉬운데 출혈성 뇌졸중의 증상은 조금 다르다. 머리가 갑자기 번개나 망치로 맞은 듯이 심하게 아프다거나 구토를 하기도 한다. 이는 뇌압이 갑자기 상승하거나 뇌동맥류가 파열되었기 때문이다.

새는 발음 = 말을 하거나 알아들을 수는 있는데, 혀, 목구멍, 입술 등의 근육이 마비되어 정확한 발음을 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삼키는 데 있어서 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운동 능력 상실 = 팔다리에 힘이 빠져 물건을 놓치기도 하고 손,발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는다. 걸을 때 자꾸 한쪽으로 쏠려 넘어지게 된다.

어지럼증 =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거나 어지러워 현기증이 난다. 또 땅이나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구토를 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다른 증상과 함께 나타나면 뇌졸중일 가능성이 높다.

# 무증상이라도 가족력 있으면 건강검진 필수
뇌졸중은 원인이 되는 질병이 없는 사람에게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뇌졸중은 한 번 발병하면 재발률이 높고 후유증이 따르기 때문에 위험인자들의 철저한 관리를 통한 예방이 선행돼야 한다.
 만약 뇌졸중 의심 증상이 있으면 가능한 빨리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늦으면 늦을수록 치료효과가 떨어지고 휴유증이 남기 때문이다.
 특히 급성뇌졸중 환자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가 거의 없어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 전문의는 뇌졸중이라고 해서 반드시 증상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평소 건강검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이면 두통이나 어지럼증, 손발 저림 등 전조 증상이 반드시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뇌 조직 중에서도 중요하지 않은 기능을 수행하는 부분에 손상이 오면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검진전에 모르는 경우가 많아 건강검진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당장 증상이 없다고 해서 뇌가 건강하다고 장담할 수 없어 특히 심장질환과 같은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건강검진은 필수다.
 이 전문의는 "건강검진은 물론 금연, 금주,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또 식사 중 소금의 양을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등의 생활관리가 이루어지면 뇌질환 발병 확률을 낮추는 등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리=이동욱기자 usl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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