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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이 혈세를 쏟아부은 사업이 잇달아 좌초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사업이 무산되면서 부지와 건물 등이 장기간 방치돼 있는 데, 올해 행감에서 활용 방안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서생면 명산리 일원 4만7,653㎡의 영어마을 부지는 군 측이 지난 2006년 59억3,600만 원에 매입했지만, 사업 무산 이후 12년째 부지 활용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채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 부지는 토지매입비 뿐아니라 문화재조사 12억4,900만 원, 기본 및 실시설계 6억2,700만 원, 지장물 철거 5,800만 원, 사업타당성 및 기본계획 1,900만 원 등 총 사업비 78억9,000만 원이 투입됐다.
 군 측은 2015년 1억 원을 들여 '원전지원사업 중장기발전계획 학술용역'까지 진행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데다, 올해 해당부지에 귀농귀촌 지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예산을 배정했지만 시 보조금 지원이 무산되면서 백지화됐다.

 현재 부지 중 6,000㎡는 재선충 파쇄, 5,000㎡는 행정대집행 불법시설물 임시적치장으로, 1,650㎡는 서생면과 지역 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사랑의 고구마 사업' 부지로 활용하고 있을 뿐, 사업 정상화를 위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업과 관련, 조충제 의원은 "영어마을 부지의 활용방안을 조속히 찾으라는 매년 반복되는 의회의 지적에 행정은 주민의견을 수렴해 보겠다는 이유만을 들고 있다"며 "12년동안 활용 방안에 대한 해법이 나오지 않은 만큼 영어마을부지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행정이 보다 더 적극나서 줄 것"을 주문했다.

 서생면 대송리 간절곶 주변 천혜의 절경에 건립된 대송항 요트계류장과 관광홍보관도 3년 째 흉물로 방치된 상태다.
 군의 전폭적인 행정지원을 받은 요트운항업체인 A사 측이 적자 운항을 이유로 영업 개시 2개월만인 2015년 6월께 폐업을 신고한 이후 이들 시설물은 그동안 뚜렷한 활용 방안없이 방치됐다.
 관광홍보관은 A사 측이 불법 건축한 뒤 군에 기부채납했으며, 요트계류장은 군이 6억원을 들여 건립했다

 이들 시설물은 조성 당시부터 도마에 오르내렸다.
 군 측이 계류장을 특정 요트업체에게만 단독 사용권을 허용한 데다 업체 측이 공유수면 부지에 불법으로 매표소 건물을 건립하자 원상복구 등 통상적인 행정처분없이 기부채납을 받는 조건으로 양성화한 뒤 무상임대해 줬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군의 허술한 행정이 업체 측의 '먹튀' 논란을 키우자 군 측은 자체 감사를 통해 부적정하게 업무를 처리한 관련 직원 3명에 대해 징계조치했다.

 현재 군은 이 시설 활용을 위해 새로운 수상레저 사업자 선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송항을 이용하는 어촌계 반대 등의 이유로 사업자 선정은 연기됐다.
 대송항 어항기본개발계획 용역에 포함해 활용계획을 찾고 있을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수진 의원은 행감에서 "간절곶 공원을 꾸미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있는 데, 해당시설은 흉물로 전락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며 "군 입장에서도 이 시설이 '계륵'인 만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던가 그렇지 못하다면 철거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두은기자 jde03@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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