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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5시경에 간식거리와 함께 차를 마시는 '애프터눈티(afternoon tea)' 문화는 19세기 영국 귀족 사회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이보다 일찍 음료수나 약용으로 시작되었다가 19세기에 다도가 활성화 되었다.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집에서도 그 효능을 알고 때에 맞게 차를 마시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환절기 감기를 예방하고, 몸을 데워주기 위한 방법으로 차(茶)를 마시는 것보다 좋은 건 없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편하게 접하고 마실 수 있는 차, 오늘은 어떤 차를 마실지 선택할 때 참고가 되도록 차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차 종류로는 녹차, 당귀차, 우엉차, 진피차 등이 있다. 녹차는 카테킨 성분이 이뇨작용을 높여주고 대사를 활성화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복부 지방의 변화에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하니 늘어지는 뱃살이 고민이거나, 평소 몸이 잘 붓는 사람들은 마셔볼 만하다. 진피는 귤의 껍질을 약재로 사용하는 것으로 진피차는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작용으로 다이어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진피의 경우, 소화를 촉진하고 식욕을 돋우는 작용도 동시에 있다는 것도 알아야겠다. 진피는 단순하게 단일약재만으로 차를 우려서 마시는 것보다는 다른 약재와 함께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필자가 가을철 다이어트를 위해 추천하는 것은 바로 율무차다. 흔히 율무차 하면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차를 떠올릴 것이다. 필자가 추천하는 율무차는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가루 율무차가 아니라, 율무를 보리차처럼 맑게 끓여서 마시는 것이다. 한약재로 사용되는 율무는 의이인이라고 불린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특히 의이인은 고지방 식이로 인해 비만하게 된 경우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데 식사량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율무차를 마셔보자.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과 관련 있어 포만감을 보다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환절기는 특히 감기를 조심해야 한다. [본초강목]에 긴장을 완화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여주어 머리를 맑게 해준다고 언급된 국화차는 바이러스에 대한 억제 효과와 진통 작용이 있어 환절기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말린 도라지를 약재로 사용하는 것을 길경이라고 하는데, 도라지의 사포닌은 점액을 분비시켜 기침을 완화시키고 가래 배출을 촉진한다. 환절기마다 목감기에 자주 걸리는 사람이라면 도라지차를 마시면 좋다. 아이들이나 도라지의 매운 맛이 싫은 사람이라면 물에 하루정도 담갔다가 차로 끓이거나 꿀을 한 숟가락정도 넣어준다. 또한 감초와 함께 도라지를 끓이면 매운 맛을 줄이면서 진통효과는 높일 수 있다.

 체질적으로 추위를 잘 타고, 특히 손발이 차가운 사람들에게는 계피차가 도움이 된다. 계피는 말초혈관을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어 손발 끝이 차가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계피 향이 자극적이라면 과일과 함께 끓이면 향긋하게 마실 수 있다. 단, 종종 계피 알러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에게 대접할 때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데에는 인삼을 연하게 끓여 차처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인삼의 사포닌은 면역력을 키워주고,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흔히 약재로 사용하는 한약재와 식용으로 사용되는 재료가 같은 효능을 갖고 있다고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 식용과 약용은 사용되는 재료가 전혀 다르거나 유효성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차로 연하게 우려 마실 때와 한약으로 달여 마실 때에 같은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바탕 쏟아진 빗줄기로 날씨는 한층 시원해졌다.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큰 일교차를 실감할 수 있다. 본인에게 필요한 차를 선택해, 다이어트는 물론 건강까지 지킬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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