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도서관이 개관한지 어느덧 3개월을 맞았다. 울산시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울산도서관은 지역 대표도서관으로써 시민들의 복합 문화 교육공간이자 지역 내 공공도서관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울산도서관이 태생적으로 가진 위치적, 환경적 핸디캡을 극복하고 대표 도서관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선 어떤 점들이 필요할까. 향후 울산도서관이 지역을 대표하는 도서관 컨트롤타워로써 어떻게 자리 잡아 나가야 할지 그 역할과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울산도서관이 개관한지 3개월을 맞았다. 울산시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울산도서관은 지역 대표도서관으로써 시민들의 복합 문화 교육공간이자 지역 내 공공도서관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사진은 울산도서관 내부공간.
울산도서관이 개관한지 3개월을 맞았다. 울산시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울산도서관은 지역 대표도서관으로써 시민들의 복합 문화 교육공간이자 지역 내 공공도서관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사진은 울산도서관 내부공간.

울산도서관, 지역대표도서관으로 우뚝
지역 180여개 도서관 총괄 활성화 임무
도서관별 예산·시설 격차 줄이기 지원
구·군별 제각각 올해의 책 선정 일원화
예산 차이로 생기는 형평성 문제해소도

 

#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거점 도서관
도서관법에 따르면 "'지역대표도서관'이란 해당 지역의 도서관을 지원·협력해 지역 내 도서관의 균형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특별자치도에 의해 지정 또는 설립된 도서관"을 말한다.

각 지역별 대표도서관을 지정하는 이유는 중앙에서 지방의 모든 도서관에 일괄적으로 정책을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전국의 공공도서관은 1,000여개가 넘고, 사립 작은 도서관은 통계와 측정 방법에 따라 약 1만 3,000여개에 이른다.
2018년 6월 기준 울산지역의 공공도서관은 총 19개관이 있다. 울산도서관을 포함해 중구 2곳, 남구 4곳, 동구 1곳, 북구 7곳, 울주군 4곳 등이 있다.

이중 울주군에는 2019년 천상도서관이, 동구에는 2020년 남목도서관이 추가로 개관할 예정이다.
지역 내 작은 도서관은 총 164개로, 중구 30곳, 남구 31곳, 동구 21곳, 북구 33곳, 울주군 49곳이 있다. 작은 도서관 중 공립 지자체직영으로 운영되는 곳이 39곳, 사립 개인설립, 종교시설, 법인설립, 아파트 등에서 운영하는 곳이 125곳을 차지한다.

대표도서관 정책의 핵심은 먼저 대표도서관이 지역에 있는 공공도서관들을 총괄해 공공도서관을 활성화하고, 이후 각 공공도서관들이 다시 관내에 있는 작은도서관들을 묶어 활성화시키는 체제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표도서관은 일반적으로 시민들이 가서 책을 읽고 이용하는 도서관의 기능에서 나아가 지역 공공도서관과 작은 도서관들을 활성화시켜야 하는 본질적인 책임이 있다.
이러한 일환으로 생긴 울산도서관 또한 중앙 정부와 긴밀한 소통을 하며 지역의 도서관들을 발전시키기 위한 네트워킹을 위한 방법을 꾸준히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정책 개발·인력 재교육 기능
전문가들은 대표도서관이 제대로 자리 잡기위해선 일반적인 도서관 기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도서관 정책과 네트워킹 기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도서관 정책을 담당하는 사서 인력을 확충하고, 사서 역량 강화 교육과 벤치마킹을 위한 연수나 워크숍 개최, 도서관 운영 프로그램 개발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부산대 문헌정보학과 장덕현 교수는 "병원도 동네의원과 대학병원의 역할이 다르듯 지역 내 작은 도서관과 대표도서관의 역할도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대표도서관은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시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먼저 개발해 지역도서관에 제시하고, 사서 인력들을 재교육하는 기능 등이 강조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적당한 인프라와 인력을 배치하고 대표도서관이 단순히 지역에 있는 규모가 큰 도서관이 아니라 '정책의 중심으로서의 도서관'이라는 개념을 잘 형성해 나가야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도서관 간의 예산이나 시설 등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표도서관의 지원이 뒤따라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울주도서관 곽둘림 과장은 "큰 도서관의 경우 RFID(극소형 칩에 상품정보를 저장하고 안테나를 달아 무선으로 데이터를 송신하는 장치)등 최신의 프로그램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런 시설이 확충돼지 않은 도서관이 많다. 또한 작은 도서관과 교류를 하려고 해도 반입, 반출 프로그램이 달라 호환이 안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도서관마다 예산에 차이가 있는 만큼 큰 도서관들이 열악한 도서관에 직·간접적인 지원을 하고, 이를 통해 작은 도서관의 환경개선이 이뤄진다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구·군별로 각자 선정하고 있는 '올해의 책'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를 통해 울산시와 대표도서관이 나서 '한 도시 한 책읽기'등을 추진한다면 시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통일성 있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고, 각 도서관 별 예산차이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일정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단체장·시민 지속 관심으로 독서문화 발전
울산도서관의 건립 전에는 지역 도서관 정책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대표 기관이 부재했다. 또한 운영주체가 각 구·군 등으로 나뉘어 있어 기관장의 관심도에 따라 정책이 일정부분 영향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울산도서관이 지역을 대표하는 도서관으로 자리매김 해나가고 있는 때인 만큼,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시민들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를 낸다.

울산지역의 한 도서관 관계자는 "타 도시의 경우를 보면, 도시가 크고 인구가 많아도 대표도서관 설립이 늦어지는 곳도 있고, 작은 도시여도 내실 있는 공공도서관이 잘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지역사회와 기관장의 관심여부, 노하우에 따라 도시의 도서관 정책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울산의 독서 문화 수준을 끌어올리고 책 읽는 도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하루아침에 눈에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에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현주기자 uskhj@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