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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최저기온을 기록하며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날이 춥다보니 웬만큼 아프지 않으면 병원에 가는 것도 미루게 된다. 병원을 찾지 못할 때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처치 중에는 부항이나 뜸, 온찜질, 냉찜질 등이 있다. 그중에서 뜸은 쑥을 태워 발생하는 열로 경혈을 자극하는 것이다. 뜸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뜸을 태울 때 발생하는 열 자극과 연소된 산화물의 화학적 반응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주된 재료인 쑥은 한의학에서는 '애엽'이라 하는데 애엽추출물은 '스티렌정'이라는 소화성 궤양용제로 만들어져 일선 병의원에서도 많이 처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쑥의 효능을 바탕으로 위장질환, 신경퇴행성 질환, 뇌혈관질환, 심현관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어 왔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뜸은 면역기능을 강화시키고, 신체 기능을 향상시킨다. 뜸 치료 후에 백혈구의 수와 식균 작용이 증가하여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운동 후 젖산 등을 감소시켜 근육의 피로 회복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위장의 운동을 증가시켜 위장질환에 가장 유용하다. 뿐만 아니라 항이뇨호르몬이나 레닌의 활성도에 관여해 체내 수분대사를 조절하여 부종을 감소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기저질환이 없는 원발성 월경통에도 효과가 있는다. 자궁과 골반 주변의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할 뿐만 아니라 통증 조절 인자들의 혈청 농도를 개선시켜 진통 효과도 있다.

뜸 치료는 피부 표면에 뜸을 올려 태우는 직접구와 생강, 소금 등의 약물 위에 뜸을 올려 태우는 간접구로 나눌 수 있다. 좁은 의미의 간접구와는 다르지만, 요즘에는 뜸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고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쑥뜸을 담아 복부에 올려둘 수 있는 기기들이 많다. 화상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온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연기가 나지 않는 전자 뜸도 있다. 혹 가정에서 사용할 때에는 이러한 기기들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뜸 시술을 집에서 할 때에는 편안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기기를 이용한 뜸을 기준으로 복부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 팔다리나 안면부는 피부가 얇고 면적이 좁아 뜸 기구를 올려두기 적절하지 않다. 아랫배에 뜸을 올려두는 시간은 10-15분 정도가 적당한데 뜸 기구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어야 한다.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엎드린 자세로 등 위에 올려도 되는데, 혼자서는 반드시 복부 쪽에만 뜸 기구를 사용하도록 한다.

기본적으로 탈수나 출혈, 외상이나 피부궤양이 있는 경우에는 시술을 금한다. 복막염이나 맹장염 등의 급성 염증 질환에는 사용하면 안 되므로 복통이 있어 뜸을 할 때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뜸 치료의 자극을 참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시술하지 않고, 격렬한 운동을 한 뒤나 극도로 피로할 때에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온도에 민감하지 않거나 표현을 잘 하지 않을 수가 있어 되도록 집에서의 뜸 기구 사용을 피하고, 사용하더라도 매우 조심해야 한다.

뇌졸중의 재활이나 암 환자의 항암화학요법 이후 발생하는 오심과 구토 증상을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비뚤림 없이 잘 설계된 연구들이 부족해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암 환자나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집에서 스스로 뜸을 뜨거나, 무면허자로부터 뜸 시술을 받는 것은 반드시 삼가야한다. 임산부의 경우에도 함부로 뜸을 뜨지 않는 것이 좋다.

셀프 뜸을 뜰 때 가장 주의할 점은 화상이다. 37-52도 사이의 온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낮은 온도라 하더라도 오래 올려두면 저온화상의 위험이 있다. 직접구의 경우에는 피부에 직접 시술하기 때문에 화상과 화상 이후 2차 감염의 위험이 매우 높다. 또한 피부에 흉터가 남을 수 있으므로 집에서는 절대 시술하지 않도록 한다. 아무리 좋은 처치라 하더라도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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