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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언양시외버스터미널 폐업으로 울주군 언양공영주차장에 마련된 '언양 임시 시외버스터미널'의 첫 운영이 시작된 1일 임시 시외터미널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노윤서기자 usnys@

언양 임시터미널 운영이 시작된 첫날인 1일 오전. 터미널 앞 사거리에는 교통봉사단체 회원들이 교통정리에 나섰고, 터미널 대합실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였다.
삼삼오오 터미널을 찾은 승객들은 버스 운행 일정표를 보고 창구에서 승차권을 구했으며, 대합실 한켠에서 소담을 나눴다. 하지만, 터미널 관리에 대해서는 저마다 입을 댔다.
"기존 터미널이 폐쇄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승객 불편에 대한 대비는 크게 부족하다"며 연신 얼굴을 찌푸렸다.

울산시설공단에서 운영하다보니 창구 직원들의 미숙한 점이 거론됐고, 편의시설과 홍보부족, 안전관리 허술 등도 지적했다.
버스기사들은 터미널 진출입구 도로의 병목현상과 숙식 등을 크게 우려했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터미널 이용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승객들이 앞으로 겪을 불편은 생각 이상이였다.
취재진이 터미널을 찾은 이날 오전 8시께. 바깥 날씨는 차가웠고, 대합실 안은 쌀쌀했다.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대합실에는 매표창구외에도 승차권 무인발매기, 현금인출기, 공중전화기(2대), 냉·난방용 에어컨이 설치됐다.

앞으로 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이른 아침시간대와 늦은 저녁시간대 승객대합실은 적은 용량의 에어컨 한 대만으로는 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였다.
터미널 주변에는 식당, 편의점 등 먹을거리 업소를 찾기는 어려웠고, 화장실은 외부에 있는 등 불편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울산으로 운행하는 1703번(언양~삼산동), 1713번(석남~농수산물도매시장), 1723번(통도사~삼산동) 좌석버스의 경우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터미널 건너편 정류장과 구 터미널 앞 정류장에 정차하지만, 제대로 홍보가 안 된 탓에 터미널을 찾았다가 헛걸음하는 승객들도 눈에 더러 띄었다.

일부 승객은 시·군의 안전에 대한 무성의를 질타했다. 터미널 승객대합실 출입구에 콘크리트로 설치한 구조물인 경사로(가로 1곒 세로 1.5곒) 얘기인데, 경사로를 본 승객들마다 고개를 갸우뚱했다.
한 승객은 "이용객의 안전보다는 행정의 잣대에서 설치한 '의미없는 황당한 구조물'"이라고까지 말했다.
이 승객은 "입구 문턱이 30여 ㎝가량 높은 탓에 시가 노약자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했지만, 이 경사진 콘크리트 구조물이 오히려 사고 위험을 부추긴다"며 경사로의 안전난간대 설치 등 시설개선을 요구했다.
노란색 페인트가 칠해진 이 경사로 구조물에 대해 승객을 태우던 버스기사 김모씨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나이드신 분들이 버스를 오르다가도 버스 난간대가 높아 발목을 다치는 경우도 있는데, 야간이나 추운 겨울철에 딱딱한 구조물에 부딪혀 넘어진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터미널 앞 사거리 도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터미널에서 빠져나가는 도로가 한 차선인 반면 맞은편 도로는 직진, 좌회전, 우회전(터미널 진입부) 등 3개 차선으로 이뤄져 회전반경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사거리에서 죄회전을 금지하고 직진해 유턴할 수 있는 방안과 탄력봉을 사거리 앞 안전지대까지 설치해 중앙선 침범을 막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2일은 언양 장날이라는 점에서 장을 보기 위해 터미널이 들어선 공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 터미널 사거리 도로가 몰려드는 차량으로 극심한 병목현상이 빚어질 경우 버스들이 제때 출발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사들은 주변에 식당이 없어 김밥으로 식사를 때우는 것도 하루 이틀인데 라면서도, 숙소에 대한 대책은 절실하다고 했다. 버스를 운행한 뒤 30여 분 이상 눈을 붙여야 하는데, 숙소는 걸어서 10여 분이 걸리는 구 터미널에 있어 왔다갔다하면 시간을 빼앗긴다고 푸념했다.
임시 터미널이 첫 운영에 들어간 이 시각. 구 터미널에 들어선 편의점과 식당들은 "우리는 어째란 말이냐"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이들은 "누가 폐쇄된 터미널을 찾아오겠느냐"며 "당국이 임시 터미널 문제에만 신경을 썼지 폐쇄된 터미널에서 영업하는 업소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정두은기자 jde03@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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