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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태풍 '차바' 내습 시 수백여 대의 주차차량이 물에 잠긴 울주군 언양읍 반천현대아파트 침수피해가 대암댐 비상 여수로에서 방류된 물이 하천 수위를 상승시키면서 큰 피해로 이어졌다는 지적(본보 2016년 10월 11일자 5면 보도)이 울주군의 용역 결과에서 최종 확인됐다.
 본보는 태풍 차바로 울산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언양읍 반천과 삼동면 일원의 물난리는 6년 전 만든 대암댐의 비상 여수로가 화근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비상 여수로는 홍수로 인해 기존 수로가 감당하지 못하고 댐 물이 넘쳐나는 등 비상 상황 시 물을 방류해 댐 수위를 낮추는 역할을 하는 수로인데, 대암댐에서 태화강 본류로 연결되는 비상 여수로는 지름 10곒 길이 400곒가 넘는 2개 터널형이다.
 한국수자원학회는 지난 17일 군청에서 '반천현대아파트 태풍 차바 침수 피해 원인 분석 연구'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용역팀은 반천현대아파트 일원의 침수 원인 규명을 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침수 피해로 지적한 대암댐 비상 여수로, 아파트 인근 반천천 유역 상류에 조성한 반천산단, 태화강 우안 제방 등이 침수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4월 24일~10월 20일)했다.

 이를 위해 삼동과 두서 등 23곳 유역 홍수량과 주요 지점별 유량 등을 홍수 유출 모의를 통해 당시의 침수 상황을 재현했다. 이 결과, 태풍 내습 당시 아파트 주변은 비상 여수로 상류↔모래보 상류, ABC산업↔아파트 남단 직상류, 제방보측 미완구간, 아파트 남단 직하류↔반천천 합류부 직상류 구간의 수위가 월류해 범람했다.
 용역 결과, 태풍 차바 내습시 대암댐 여수로 최대 방류량은 초당 1,225㎥였고, 방류량 조절이 불가능한 비상 여수로에서는 초당 455㎥가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아파트 침수피해에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용역팀은 비상 여수로가 가동된 당시의 침수심(물이 잠기는 높이)은 1.60∼0.98m에 달했지만, 비상 여수로가 없을 때를 가정한 침수심은 0.82∼0.91m가량 낮아진 것을 이유로 댔다.

 반면, 반천산단과 태화강 우안 제방의 침수에 끼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팀은 반천현대아파트의 또 다른 침수 원인으로 당시 강우량도 지목했다. 태풍 차바가 내습한 지난해 10월 5일 삼동관측소가 측정한 24시간 강우량은 319mm였지만, 1시간 동안의 강우량은 131.5mm라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집중된 호우는 결과적으로 태화강 홍수량을 많이 증가시켜 반천아파트 침수피해 원인을 제공했다고 용역팀은 판단했다.
 보고회에서는 재발방지 대책도 제시됐다. 태화강, 비상 여수로 유출부 인근 국부적인 수위상승에 대비한 좌안제방 보측과 반천천 하류부 BOX 구간 통수단면적 확보 및 유송잡물 대책, 반천천 직방류를 위한 하천변저류지겸 배수펌프장 설치 등 하천정비안이 주문됐다.

 또 하천의 시설기준을 초과하는 비가 오면 대암댐과 반천산단에 있는 저수지 수위를 떨어뜨릴 수 있도록 수위조절 운영안도 검토됐다.
 아파트 침수 방어시설로 반천천과 태화강이 만나는 지점의 제방을 높이고, 아파트 단지 입구와 지하주차장 출입구에는 차수문 설치의 필요성도 거론됐다.
 정두은기자 jde03@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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