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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느닷없이 집사람이 남구청에서 좋은 아버지 교실을 운영한다고 하니 한번 참여해 보라고 말했다.
 필자는 '버스 지나간 뒤에 손들기'라고 말을 잘라 버렸으나 아이들 셋이 모두 성인이 되어 손주 본지가 한참 됐지만 두 자녀는 아직도 한솥밥을 먹고 있는 처지라 자녀 교육이 미완성이란 생각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기로 마음먹었다.
 막상 교육에 참가하고 보니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자식뻘 되는 사람들과 같이 교육 받는다는 것이 어색했지만 자식으로 인한 고민을 가진 부모로서의 공통점이 있어 별 어려움 없이 교육에 임할 수 있었다.

 사실 그동안 받은 가정교육은 부모(어른)를 공경하고 부모가 하는 말은 따지지 말고 무조건 따를 것, 아이에게 칭찬을 많이 하면 사람이 가벼워지기 쉬우므로 칭찬에 인색할 것, 아이가 잘못을 저지르면 다시는 반복하지 않게 호되게 야단칠 것. 내가 잘한 일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지 말 것, 말이 많은 것보다 말없이 행동으로 할 것, 겸손을 미덕으로 여겨 나를 내세우지 말며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것 등이다.
 부모님은 이런 내용들을 시도 때도 없이 말씀하시어 반복해서 듣는 필자는 항상 잔소리로 들려 질색이었다.
 때문에 필자는 자식에게 잔소리(간섭) 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모든 결정을 하도록 방치(?) 함으로서 자식과의 관계가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현대식 교육을 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결과적으로 자식들에게 내가 가진 지식, 경험, 사상 등 많은 부분을 충분히 전하지 못했다.

 잘할 때 충분한 칭찬은 없이 잘못할 때 꾸짖기만 하고, 손도 한번 잡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화하다보니 항상 자식에게는 지시, 명령으로 말하게 돼 허심탄회한 서로의 의사소통은 이루어질 수가 없었다.
 오직 엄한 부모의 모습만 보임으로서 부모와 자식 간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지낸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좋은 아버지교실'을 통해 우리 경상도 남자들 대부분이 부족한 것으로 생각되는 자녀와의 매끄러운 대화방법, 자녀와의 스킨십 방법 등을 이번에 터득하게 됐다.
 또 자녀와 대화를 할 때는 지시나 불평 등 짧은 말이 아니라 상대방을 관찰하고 느끼고 내가 요구할 것을 부탁하는 식으로 대화를 하며, 특히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고 느꼈다.
 특히 아이의 성격이 장형, 가슴형, 머리형의 3가지 중 어느 형인지를 파악해 그에 맞는 대화와 훈육을 함으로서 자녀가 원만히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는 것도 이제야 알게 됐다.
 4일간 12시간의 짧은 과정이었지만 나의 부족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고, 막상 실행하지 못했던 부분을 만시지탄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실행할 수 있게 되어 천만 다행으로 생각한다.

 내 지난날에도 이런 교육이 있어 배울 수 있었다면 세 자녀의 평생을 더 좋게 바뀌게 할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하니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된다.
 내가 그랬듯이 자식 키우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움이 없어 자녀교육에 무지한 준비되지 않은 수많은 부모들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더 자주 열어서 모든 젊은 아버지들이 참여해 미래의 새싹들을 더욱 튼튼하게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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