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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전차(서울電車)는 1899년부터 1968년까지 서울 시내에서 운행하던 노면전차를 통칭하는 표현이다. 일제강점기에는 경성전차로도 불렸으며, 해방 이후 경성전기주식회사(현재의 한전)에서 운영했으므로 경전전차(京電電車) 또는 경전(京電)으로도 부르기도 한다.

 그림책 '엄마 마중'을 소개하기 전 알아본 전차에 대한 머리글이다. 월북 작가로 알려진 이태준 글(1904년생)에 부산 출신 김동성(1970년생) 그림이 가세하여 유명해진 그림책이다. '도서출판 한길사(2004년 9월)'에 이어 '보림 출판사(2013년 10월)'에서도 펴내 든든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전차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유년의 '엄마 마중' 장소로 우리를 초대한다. '땡땡땡땡'
 전차의 출발을 알리는 요령 소리가 파랗게 귓전을 때린다. 아장아장 전차 정류장을 향해 걸어오는 아가의 발갛게 언 볼과 손이 보인다. 이윽고 닿은 정류장. '낑' 정류장 안전지대로 올라서는 용감무쌍한 아가.
 "우리 엄마 안 와요?"         
 차장을 향해 갸웃이 묻고 있는 아가.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첫 번째 차장도 두 번째 차장도 냉정하기가 한겨울 칼바람이다. 전차를 기다리는 행인들도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세 번째 차장은 전차에서 내려와 아가의 물음에 응대한다.
 "오! 엄마를 기다리는 아가구나"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군데만 가만히 섰거라, 응?"


 비록 무명옷이지만 귀를 푹 덮은 모자에 여며 입은 적삼까지, 보살핌을 잘 받고 있는 아가란 짐작이 간다. 엄마만 온다면! 엄마만 온다면! 아가는 전차 정류장의 망부석이 되기로 한다. 코끝에 달리는 고드름, 얼음덩이로 변해가는 손에도 의연히 엄마를 기다리는 아가에게 하늘은 함박눈으로 위로한다. 온통 연두색으로 물든 캔버스에 펑펑 내리는 눈, 눈, 눈…. 나무와 전봇대, 지붕들마다 눈꽃이 피고, 그 아래 빨강 막대 사탕을 든 아가가 엄마 손을 꼭 잡고 집으로 가고 있다.       
 엄마를 마중해 본 아련한 기억 하나쯤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산골 꼬마였던 나 또한 엄마 마중으로 애 태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산나물 보따리가 "쿵!" 흙 축담에 던져지는 소리를 듣고서야 멈추던 긴긴 봄날의 엄마 마중들. 동행하는 아줌마 하나 없이 엄마 혼자 큰산(치술령)에 들었다는 날은 어린 마음이 불안에 발발 떨어야했다. 불안은 캄캄한 저녁으로 이어지며 급기야 호랑이가 엄마를 잡아먹는 상상에 귀를 틀어막아야 했다. 그렇게 공포의 저녁들을 건너고 있을 때 "쿵!" 산나물 보따리가 일으키는 대지진의 감격은 지금도 선연하다. 


▲ 남은우 아동문학가
 절제된 감정, 절제된 언어로 잔잔한 감동으로 이끄는 엄마 마중! 자녀들에게는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해 줄 명작이요, 어른인 나에게는 유년의 정거장으로 달려가게 할 것이다. '땡땡땡땡' 저어기, 엄마를 실은 푸른 전차가 오고 있는 게 보이나요?
남은우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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