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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완전히 기능을 상실한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별다른 증상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간질환은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간 건강을 위해 각종 간피로회복제나 밀크시슬 등의 건강기능식품을 챙겨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가 만나는 환자들 중에도 비타민과 함께 간 관련 영양제를 섭취하는 환자가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듯 간은 해독을 하는 기관으로, 술이나 약물, 음식 등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것들을 대사하는 장기이다. 이처럼 신체에 주요한 역할을 점하고 있는 간 건강을 지키기 위한 습관을 알아보고자 한다.

 첫 번째 간 건강을 위한 실천 중 하나, 바로 절주(節酒)이다. 우리가 섭취한 알코올은 90%가 간에서 대사된다. 이때, 알코올은 알코올분해효소에 의해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된다. 간은 시간당 대사할 수 있는 대사능력의 한계가 정해져 있어 분해되지 못한 알코올은 독성물질 그대로 몸속을 머무르며 돌아다니게 된다.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는 혈액을 타고 이동하며 위(胃), 뇌신경 등은 물론 간세포도 손상시킨다. 알코올 독성이 없는 아세테이트로 분해되더라도 일부는 지방산으로 전환되어 간에 중성지방을 축적시킨다. 즉, 반복적인 과음은 간에 지방을 쌓이게 하고 간세포 자체를 손상시키며,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는 나아가 암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 자체가 적고, 체지방 비율이 높으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등의 영향으로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간이 더 많은 손상을 입는다.

 하루 알코올 섭취 권장량은 소주 3잔 이내이다. 사회생활과 스트레스, 또는 다양한 모임 등으로 술을 마실 일이 심심치 않게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간 건강을 위해서는 음주 빈도는 주 2회 이하로 조절하고, 한번에 마시는 술의 양도 줄이는 것이 필요하겠다. 단, 간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간과하고 술을 마시다가는 '식도정맥류' 즉, 피를 토하는 응급 상황이나 간경화나 간암과 같은 더욱 중증의 병에 이를 수 있다.

 두 번째, 먹는 음식의 '종류'를 조절하는 것이다. 간 건강은 당뇨나 고지혈증, 고혈압 등과 같은 대사증후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이 깊으며 생활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나 인스턴트 식품, 당분이 많이 포함된 간식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몸에서 탄수화물이나 당분은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에너지로 사용된다. 지나친 탄수화물이나 당분을 섭취할 경우 에너지로 쓰고 남은 포도당은 지방으로 전환되어 간에도 축적된다. 뿐만 아니라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여 간세포 손상이나 염증 반응을 유도한다. 따라서 밀가루와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은 줄이고, 충분한 야채와 단백질을 추가해 식단 구성을 균형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 하루 10분 근력운동. 간과 근육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겠지만 간은 에너지를 저장 및 공급하는 기관이고, 근육은 간에서 에너지를 가장 먼저 보내 그 에너지를 소모하는 기관이다. 에너지의 효율적인 활용에 있어서 간과 근육의 작용을 한의학에서는 '간주근(肝主筋)'이라고 한다. 근육량이 부족한 경우, 에너지를 충분히 소모하지 못하고 지방으로 축적하게 된다. 특히 남은 에너지는 간에도 지방으로 축적되어 간질환의 경고 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다. 근력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간도 살찌지 않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만한 경우에는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간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만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하고 다시 체중이 늘어나는 현상을 반복하게 되면 오히려 지방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간 건강을 위해 체중을 감량하는 경우에는 급하지 않게 서서히 하는 것이 좋다.

 만성피로가 간 때문이라는 광고의 카피는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온다. 광고에서 보내는 카피는 단순한 문구에 그치지 않고 그 근거가 밝혀지고 있다. 피로 회복을 위해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각종 물질이나 한약재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요즘, 각종 약물의 도움을 먼저 받기보다 작은 습관 하나 바꿔 보는 것은 어떨까? 가장 쉽고 빠르고 정확한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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