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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협회는 1898년 3월10일 서울 종로에서 만민공동회라는 민중대회를 열어 민족을 각성시켰다. 열강의 이권 침탈에 대항하여 자주 독립의 수호와 자유 민권의 신장을 위해서였다. 서울 시민의 약 17분의 1인 1만여명이 자발적으로 모였다.

연사들의 연설에 공감하며 손뼉을 치며 '가(可)'라고 환호했다. 이것은 민중의 거대한 힘과 시민의 성장을 나타낸 것으로 정부 관료들 은 물론 독립협회 회원들과 외국인들에게도 깊은 인상과 놀라움을 주었다. 민중들은 그 이후에도 수차례의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시민이 직접 정치를 하자'를 주제로 울산판 만민공동회를 제안한다.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정치를 바꿔보자는 목소리를 내보자는 것이다. 시민이 주체적으로 정치에 개입하고 시민과 단체들이 조직하고 진행하면 된다. 울산시민 1만명이 모여 시장 후보와 교육감 후보, 그리고 구청장과 군수, 국회의원 후보를 차례로 불러 공개토론을 해보자.

어찌 정치가 특정인과 정당의 전유물인가? 어찌 정당만이 공천하고 시민은 배제되는가? 이 정치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고 시장 군수 국회의원을 직접 공천하고 무엇을 어떻게 할건지 직접 물어보자. 그래야 울산 정치도 바뀌지 않겠는가?

세상은 온통 쌍방향 소통이 넘치고 다른 분야는 모두 내 의사가 전달되고 반영되는데 울산의 정치와 선거판은 정당이 결정한 후보가 시덥잖아도 정책이 마음에 안 들어도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그게 싫으니 시민이 직접 선거연대를 해서 정책과 제도를 요구, 검증하고 목소리를 내보자. 이 제안에 시민 사회가 답해줬으면 좋겠다.

지금은 SNS시대이다. 온라인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정치를 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말이다, 우리도 해보자. 시민검증단을 구성하고 자유의사에 따라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만민공동회'를 하면 그것이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이고 지방자치시대 리더를 직접 검증할 수 있게된다. 

지난해 촛불의 광장과 시민들의 토론이 그것이다. 해질 무렵 모든 후보를 광장에 불러모아 시민이 묻고 후보가 답하게 하는 것, 그것이 만민공동회이다. 참신한 정책이 제안되고 후보가 설명하면 시민이 따지고 받아들이고 논쟁을 하면 후보자의 득표에도 도움이 된다.

시민들이여 우리가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울산을 위한 공약을 요구하고 실현가능한 공약인지 따지고 시민사회단체가 제시한 정책과 실천과제를 수용할것인지, 그리고 후보의 도덕성과 청렴성에 문제가 없는지, 자리에 맞는 자질과 리더십이 있는지, 선거자금과 돈의 유혹에 당당한지, 공명선거 의지는 확실한지 등을 밝혀내 보자는 것이다.

거듭 '울산판 만민공동회'를 제안한다.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의 관심은 누가 논리적으로 옳고 그르냐가 아니다. 누가 8전9기인지 누가 재선할 것인지가 중요한게 아니다. 누가 울산과 우리를 위해 일할 것이며 울산의 위기를 극복해 내고 잘 살게 만들 것인가에 관심이 있다. 

만민공동회와 더불어 지역 언론이 펼치는 TV토론이나 지상 토론회도 자주  가져야 한다. 어떤 후보도 이 토론을 회피하거나 외면해서는 안된다. 그런 후보는 시민들이 외면하고 떨어뜨려야 한다.

만민공동회이든 TV토론이든 공개적인 시민접촉을 통해 유권자에게 후보로서의 자질과 능력, 정책 등을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 이것이 싫다면 후보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유권자의 다양한 정보 선택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 그래야 후보들의 정책이 제대로 알려지고 검증이 되어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돕게 된다. 

이이 율곡선생은 선조 12년(1579)에 '대사간을 사직하고 겸하여 동서(東西)의 당파를 없앨 것을 진달한 상소'에서 공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이의 공론의 가치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공론은 사람의 마음으로 똑같이 옳다고 하는 것'이다. 만민공동회를 제안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론, 이것이 바로 '일반적으로 옳은 것'이다. 공론으로 채택되면 진실과 진리에 가깝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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