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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역한 국산 1호 전투함인 '울산함'의 내·외부가 전시시설로 정비돼 12일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 언론에 사전 공개됐다. 출입기자단이 엄기득 울산함 관리함장의 안내로 울산함 내외부를 둘러보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34년간 대한민국 영해 수호라는 임무를 마치고 고향 울산으로 돌아온 울산함이 관광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시작한다.
 울산함은 1980년 울산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최초 호위함으로 길이 102m, 너비 11.5m, 높이 23m, 총 무게 1,890t에 달한다.
 12일 울산 남구는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 울산함 전시시설 사전 공개행사를 열었다. 2015년 1월 울산함 전시 사업을 추진한 지 2년여 만에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치고 언론에 먼저 공개했다.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옆 해안부지에 자리 잡은 울산함은 바다가 아닌 육상에 거치된 영향인지 예상보다 훨씬 웅장했다.
 전투함 내부는 가능한 한 사용 당시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채 관람시설로 바뀌었다. 관람객이 재미를 느낄 만한 격실 위주로 관람 동선이 만들어졌다.
 승조원 침실, 레이더 등으로 전술정보를 분석하는 전투정보실, 소리로 적이나 자연물을 탐지하는 음탐실, 함장이 작전을 지휘하는 함교 등 실제 해군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음탐실에서는 적이 쏜 어뢰의 접근을 탐지하는 소리, 고래 울음소리 등을 들을 수 있고, 함장실의 포토존은 촬영 후 핸드폰번호를 입력하면 사진을 바로 전송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역사·의미·건조과정, 설계자와 근무 해군 인터뷰 영상 등 최초의 국산 건조 전투함인 울산함에 대한 다양한 역사도 확인 가능하다.


 외부 갑판으로 나오면 실물을 그대로 재현한 대공레이더, 76㎜와 30㎜ 함포, 폭뢰 등의 무기도 확인할 수 있다.
 울산함은 오는 18일 준공식을 열고 일반에 공개된다. 이달 말까지는 무료 개방되며 5월 초부터 성인 1,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남구는 울산함 관리를 위해 포항함 함장 출신인 해군 예비역 중령 엄기득 씨를 관리함장으로 채용했다.
 울산함은 국산기술로 건조된 최초의 호위함이라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어 고래문화특구의 새로운 대표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울산함이 진수되기 전까지 국내에서 건조한 전투함정은 무게가 200t에 못 미치고 길이도 37m에 불과한 고속정 정도였다.
 때문에 울산함은 건조 당시 가스터빈 2대와 디젤엔진 2대를 장착해 최고 36노트(시속 66㎞)로 고속기동할 수 있어 우리나라 방산산업 기술이 집약된 전투함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국내 업계에서는 호위함 건조 경험이 전혀 없어 외국 회사의 도움을 받아 설계와 제작에 나섰다. 하지만 건조 직후 시험평가에서 밸런스가 맞지 않아 함수에 시멘트를 부어 균형을 맞추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전력화 후 1983년 4월 9일 제주 동방 해상에서 침몰한 제1마산호 선장 등 7명을 구조해 해경에 인계했으며, 그해 12월 3일 다대포해안 침투 간첩선 대응 작전에서 전투단대 지휘함 임무수행을 수행한 무장 간첩선을 격침시키는 등 해양 수호에 앞장섰다.
 1984년 한국이 러시아와 수교한 이후 1993년 9월 22일 대한민국 해군 최초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입항함으로써 양국간 우호협력관계 유지 및 해군간 군사외교활동에도 활약했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울산의 조선업체가 건조하고 이름에도 '울산'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전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전투함을 구경하며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창훈기자 usjc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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