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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변성(戒邊城)과 신학성(神鶴城)은 울산의 옛 이름중 하나이다.『경상도지리지』(1425년) 울산군 조(條)에는 쌍학의 행동으로 본래의 계변성이 신학성으로 이름이 고쳐 부르게 된 연유를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먼저 원문을 인용한다.

"蔚山郡 本戒邊城在新羅時改稱神鶴城其稱鶴城者天復元年辛酉雙鶴咬全金神像鳴於戒邊城神頭山郡人異之因以神鶴名之"

'울산군은 본래 계변성이다. 그런데 신라시대에 신학성으로 고쳐 불렀다. 그 고쳐 부른 신학성은 천복원년신유년에 쌍학이 온전한 금신상을 물고 저 계변성 신두산에서 울었다. 군인(郡人)이 저를 기이하게 여겨 신학성이라 이름했다.'이 설화를 울산사람은'계변천신가학강림신두산'설화라 부르며, 줄여서'계변'설화라 말한다. 개비고개, 개배이고개, 개미고개 등으로 부르고 있지만'계변고개'가 바탕이다.

계변설화의 내용을 크게 계변성(戒邊城)·천복원년신유(天復元年辛酉)·쌍학(雙鶴)·전금신상(全金神像)·신두산(神頭山) 등 다섯 개의 주요어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먼저 계변성은 울산의 옛 이름 중 하나로 신라 이전 혹은 신라시대 이름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개칭한 년도를 밝히고 있다. 역사를 알 수 있는 천복(天復)은 당(唐·901∼903)과 전촉(前蜀·901∼907)에서 각각 사용한 연호(年號)이다. 천복을 년호로 사용한 첫해가 천복원년이다. 신유는 닭띠 날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신라 제52대 효공왕(孝恭王) 5년(901)에 해당된다. 쌍학은 한쌍의 학을 의미한다. 학은 다양한 상징으로 표현한다. 그 중에서도 부창부수(夫唱婦隨·남편이 소리하면 아내도 그에 따른다는 뜻으로, 부부 사이의 화합하는 도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라는 표현이 으뜸이다.

전금신상(全金神像)은 온전하게 조성된 신상을 말한다. 이때 금신상(金神像)은 금신상(金身像)으로 오자(誤字)로 생각되며, 금(金)을 칠한 부처상을 지칭한다. 왜 하필이면 온전한 부처상일까? 신라시대이기 때문이다. 신라의 국교가 불교였기에 그러하다하겠다. 온전한 금신상은 정교하게 조성된 금칠을 한 부처상을 일컫는 말이다. 유교에서 부처를 황면노자(黃面老子)라 부르는 이유도 불상에 금칠로 입혀져있기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신두산은 현재 충의사(忠義祠)가 있는 학성산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학이 운다는 학명(鶴鳴), 혹은 학려이다. 학의 특징 중 하나는 우는 것이다. 이는 알린다는 의미이다. 학명지사(鶴鳴之士), 구고학명(九皐鶴鳴) 등으로 표현되는 사자성어에서도 확인된다. 울산에는 설화속의 쌍학 뿐 아니라 살아있는 생학(生鶴) 이야기도 전한다. 1927년 2월 7일자 조선일보 병영발 기사를 인용한다. '경상남도 울산군 하상면 동리 과부 이○여(37)는 얼마 전에 사긔횡령죄로 울산에서 감검되어 잇던 중 지난달 27일 밤 2시경에 뜻밧게 해산을하야 계집애를 낫코 그날 마츰 동 서원이 鶴 한 마리를 생금하야 동 산모의 감방에 두엇든 일이 잇섯슴으로 어린애 일흠 鶴姬라 하얏다 한다.'

신문 기사에서 짐작하듯이 하상면은 현재 중구 병영지역으로 동천(東川)이있기에 자연생태계의 학이 서식할 수 있다. 

1932년, 일본인에 의해 일본어로 작성된 등사판 <울산군향토지>가 편찬됐다. 내용에는 울산군의 특수식물 분포상황, 향토의 특수동물 분포상황 및 특수광물 분포상황 등 울산 천연자원의 분포를 소개하고 있다. 그 내용에 청량과 범서에서 학(鶴)이 관찰된 것을 밝히고 있다.

2002년 1월. 흑두루미 1마리가 울산 남구 와황강 하류에서 관찰됐다.(이종남·이시완, 울산시 태화강 하류의 철새 도래 양상, 2003)

2017년 12월 12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한 미나리꽝에서 날개를 다친 상태로 재두루미 1마리가 발견됐다. 다행히 구조돼 울산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2개월 남짓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 완치됐다. 2018년 3월 2일. 경남 창녕군 우포늪 우포따오기복원센터 앞 서식지에 방사했다.(연합뉴스.2018.3.3.)

2018년 1월 25일, 901년에 쌍학이 신두산(현 학성산)이 날아와 크게 소리낸 이후 실로 1,118년만에 남구 태화강 동굴피아 광장 분수에'쌍학(雙鶴)'이 다시 내려앉았다.

남구청은 태화강 동굴피아 분수광장에 울산의 역사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학의 고장'을 알리는'황금 학'조형물을 설치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울산의 정체성과 볼거리를 제공하고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쌍학은 높이 180cm 남짓 크기 암수 한쌍이 아름답게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학은 예로부터 병없이 오래 사는 새로 인식됐다. 가즈아! 쌍학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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