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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한의학에서 '조(燥)'의 계절인 가을철은 가려움증, 아토피, 건선 등의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힘든 시기기도 하다. 여름에 비해 기온과 습도가 낮아지고 땀 분비가 줄어들면서 각질층에 함유된 수분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피부 질환 환자들은 피부의 보호기능이 피부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 현저히 저하된 상태로 수분 손실 비율도 높아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피부질환이 없는 사람이라도 환절기의 큰 일교차와 습도 변화에 피부가 적응하지 못하면서 피부가 일시적으로 예민해지기 쉽다. 때문에 평소에 무리 없이 사용하던 화장품에도 문제가 발생되기도 한다.

 피부가 건조해졌다는 것을 가장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신호는 각질과 가려움이다. 하얗게 각질이 일어난다는 것은 피부 장벽이 손상되었다는 뜻이다. 피부의 가장 바깥에 위치한 각질층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방어 및 보호 작용을 하며 수분이나 체온이 소실되는 것을 막아준다. 그런데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각질세포, 세포간 지질, 천연보습인자 등이 벽돌과 시멘트처럼 단단히 얽혀있지 못하고 각질세포가 떨어져 나오게 되는 것이다. 가려움은 통증보다 더 참기 힘든 고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가려움증으로 인한 '긁는 행동'은 각질층을 손상시켜 피부의 수분이 증발되고 건조해지게 만든다. 이는 결과적으로 각질을 더욱 두껍게 만들어 가려움을 심화시키며, 염증반응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촉촉하기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올바른 목욕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피부의 유·수분 균형을 유지하는 천연보습인자는 대부분 수용성으로 물에 잘 녹는다. 몸을 30-40분 이상 장시간 물에 담그고 있거나, 잦은 목욕이나 사우나는 오히려 천연보습인자를 잃게 만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목욕은 약간 미지근한 물에서 15분 내외가 적당하다. 또한 피부는 약산성으로 알칼리성의 고형 비누보다는 약산성의 물비누(클렌저)가 좋다.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담 후, 본인의 피부에 맞는 세정제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샤워 후에는 수건으로 피부를 강하게 문지르기보다 가볍게 두드리듯 물기를 닦아주고 보습제를 발라 수분을 공급해준다.

 둘째, 때 밀기나 얼굴의 각질 제거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때를 미는 것은 몸의 각질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각질층에 손상을 준다. 얼굴 피부도 마찬가지다. 스크럽제나 브러시, 필링 성분이 들어있는 화장품 등으로 각질제거를 너무 자주 하게 되면, 오히려 피부 장벽을 깨뜨리고 건조하게 만들며, 나아가 피부염을 유발할 우려도 있다. 마찰, 바람, 긁는 행위, 수면습관, 스트레스 등에 의해서도 각질이 발생할 수 있다. 각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각질제거보다는 충분한 보습이 중요하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피부에서 습도가 낮은 피부 밖으로 수분 손실이 발생한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기도 하는데, 바람을 직접 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실내의 습도조절은 피부의 건조함을 막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가습기를 틀거나 젖은 수건을 널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화학 섬유나 양모 재질의 의복, 너무 꽉 끼거나 조이는 옷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고 건조함이나 간지러움을 심화시킬 수 있다.

 가려움증이 있을 때는 차가운 수건을 피부에 올리거나, 보습제를 수시로 발라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전문 의료인의 진단 및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할 수 있다. 흡연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며, 음주는 염증반응을 유발해 피부 가려움증이나 피부염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변덕스러운 날씨만큼이나 환경, 수면, 건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피부 상태. 건강하고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 올바른 습관과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 잘못된 방법, 지나친 관리는 오히려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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