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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서는 올해 여름이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도 올 8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온난화 대책을 세우기 위해 세계 195개 국가는 지난 해 12월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맺어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했다. 우리나라도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7%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청정 저탄소 에너지인 원자력 에너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그러나, 지난 달 5일 발생한 울산 동구 지진과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와 관련된 다수호기 밀집 이슈가 논란인 것도 사실이다. 두 이슈 모두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인만큼,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는 원자력 안전을 방사선 위해로부터 작업자, 대중 및 환경을 보호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적절한 운전 상태, 사고의 방지 및 사고 결과 완화의 성취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문구에서 중요한 단어는 적절한 운전상태, 사고의 방지, 결과 완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원전은 세계원전사업자협회 성능지표(WANO PI)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며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발전소의 효율적인 운영 뿐 아니라 산업안전에서부터 안전계통의 성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있는 성과이다. 최근에는 UAE 원전 운영지원계약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지난 달 20일 체결된 UAE 원전 운영지원계약은 1조원이라는 경제적 이득과 함께 우수한 운영기술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국가 기술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다음으로 사고의 방지와 사고 결과의 완화 측면에서 원자력 발전소는 다중성, 독립성, 다양성, 고장 시 안전, 시험성 등의 안전개념을 도입하여 설계, 운영하고 있다. 같은 기능을 가진 설비를 2개 이상 두어 하나가 고장나더라도 발전소 전체의 안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했으며, 복수의 계통이 하나의 원인에 의해 기능을 상실하지 않도록 각각을 분리, 독립하여 설치하였다.

 하나의 안전기능을 달성하기 위해 성질이 다른 계통, 기기를 2개 이상 설치하여 다양성도 확보하였다. 설비, 기기가 고장났을 때에는 발전소가 안전한 방향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최신 설비라고 하여도 안전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으면 도입하지 않고 설비의 건전성을 수시로 확인하게 하는 등 안전에 있어서 보수적으로, 그리고 충분한 안전여유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듯 국제원자력기구가 제시하는 원자력 안전에 부합하는 우리나라 원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떠올리며 불안해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1조 3,000억을 투자하여 50개 대책을 세워 추진함으로써, 오히려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던 기회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원전은 지난 울산 지진의 90배에 달하는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설령 그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원자로 건물은 건전하게 유지되어 방사성 물질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후쿠시마와 같이 다수 호기가 한 가지 원인 때문에 한꺼번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 권고안을 충실히 이행하여 호기별 공유설비를 줄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밝힌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대형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그럼에도 우리나라 원전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4월 20일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는 누적발전량 3조㎾h를 달성했다. 이를 화력발전소로 대체할 경우 국내 총 GDP의 23%에 달하는 445조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온실가스 배출저감 효과는 2011년 국내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3.3배에 달하는 20억톤에 달한다. 이로부터 알 수 있듯이 원자력 에너지는 국가 경제와 환경에 크게 이바지해왔다.

 앞으로도 원자력 발전소가 안전한 운영 아래, 지구 온난화를 막고 현대인의 풍요로운 생활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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