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울산시티병원 이승하 정형외과전문의가 손가락 마디의 심한 통증으로 병원을 내원한 환자에게 손가락 퇴행성관절염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모(66) 씨는 30년 운영 경력을 가진 순대 국밥집의 사장이다. 그는 칼질할 때 손에 힘을 세게 주는 버릇이 있다. 또한 퇴근 후 집에 돌아가면 빨래와 설거지 등의 집안일까지 마무리한다. 쉴 새 없이 일을 하던 그에게 언제부터 손가락에 통증이 생기고 마디는 붓고 결절처럼 튀어나왔다. 최근에는 칼을 쥐기만 해도 손가락 마디에 통증이 있어 결국 병원을 찾았다. 진료를 받은 그는 손가락 마디에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고 의사에게 일을 천천히 할 것을 조언 받았다.
중년 나이에 갑자기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날 때 손가락 마디가 뻣뻣하고 붓는 느낌이 나면서 잘 구부러지지 않게 되는 증상이 발생한다. 보통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증상인 줄 알고 덜컥 겁을 먹고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들이 있다. 그러나 검진을 해보면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세포가 관절을 공격하여 발생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보다, 일명 골관절염이라 부르며 관절주변에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인 경우가 있다. 또한 힘줄 주변의 활막과 주위 연부조직에 염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더 많다. 울산시티병원 이승하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손가락 마디의 퇴행성관절염 원인과 증상에 대해 들어봤다. 


연골 퇴행인한 뼈·인대 손상으로 염증 등 발생
에스트로겐 감소 폐경 50대여성 발병 비율 높아
힘줄 주변 활막·연부조직 염증도 많이 발생해
면역세포가 관절공격 류마티스 관절염과 달라
손사용 자제 최우선…항염제·동통완화제 치료



관절을 주로 사용하는 직업군의 경우 연골의 손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거나 퇴행성 변화가 생긴다. 그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의 손상으로 염증과 통증을 동반한다. 이를 퇴행성관절염이라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손가락, 고관절, 척추 등에서 나타나는데,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주로 손가락 마디의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다.
 또한 이 질환은 50대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며 특히 엄지손가락 마디 통증을 호소한다. 폐경기 이후 관절을 보호하는 에스트로겐 감소가 원인이기도 하며 남성보다 여성의 손가락 인대와 근육이 약한 이유도 있다.

 그 중에서도 손가락 마디가 아프다고 외래 진료실을 찾아오게 되는 환자들 중에 손가락을 무리하여 과도하게 많이 쓰는 게 통증의 원인인 환자들이 많다.
 어떤 일을 하는지 물어보면 주로 식당일 하거나, 뜨개질 같은 손가락으로 하는 일, 그물 손질하는 일, 육아, 빨래, 설거지 등의 집안일 중 손으로 많은 일을 주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늦은 취미활동으로 색소폰이나 악기를 배우는 분 들, 골프를 시작하면서 채를 너무 꽉 쥐어서 관절에 무리한 힘이 가하게 되는 새내기들도 있다.
 타이핑을 많이 하거나 스마트폰 잡고 장시간 사용하는 경우에도 손가락 마디에 무리가 돼 내원하기도 한다. 

 늦은 저녁에 통증이 심해지고 주로 손가락 끝마디 관절에서 통증이 잘 발생한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불편함을 느끼며 손가락마디나 손가락이 부으면서 주먹이 안 쥐어 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반복적 작업을 하거나 손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많이 발생 하는 손가락 마디의 퇴행성관절염이라고 대부분 진단 받는다.

# 일·육아·취미활동 등 손 관절 무리한 힘 원인
주로 손가락 끝마디관절에서 잘 발견되고 잦은 통증과 종창이 생기다가 시간이 지나게 되면 손가락 마디가 굵어지면서 뒤틀린다. 손가락 중간마디에도 올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류마티스관절염과 증상이 유사하여 피검사 등으로 구분해야 한다. 방사선 검사를 해보면 초기에는 특별한 소견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질환이 진행된 경우에는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관절 마디 주변에 뼈의 과형성과 관절 가장자리에 조밀한 부분의 발전하는 특징을 볼 수 있다. 더불어 간혹 관절 주변에 물혹이 동반되기도 한다.

 한편, 퇴행성관절염 증상을 보일 때 비슷한 증상의 혼란으로 인한 류마티스 관절염과 차이점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두 질환은 초기에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대표적인 차이점은 염증성에 있다. 연골 손상으로 인한 비염증성인 퇴행성관절염과 달리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먼역성 질환으로 백혈구가 관절 조직을 공격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또한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전 연령대에서 발생하며, 전신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전신질환이기도 하다.
 통증의 위치 또한 다르다. 구체적으로 손가락 퇴행성관절염은 손가락 끝 마디에 통증이 나타나고 조직이 손상된다.
 그에 반해 류마티스 관절염의 통증은 손가락 두 번째, 세 번째 마디에 진행되고 양손이 대칭적으로 증상을 보인다. 또한 아침에 통증이 오거나 손가락이 경직된다.
 이 외에도 손을 많이 쓰는 원인이기 때문에 어깨 결림이나 손목의 건초염, 터널 증후군, 팔 저림 증상을 동반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는 원인제거가 우선되어야 하므로 손 사용을 자제하게 되면 대부분 통증은 없어진다.
 종창이나 염증이 심할 경우에는 항염제와 동통완화제를 사용하며 따뜻한 찜질 (물이나 파라핀욕)이 통증완화에 도움 된다.
 기브스나 부목 고정은 잘하지 않으며 간혹 열감이 심한 염증이 동반 되는 경우에는 차가운 찜질이 도움 될 때도 있다.
 손가락을 스트레칭 해주면서 통증이 생긴 손가락을 길이로 쭉쭉 당겨주는 것도 괜찮다.

# 'O'자 스트레칭 등 꾸준히 반복 관절 보호 노력 기울여야
또한 검지의 힘을 키우는 동작으로 손가락을 편 상태에서 검지만 구부려 몇 초간 유지한다.
 손가락이 뻣뻣한 경우 'O'자 스트레칭은 네 손가락을 구부려 계란을 쥐듯이 O자 모양을 만든다.
 엄지 관절을 강화시키는 스트레칭으로 엄지를 직각으로 펴는 운동이 있다. 주먹을 쥐고 엄지손가락만 직각으로 폈다가 구부린다. 고무밴드를 손가락에 끼우고 움직이면 손가락 힘을 강화하는데 좋다. 스트레칭은 한 번 만하기보다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가락 마디 관절염이 발생하는 환자분들은 주로 일이 많은 경우가 많다. 그들은 대체로 일을 해도 되는지,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이 질문은 참 어렵다. 왜냐하면 아프더라도 어쩔 수 없이 일을 할 수 밖에 없을 경우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권한다.
 같을 일을 하더라도 빠르게 손놀림을 하시는 분이나 성격이 급하신 분이 더 잘 생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천천히 느릿느릿 일하도록 조언한다. 또 손가락을 쓸 때 가볍게 잡고 힘이 손가락 마디에 덜 들어가게 사용하라고 말한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업일 경우 손목과 손의 각도를 45도로 계란을 쥐듯 잡는 인체공학 마우스가 있는데, 이 마우스를 사용하면 엄지와 검지의 통증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키는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이렇듯 앞에서 말한 것들을 실천하면 조금이나마 관절을 보호 할 수 있다.
 한번 발생한 관절염이나 뒤틀려진 관절은 정상으로 회복이 안 되기는 하지만 더 나빠지지 않게 잘 관리 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정리=차은주기자uscej@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